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안녕하세요 ㅎㅎㅎ Cute_zLol 입니다-_-;;
'헤어지지말자'를 끝내고... 너무 빨리 돌아왔죠?-_-;;; 푸흡-_-;; 민망한-_ㅠ
또 이상한 글들고 너무 일찍 왔다고... 욕...하세요ㅠ0ㅠ ㅎㅎㅎ
이번 글을 전과는 달리 쓰면서 한편 한편을 올려야 하기에 전과같이 초스피드로 올리지는 못할것 같
네요... 음.. 헤어지지말자는... 저의 첫 글이었기에 더 많이 걱정도 되고 항상 긴장하고 그랬었어요.
두번째 글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걱정은 되네요-_-;;
헤어지지말자를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항상 좋은 말씀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많은 리플과... 추천들... 금메달도 달아보고 ㅇ_ ㅇ 부족한 글에 비해 여러분의 관심에 행복했죠-_-;
이글을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네요^-^ 그럼 또 걱정을 하며 글을 올리고...언제나처럼...
도망을...-_- 이쁘게 봐주세요^-^
"왜 모르겠어요. 모르는 척 할 뿐이지. 난, 오래 못 살아요. 벌써부터 창자가 멍들고 여관, 호텔에서
사내들한테 시달리고, 살면 며칠이나 더 살겠어요. 하지만 남들 앞에서 얼굴은 안찌푸리기로 했어
요. 누가 날 먹여 줘요? 누가 날 얻어 가요? 그래도 내가 죽으면 동생들은 내 무덤에..."
"이게 혼자 뭐라고 떠드는거야-_-"
나는 오늘 저녁에 있을 작은 극단의 오디션을 보기위해 나는 최종 연습을 하고 있었다.
유아교육과나 신문방송학과를 지망했던 내가 갑자기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바꾼것은 고2때이다. 우
연히 서울예술대학교를 지나게 되었었다. 그다지 크지도 않았고 다른 대학에 비해 거창할것도 없던
작은 교정. 왜인지 그 학교를 보는 순간, 꼭 이 학교에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 생각
을 하는 동시에 연극과를 지원해야겠다는 막연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부모님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고지식한 우리 엄마는 연극영화과는 연예인들이나 가는
곳인지 알고 계셨다. 그래서 내가 마치 연예인이 되겠다는 선언을 한것처럼 받아 들이셨다.
"니가 돈이 있냐, 빽이 있냐, 그렇다고 얼굴이 남들보다 월등히 이쁘냐. 미친소리 하지말고 공부나
해!"
나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저게 하나뿐인 딸한테 할소리냔 말이다-_-;;
엄마는 잦은 구타와 욕설로-_-;; 나의 뜻을 꺽으려고 했으나 내 고집도 황소고집인지라 부모님의
엄청난 반대를 뚫고 결국 연극영화과 입시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남들보다 열심히 했고, 또 연기하는게 좋았다. 대본을 읽으며 한마디 한마디 감정을 담아 연기할
때의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 였다.
연기에 대한 열정보다는 뜻하지 않은 우연함에 결심한 마음이었지만, 연기를 하면서 나는 금새 연
기의 매력에 흠뻑! 제대로 빠져버렸다.
학원 선생님들이나 학원친구들도 다들 넌 합격하겠다며 나를 인정해줬었다. 그래서 내가 지원한 대
학은 단국대와 서울예대. 단 두곳이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에...
하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보기좋게 똑! 떨어져버렸고 결국 나는 집에서 벌레만도 못한 인간 취
급을 받고 있었다-_-;;;
대학에는 떨어졌어도 연기에 대한 꿈은 버릴수가 없어서 극단에 들어갈 생각에 대학로에서 여기 저
기 오디션을 알아보던중 며칠전에 작은 한 극단에서 오디션이 있다는 포스터를 보고 준비중이었던
것이다.
"아우 엄마! 나 오늘 오디션 있단말이야!! 방해하지말고 나가!"
