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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닐텐데.

유리의성 |2005.09.18 00:16
조회 325 |추천 0

미팅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 사람 별로였어요.
제 이상형하고는 영 반대였거든요.
하지만 가식없고 진실한 면과 끝없는 자신감에
이끌려서 결국 사랑하게 됐죠.

이제 300일을 훌쩍 넘겼네요.

많이 사랑해요, 정말로.
그 사람도 저를 많이 사랑하죠.
그의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대단하다고 할 만큼
사람이 달라졌고 잘 웃게 되었고 훨씬 부드러워
졌다구요.


제가 아프면 그 사람도 같이 아파해요.
제가 힘들면 같이 눈물 흘리는 사람이죠.


그런데 제가 너무 밑도 끝도 없이 빠져버렸나봐요.
제 친구들과 부모님은 그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말 세속적이어서 싫지만 제가 아깝다는게 그 이유였죠.
결혼을 전제로 사귀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배경이란 것 ,
미래란 것 ,경제적인 부분 등을 생각하고 사귀게 되는 게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마냥 빠져드는 제게 제동도 걸고 이유없이 그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그랬죠.



사정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주말에만 만나는데 그걸 제가 도저히
못참겠네요.
처음엔 시간 많이 빼앗기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처럼 일주일 여섯번씩 만나는 그런 단조로운 연애는 피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원체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고 살면서 일어나는 힘든일이
란 것이 주말에만 일어나지 않더군요. 당장 누군가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
해야 하는데 당장 그는 멀리있고 저혼자 수습하느라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할 때마다 정말 괴로워요.


하지만 그런 괴로움 쯤이야 멀리서 아무런 힘도 못되주는 자신을 탓할
그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없어지죠.

저는 자존심이 너무나도 강한 사람입니다.
그보다 세살이나 어린데도 단 한번도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죠.
그는 요즘도 가끔 저에게 존대말을 쓸 정도예요.

온몸이 죽도록 맞는 것보다 자존심에 상처나면 그걸 더 못견디는
성격의 제가 그에게 점차 빠져드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들어요.


밀고당긴다.
그것도 삼개월 전까진 통했지만 요즘은 못하겠어요.
사랑하는데 어찌 모진 말을 내 뱉습니까.
사랑하는 만큼 다 쏟았죠.애정을 관심을.
사랑표현도.뇌가 시키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렇게 한 3개월 좋았어요.너무도.
무엇보다 그 사람이 행복해해서 좋더군요.


너무 보고 싶은데 그 사람 사정때문에 매번 못 볼 때마다 저는
일부러 더욱 차갑게 대해요.
애증이랄까.
너무 밉더군요.
나를 이렇게 만든 그 사람이.



추석이라 그 사람 집에 내려갔어요.
죽도록 그리운데 2주 후에나 보는 게 싫어서 제가 일부러 더
바쁜 척하고 차갑게 대했는데 그가 그러더군요.

"너 나보고 싶어서 그러는거지? 다알아."

그 순간 왜 비참하다는 생각이 드는건지.


이젠 예전처럼 제가 차갑게 대해도 절대 쫄지 않아요.
오히려 다 알고 있다는듯 샐샐거려요.
정말 밉고 조바심 나죠.
이러다가 내가 완전히 이 사람 페이스에 말려서 나를
가볍게 보진 않을까.
처음의 설레임을 동반한 그런 행동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하구요..


저 바보같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제가 이렇게나 변했네요.
그런데 불안한 건 어쩔 수 가 없어요.
저는 너무나 보고싶어서 집에 와서도 계속 그 사람 생각 뿐인데
그 사람은 고향에서 계속 친구만나고 뭐가 좋은지 전화만 했다하면
종알종알 떠들어대요.


그게 더 서운하죠.






에휴우~
친구들한텐 자존심 상해서 말도 못하겠고 그냥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주절주절 썼어요.
의견 부탁드려요.
취미 생활이나 제 일에 충실하는 것 말고 좀 더 바람직한 해결책이 뭐가
있을지 조언해주세요.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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