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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나쁜 녀석! ★17★ 둘이서..

샤랄라 |2005.06.09 00:21
조회 1,450 |추천 0

 

아침에 일어난 이현은 눈을 뜨기 싫어 잠깐 동안 침대에서 뒹굴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이현은 욕실로 달려가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상큼한 레몬향이 기분까지 좋게 만들었다. 이현은 옷장 문을 열고는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켈빈 클라인 진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뭘 입을까 망설이다 깔끔하게 흰색 티셔츠와 자켓을 꺼내 입었다. 밖으로 나오니 엄마는 아침을 차려놓고는 출근한 것 같았다. 이현은 재빨리 냉장고 문을 열고는 반찬을 뒤지기 시작했다. 멸치볶음이랑 김치, 명란젓을 락앤락 통에 잘 담아서 랩으로 한번 더 싸고 쇼핑백에 넣었다. 그리고는 신발장 앞에서 뭘 신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깔끔한 운동화를 꺼내 신고는 아파트를 나왔다.

 

이현이 향한 곳은 여운의 아파트였다. 이현은 자동차 시동을 여운의 아파트를 한번 올려다봤다. 이현은 웃음을 흘리며 재빨리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삐리리리..

 

초인종을 두 번이나 울렸는데, 여운이 나오지 않는다. 이현은 여운이 자나보다, 생각하며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나, 여운은 나오지 않았다. 이현은 핸드폰을 들었다. 여운의 핸드폰은 통화중이었다. 이현은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그때서야 여운이 문을 열었다. 아니나다를까, 여운은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여운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해보이며 이현을 집안으로 불러 들였다. 이현은 조심조심 걷는 시늉을 하며 부엌으로 가서 반찬부터 냉장고에 넣었다. 그의 모든 신경은 여운의 핸드폰 통화 내용에 집중되었다.

 

-아뇨. 네..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럼요. 그래요, 그럼. 빨리 연락을 좀 주지. 하하. 그래요. 미안해요.

 

여운이 전화를 끊고나자, 이현은 속삭포처럼 물었다.

 

-누군데 그렇게 미안하다 그래요?

 

-몰라도 돼. 그런데 너는 또 뭔일이야? 냉장고에 뭐 집어넣었어?

 

-반찬이요.. 누구에요?

 

-몰라도 된다구요.

 

여운은 이현의 집요한 질문을 교묘히 피해가며 냉장고를 들여다보는 척 했다. 그러자 이현이 여운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그 남자죠?

 

-그 남자라니?

 

-최석주요.

 

-야, 최석주가 니 친구냐?

 

여운은 장난처럼 말하며 슬쩍 이현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거실로 자리를 피하려했다.

 

-그렇게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지마요. 나 바보 아니야. 왜 그 남자한테 질질 끌려다녀?

 

-뭐? 웃기지 좀 마. 넌 내 제자일 뿐이야. 너 너무 오바하는 거 알지?

 

-내가 선생님 제자일 뿐이라고?

 

이현이 갑자기 우습다는 말투로 되물었다. 여운은 뜨끔해서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했다.

 

-그래. 내 말이 틀렸니?

 

-난 아닌데.

 

이현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쇼파로 와서 털썩 앉으며 다시 말했다.

 

-난 아니라고요. 난 한여운씨 선생님으로 생각안하는 거 같거든요.

 

-그건 니 사정이지. 난 아니니까. 그리고 한여운씨가 뭐냐? 싸가지 없는 놈아.

 

여운은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하며 이현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그러나, 이현이 여운에 대한 감정을 하나씩 꺼내 놓을 때마다 흔들리는 것은 여운의 마음이었다. 그것도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었다. 여운은 한숨을 뒤며 뒤로 돌아섰다.

 

-나 밥 안 먹었어요. 우리 밥 먹어요.

 

-우리 집이 무슨 식당이냐? 웃기시네, 정말.

 

그러면서도 밥을 차리는 여운이었다. 여운이 궁시렁거리자, 이현이 다가와 상 차리는 것을 거들었다.

 

-우리 밥 먹고 드라이브나 가는 건 어때요?

 

-드라이브? 너 차 갖고 나왔니?

 

-응.

 

-무면허 아냐?

 

-아니에요. 나 면허 땄어.. 한 달 전에. 헤헤, 사실 운전 경력은 7년이고.

 

이현의 웃음에 여운은 할말을 읽고는 그저 노려봤다. 그러나 이현은 맛있다는 듯 밥만 먹고 있었다.

 

-어디로 갈건데?

 

-음, 우선은 교외로 가서 드라이브를 좀 하다가, 근사한 전원카페에 가서 차 한잔 어때요?

 

여운은 좋은 생각이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렇게 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 날, 집에만 있는다는 것은 좀 너무한 일이었다. 아까 석주가 나오라고 전화를 했을 때, 나가고는 싶었지만, 단 둘의 데이트라니. 조금 부담스러워서 거절한 것이었다.

