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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68

내글[影舞] |2005.09.20 20:17
조회 364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68   - 내글[影舞]

 

 

- 으흠…! 이제 보니 지난 이십여 년 동안 많은 일을 겪은 것 같군. 내가 잠시 자네의 몸을 살펴보도록 허락해주겠나?

‘호, 혹시 전에 내 몸에 이상한 침을 놓으려고 했던 의원이 있었는데, 그 노인처럼 이상한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요?’

- 허허허, 난 그냥 몸만 살피려 할 뿐이네. 그러니 걱정 말게!


“으음…, 여, 여긴? 참, 그렇지! 유가장에 돌아왔지. 그 꿈을 다시 꾸다니…! 자, 잠깐 이 소리는?”

정민은 밖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자, 잡아라!”

“저리로 간다, 어이쿠!”

- 우당탕, 쨍그랑!

“크르릉!” 

“피, 피해라! 어어…!”

- 퍽, 쿵, 쾅!

“카~앙!” 

‘어, 이 소리는 그놈이 여기까지 따라왔나?’

정민은 대충 옷을 챙겨 입고 급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셨다. 밖은 아직 완전히 밝지 않아 어둑어둑했지만 소동이 일어난 주방과 유가장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당이 있는 건물주변에는 이미 횃불이 대낮같이 환하게 밝혀 있었고, 집기들과 기물들이 부서지거나 쓰러진 채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몇몇 호위무사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흰색 털을 가진 동물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에고, 바로그놈이군!’

“삐익!” 

“크르릉!” 

정민의 입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나자 사납게 송곳니를 드러내 놓고 소동을 부리던 흰색 동물이 갑자기 암전해지며 소리가 난 곳을 찾으려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에고, 내가 못살아 백두산에 떼어놓고 왔는데 어떻게 이 먼 곳까지 쫓아왔냐!’

“헤헤헤, 미안 합니다, 새벽부터 시끄럽게 했네요. 이리와라 이놈아! 배가 고프면 날 찾아와야지 이곳에서 소동을 벌이면 어떻게 하냐!”

정민이 나타나 자신을 향해 손을 벌리자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정민의 품으로 뛰어들어 안겼다. 정민의 품에 안겨있는 동물은 그 생김새는 크기도 작고 털도 백설처럼 하얀색을 띠고 있어 흰 고양이로 보일만 했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 고양이와는 구분 되는 모습인 몸집에 비해 머리와 눈이 크고 주둥이도 튀어나와 있는 게 크기만 작지 완전히 범처럼 생겼다. 아니 범의 축소판이라 해야 맞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민이 이 동물은 만난 것은 처음 입구를 발견했을 때 그 동굴에서 살았던 흔적과 울음소리를 들었고, 그 후 한 달여 만에 그 동굴을 벗어나 입구에 숨겨놓았던 물건을 찾으러 갔을 때 마주쳤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날랜 동작에 매료된 정민은 그날부터 그놈을 사로 잡기위해 보름을 백두산을 헤매야했고 결국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서로 쫓고 쫓기다 보니 미운정이 들어버린 정민은 급할 게 없기 때문에 열흘가까이 그놈을 데리고 사냥을 다니며 휴가 아닌 휴가를 보냈다. 그리고 유가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데리고 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한 야성을 지니고 있어 백두산에 떼어놓고 왔는데 하루 차를 두고 정민의 뒤쫓아 왔던 것이다.

“저기, 생고기가 있으면 한 이 키로…(또, 실수!) 에, 그러니까 반관만 주시오. 요놈이 등치에 어울리지 않게 많이 먹거든요, 하하하!”

정민이 유가장에 돌아온 후 둘째 날 이른 새벽, 유가장에서 호위무사를 포함하여 다섯 명이나 다친 소동은 저녁에 일어날 대소동에 비하면 그저 아주 작은 일에 불과했다.

“어, 왜 이리 시끄럽지?”

유벽은 이른 저녁을 먹고 서재에서 세 명의 집사와 함께 새로 시작된 거래물목을 정리하고 있다가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인상이 절로 찌부러졌다. 객청관리를 주로 하는 장하걸이 자리에서 일어나 막 밖으로 나서려는데 하인이 헐떡이며 달려왔다.

“장, 장주님! 지금 밖에 거지들이 새까맣게 몰려와 농성하고 있습니다.”

“거지들이 떼로 몰려오다니, 그 무슨 소리냐?”

“모르겠습니다. 그저 어떤 노인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노인이라 했느냐?”

유벽은 난데없이 일어난 소동이 한 노인이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어제 유가장을 찾은 노인은 주원이 유일했고, 그는 워낙 더러운 것을 싫어하는 괴팍한 노인이라 거지와 교류가 있을 리가 없었다.

