그래..
이건 정확하게 2일 전...
그러니까 금요일 지금 시간에 있던 일이다.
그날의 빌어먹을 기분은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고 있다.
빌어먹을 곳.
여기 일본...
그날은 체육대회 날이었다.
체육대회가 끝나고 중국의 조선동포 동생과 레바논 친구와
간단한 맥주와 야끼도리를 얻어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돈 벌면 사준다는 약속을 했지만...
이럴때마다 정말 비참해진다...
한 것 없이 피곤한 하루지만 빌어먹게도 돈 한푼 없는 내가
일본에서 살아가려면 쥐꼬리만한 시간과 그 것도 일주일에
2~3번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겨우 3만엔 정도를 버는게 고작인 생활을 하는 나이기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르바이트를 갔다.
정말 지랄같은 다혈질 성격, 본래 성격등을 감추고
좋은 인상을 심기 위해 스스로 돈을 번다는, 그런 즐거운 일을
한다고 나 자신을 그렇게 위안하며 겉으로는 기분 좋게 일을 마쳤다.
중간에 6월 스케쥴짠다는 사모의 말에 스스로 자존심을 굽혀가며
"전 매일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말한다고 해서 안넣어주는거 뻔히 알면서...
씨발.
그래, 그렇게 12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선물받은, 휴대용MP3가 되어버린
PSP의 이어폰을 귀에 꽂으려고 하면서 막 집으로 가려고
코너를 틀 때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간절한 목소리.
그래,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들을 수는 없어도 그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였다.
무심코 지나쳤던 거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자동으로 가는 휠체어에 한 나이드신 할머니가 애처로운
얼굴로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양복을 입고 연인을 낀 인간들은
그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는 아무 표정도 없이 지나쳐 간다.
같은 일본인인데 말이다.
나는 다가갔다.
내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해도 그건 지나칠 수 없으니까.
"다이조부 데스까?-괜찮아요?"
난 물었다.
그러나 그 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분의 휠체어를 보니 배터리가 다 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그 할머니는 힘겹게 조금씩 밀고 계신거였다.
전신마비이신듯... 몸을 움직이시도 못하신 채...
"우찌가 도코 데스까?-집이 어디세요?"
난 물었다.
그 분은 계속 앞으로 앞으로를 말씀하신다.
힘드신듯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시고 계셨다.
난 일본어를 잘 할 줄 몰라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그런 할머니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치 길을 지나가는데 방해가 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한번 쳐다보고
지나쳐 갈뿐.
개새끼들..
더이상 볼 수 없었다. 난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았다.
어쩔건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일본어를 조금 알아듣는 것뿐인데.
그래서 난 밀면서 집을 계속 물었다.
할머니는 계속 앞으로 앞으로만 말씀하신다.
휠체어를 밀자 바퀴가 어긋난 듯...
휘청거리며 왼쪽으로 살짝 돌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일본놈들...
이런 분을 계속 이렇게 놔둔 건가...
그렇게 한참을 지나갔다.
얼마나 그렇게 갔을까?
갑자기 할머니가...
"미기(오른쪽)...미기(오른쪽)..."
이렇게 말씀하시길래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높은 계단이 있는 건물이 있었다.
할머니는 여기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휠체어에서 일어나시는데...
일어나시질 못하시고 쓰러지려고 하셨다.
간신히 할머니를 부축하자...할머니의 입가에...
침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딴거 상관없잖아.
내 옷에 묻어도...
마음속에서 어린시절 남아있던 착한 마음이 소리를 지른다.
'그래...옷따위야 빨면 되지...'
그렇게 할머니를 우선 계단에 앉혀드린후
휠체어를 어디에 두냐고 물었지만...
도무지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난처하기만 했다.
그때였다. 내 뒤에서...한 일본여성이 내가 할머니를 부축한채
휠체어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문을 여는 것을 도와준 것은...
그 사람에게 휠체어 어디두냐고 물어달라고 물어서
건물 바로 옆 구석에 휠체어를 놓고 할머니께 휠체어 잘 놔두었다고
말씀드렸다.