 

식사를 마친 이현과 여운은 이현의,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현의 어머니의 베르나 자동차에 올랐다. 이현은 익숙하게 핸들을 돌려 교외 쪽으로 차를 몰았다. 교외 쪽으로 나가자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와, 이젠 완전히 봄이네!

 

-그러게요. 근데, 왜 영어로 spring하고 봄이 같은 소리지? 튄다하고 봄이.

 

-정말! 국어도 그렇잖아. 봄하고, 보다의 봄이 같은 소리잖아.

 

-봄은 봐야 한다는 말인가?

 

이현의 말에 여운은 그저 웃어보였다. 싱그러운 이른 3월의 햇살이 나뭇잎들 사이로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이현은 호수가 보이는 산 중턱에 차를 멈추었다.  산이 품고 있는 호수는 반짝이는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했다.

 

-여긴 어디야?

 

-저기 예쁜 집들 보이죠? 여기가 부자들 별장이 다 모여있는 곳이래요. 저기는 팬션이구요. 멋있죠?

 

-우와, 돈 많은 사람은 좋겠다. 이런 데 별장도 있고.. 부럽네.

 

-나도 부러워요.

 

이현은 정말 부럽다는 듯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넋을 잃고 호수 저편의 별장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옛날엔 저런 집 짓고 엄마랑 사는 게 꿈이었는데.

 

-그런데?

 

여운도 이현 옆에 앉았다.

 

-지금은 아니라고요.

 

-왜?

 

여운은 잠깐 잠깐 이현이 엄마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이현 모자에게 일어난 것인지.

 

-엄마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런게 어딨냐? 너 고아야?

 

여운은 장난스럽게 물은 것인데, 이현은 뜻밖에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운은 당황함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고아나 마찬가지라니까

 

-됐다. 일어나!

 

여운은 이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현이 그 손을 잠깐 바라보더니 여운의 얼굴을 올려다보고는 손을 잡았다.

 

-영차!

 

여운이 호들갑스럽게 이현을 일으켜세웠다.

 

-야, 너 보기보다 ..

 

그때였다. 이현이 여운을 꼭 껴안은 것은. 이현에게서 좋은 냄새가 났다. 향수냄새? 여운은 눈을 감았다. 따뜻하다.. 그런 생각.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따뜻해서. 그저 향기가 너무 좋아서. 이현의 품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보기보다 뭐요?

 

이현이 조용히 속삭였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여운의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춥다..

 

여운은 대답은 하지 않고 춥다고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이현이 더욱 힘을 줘서 여운을 안았다. 장난스러운 키스, 혹은 거칠고 열정적인 키스 뿐이었는데 이현의 심장소리만 듣고 있으니 여운은 잠깐 동안이나마 너무 편안했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아요.

 

이현이 속삭였다. 그래,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여운은 속으로 생각했다. 잠깐 동안이지만, 여운은 이현에게 기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치고 힘든 마음으로 이현에게 기대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건 안 될 말이었다. 여운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이현이 피식 웃었다.

 

-뭐야, 왜 한숨이에요. 좋은데.

 

-몰라. 돌아가자. 조금 춥네.

 

-그래요.

 

이현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운이 차에 오르자, 이현은 차를 출발시켰다. 차는 호수를 끼고 도는 도로를 달려 전원카페가 늘어서있는 곳에 도착했다.

 

-너 뭐냐. 이런데도 다 알고.

 

여운이 약간 핀잔 비슷하게 말을 던지자, 이현이 목소리를 깔고 대답했다.

 

-나 그렇게 노는 놈 아니라고 했잖아요. 선생님 데리고 올려고 인터넷 다 뒤졌다구. 노력이 가상하잖아

요. 칭찬 좀 해주지. 삐뚤어져버릴 거라구요. 계속 그러면.

 

-얼씨구. 핑계도 가지가지다.

 

여운이 웃기다는 말투로 말을 하자, 차를 주차시킨 이현이 갑자기 여운에게 얼굴을 들이댔다. 순간 여운은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지만, 애써 태연하게 물었다.

 

-뭐?

 

-쌤, 내가 웃겨요?

 

여운은 할 말은 하자는 투로 말했다.

 

-그럼! 웃기지.

 

-그런 웃긴 놈이랑 같이 있는 것도 재밌지 않아요?

 

이현은 윙크를 해보이며 말했다. 여운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고 말았다. 이현은 재빨리 내려서 여운의 차 문까지 열어주며

 

-가실까요, 공주님?

 

느끼한 멘트를 날렸다. 그런데, 여운은 이상하게도 그런 이현 때문에 즐겁기만 했다.

 

 

홧팅.. 이글 읽으시는 분들 모두 좋은 하루 만드시구요..

댓글.,.추천...헤헤..^^ 아시죠? 이현과 여운.. 어떻게 될 련지..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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