“네, 칠십 세가 넘은 노인이 어제 이 근처에서 사라졌는데 우리 유가장에서 한 짓이라며 저렇게 문 앞에 몰려와서 난리굿을 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그런 노인을 보았느냐?”

어제 낮선 노인이 유가장에 찾아왔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도 없고, 본적도 없던 장하걸이 하인에게 되물었다.

“저희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럼 그렇게 이야기 하면 되지 않느냐?”

장하걸의 호통에 하인은 찔끔하며 난처한 듯 말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저렇게 막무가내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하여간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무공도 만만치 않아 이미 호위무사 여럿이 당했습니다.”

“방 사범은…?”

유벽은 호위무사가 여럿이 당했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방 사범이 나서지 않은 게 이상하여 되물었다.

“그, 그게… 방 사범님은 진령아가씨의 검을 구하러 솜씨 있는 대장장이를 만나러 갔다 오신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내일이나 돼야 돌아오실 겁니다.”

“허, 이런! 그럼 명인은 어디 있느냐?”

“명인 도련님께서는 정 공자님하고 연무장에 계십니다. 사람을 보냈으니 곧 나오실 겁니다. 어찌할까요?”

“잠깐, 그 거지들의 무공이 높다고 했느냐?”

유벽은 문득 거지들이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네, 진 조장님도 어이없이 당하셨습니다.”

“허, 개방에서 우리유가장과 무슨 원한이 있어 시비를 거는 건지 모르겠군? 안되겠다. 진 조장이 못 당할 정도면 상당히 높은 자가 왔다는 말인데 내가 직접 나가 봐야겠군.”

“아무래도 장주님께서 직접 나선다는 것이….”

우서진은 장주가 직접 나서는 것이 불안하여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유벽은 개방에서 온자들이 틀림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자 직접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 조장까지 당해낼 수 없는 자들이라면 개방에서도 상당한 고수들이 파견되어 왔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었다.

“아닐세, 우 집사! 개방이라면 무림맹 구성하고 있는 실세네. 그들과 벽을 두어서는 온전하게 우리 세력을 유지하게 힘드네. 무슨 곡절이 있는 게 틀림없으니 내가 그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해봐야겠어. 이럴 때 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법이야.”

유벽이 장원의 정문에 나갔을 때는 명인도 나와 거지들을 이끌고 있는 자와 대치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드잡이 질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개방에서 몰려온 숫자는 거의 삼십을 헤아리고, 칠 결 제자인 주두오가 이끌고 있었다.

‘뭐야, 칠 결이면 장로인데, 직접 나설 정도로 그 노인이 중요한 인물인가?’

개방의 장로 신분인 그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일이 중대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지만, 당하는 유벽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소동을 피우고 있는 주두오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유벽과 마찬가지였다.

보름 전, 개방의 총타에는 다시 나타난 천부정검의 시신에 대한 일로 취화개 원충 현 방주를 비롯하여 장로들과 총타에 있는 사결이상의 모든 제자가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야, 식충아 잘 있었냐?”

원충은 비몽사몽간에 들려온 소리에 잠이 확 달아났다.

‘어, 사, 사부! 또 들켰다!’

“예에!” 

잔뜩 무게를 잡고 - 실제로는 늘 술에 취해있어 반쯤감긴 눈이 졸고 있음이 틀림없지만, 하여간 고개를 열심히 끄떡이고 있어 경청하는 듯 보였다. - 부하들의 보고를 받던 취화개는 얼떨결에 자신이 소싯적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대답을 하며, 그것도 회의장이 떠나가라는 듯 아주 큰소리를 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순간 엄숙하기만 했던 회의장에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오늘은 왜 이리 오래 걸리나?’

분명 머리에 혹 하나를 달 각오를 하고 잔뜩 긴장을 한 채로 날아올 사부의 타구봉을 기다렸으나 키득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감고 있던 눈을 살짝 떠서 보았다. 눈에 들어온 건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기위해 애쓰는 방도들만 눈에 들어왔다.

‘이, 이런!’

“제기랄!” 

“뭐라고? 이놈이 방주가 되더니 눈에 뵈는 게 없구나.”

- 딱!

“아얏! 사, 사부! 그, 그게 아니라…,”

- 퍽!

“윽!” 

“아니긴 뭐가 아니야.”

원충은 다시 날아온 타구봉에 가슴을 격타당하고 뒤로 자빠졌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그 의 사부이자 전대 방주 운취개 소지상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 70회 이후로는 아래에서만  연재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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