일본 여자는 아무 표정없이 그냥 서 있었고...
그런데 할머니가 올라가셔야 할 계단이 너무 높아보여서
몇층이냐고 묻고 업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괜찮다고 여기서 쉬다 올라간다고 가라고 하신다.
한참을 업어드린다고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 옆에 서 있던 일본여인이 따분하다는 듯...
그분 괜찮으니 가라고 그런다.
빌어먹을 년.
니가 그 할머니 입장이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한 20분을 그렇게 한참 서 있었다.
할머니의 울먹거리며 가라는 손짓과...
그 여자의 만류에...
더이상...
나도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기에...
아르바이트 사장이 건네준 부드럽고 달지 않은 대만 과자를
하나 할머니의 손에 쥐여주면서...
"사장한테 받은 건데요. 이거 드세요. 죄송해요."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는
"도모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도..모 아리가또...고..자이마스"
이렇게 말씀을 하시며 울먹거리셨다.
계속...
그렇게...
할머니가 계신 계단의 문을 닫아드리고...
몇번이나 뒤를 돌아보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일본 여자와 방향이 같아 같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일본여자의 "아리가또."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씨발. 내가 한게 대체 뭐가 있는데?
그리고 그 말을 왜 니한테 들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한 것 없는 니한테 왜 내가?
같은 나라 사람들이 외면하는 그 모습은 대체 뭔데?
그렇게 갈림길에서 사라지는 그 여자의 모습을 보며..
끓어오르는 분노와 그리고 자신에 대한 무능력함을 느끼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세상모르게 잠들어 버린 사람들을 보며...
공부를 하려다가...
도저히 그 할머니의 마지막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 책을 던져버렸다.
빌어먹을 왜 난...
그때 그 할머니를 집안까지 모셔다 드리지 못한거지?
계단 좁고 위험해 보였는데 걷지도 못하는 분이 어떻게 올라가지?
그제서야 난 그게 생각난거다.
빌어먹을 멍청한 자식...
난 대체 뭘 한 거지?
그래 그렇게 하루를 자책으로 보냈다.
그리고 오늘도...
아무래도...
난 앞으로 매일 지하철로 지나가는 그 길에...
한동안은 한참을 그 집을 쳐다보며
걸음을 멈추게 될 것 같다.
빌어먹을 일본.
빌어먹을 나.
빌어먹을 세상.
빌어먹을...
이게 일본에서 젤 잘사는 부자동네의 사람들의 모습인가?
그 곳을 스쳐 지나가는 나는 점차 혐오감이 들기 시작한다.
매일 그 곳을 지날때마다
자신의 외제 승용차들을 과시하며 일부러 마후라를 터뜨리는 종자들.
사람의 곁을 지날때 일부러 속도를 올려 소음을 일으키는 종자들.
잘난 척하는 표정으로 주위 사람을 아니꼽게 보던 그 차들의 주인들.
그래도 사람으로서의 인간성은 가지고 있을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씨발...
나?
나도 인간은 덜되먹었다.
나도 안다.
하지만...사람이 최소한 해야 할 일은 안다.
빌어먹을...
내가 생각이 짧아 그 분을 계단 위까지 모셔다 드리지 못한...그 점...
난 대체 어떻게...속죄할수 있을까..
PS. 악플 사절합니다. 악플 올리시는 분 인간으로 취급 안합니다. 얼마나 잘났으면 악플다는 지는 모르겟지만... 그건 자신의 가치가 아메바 이하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겁니다. 요즘 악플 달면서 즐거워하는 참 독특한 하급 단세포들이 많은데....자기들이 그런 일 겪고도 그런 말 들으면 기분 좋을지 참 궁금하네요. 나중에 그런 일을 당하면 사람들이 걱정해주기는 커녕 인과응보라고 놀릴겁니다. 자기가 한 행동은 나중에 어떤 식으로라도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다 아는 그런 행위 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간이하로 만들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