"이슬비! 너 그짓거리 때려치우라고 했지!"
"아, 몰라. 나가!"
"때려치우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너 밖에 못나가! 옆집이랑 약속있어."
"옆집이랑 약속있는데 내가 왜 못나가!"
"가족들끼리 다같이 식사하기로 했어. 쓸데없는 짓거리 하지말고 나와서 음식하는거나 좀 거들어."
엄마는 찬바람을 일으키며 횡하니 내 방에서 나가버리셨다.
"아우씨. 짜증나-_-"
나는 엄마를 쪼로록 따라나갔다. 처음에는 반항으로 시작되었으나 끝에는 애원으로 바뀐 나의 울부
짓음-_-;; 하지만 오늘따라 엄마도 엄마의 뜻을 쉽게 꺽지 않으셨다.
"이리와서 잡채 간 좀 봐봐."
대단한 우리 엄마-_-;;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잡채로 나를 유혹하려 들다니. 뭐 잡채 간 좀 본다고 무
슨 일이라도 생기겠는가-0- 일단 나는 잡채를 손가락으로 듬뿍 집어 들어 내 입속에 집어넣었다.
"좀 싱겁다. 간장좀 더 너."
"싱겁냐?"
"엄마. 나 이번 오디션 꼭 봐야대. 응? 진짜 이번엔 꼭 합격할수 있다니까?"
"시끄럽다고 했지!"
"엄마아-0-"
엄마는 들고 있던 간장통으로 내 머리에 강타를 날렸다. 간장통에 맞아본 사람있는가? 색다른 고통
이다-_-;;
"가스렌지 불꺼!"
간장통에 맞은 후유증에 비틀거리며 엄마가 시키는대로 불을 껐다. 맞은 머리를 문지르며 나는 이
큰 냄비안에 무엇이 들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슬쩍 냄비 뚜껑을 열었다.
허걱-0- 거대한 양의 아구찜이 비틀거리는 내가 정신이 바짝들 정도의 향기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
었다. 가만가만.. 생각을 해보자. 오늘이 무슨 날이던가? 내 생일? 아니다. 엄마나 아빠 생신? 역시
아니다. 결혼기념일? 우리 집이 언제 그런거 챙겼었던가-_-;; 도대체 무슨 날이지-0-
"엄마-0- 잡채에 아구찜에. 오늘 무슨 날이야?"
"아니?"
"근데 무슨 음식을 이렇게 많이 했어?"
"옆집 아들이 아구찜을 좋아한다잖아. 좀이쓰면 아빠가 회도 사오실꺼야."
뼛속까지 스며드는 배신감-_-;; 잡채와 아구찜. 그리고 회! 분명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것
을 우리 엄마가 모를 턱이 없었다. 평소에 아구찜을 해달라고 쪼르거나 회먹으러 가자고 쪼르면 엄
마는 귀찮다는 말로 돈 아깝다는 마음을 대신하곤 했었다.-_-;;
그런 엄마가 옆집 아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것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 나 엄마 딸 맞아?"
"그럼 니가 내 딸이지, 내가 니 딸이냐?-_-"
"-_-;; 엄마라는 사람이 딸이 해달랄때는 콧방귀만 껴놓고 옆집 아들 좋아한다고 이걸 하고 있어?"
"아구찜 간좀봐."
"응!"
간을 보라는 엄마의 말에 나는 줏대도 없이 휘리릭 달려가 숟가락을 집어 들고 나를 유혹하고 있는
아구찜이 담긴 냄비에 숟가락을 쑤욱 집어 넣었다. 내가 넣은 숟가락은 통통한 아구살을 향해 정확
하게 꽂혔고 아구살을 듬뿍 담아 입에 넣었다. 오예~ 그래! 이맛이야~
"엄마! 진짜 맛있다. 파는거 보다 더 맛있어-0-"
"그래? 다행이네. 옆집 아들 좋아 하겠네."
-_-+ 결국 또 옆집 아들-_-;;;
옆집 아들로 말할것같으면 나이는 나와 동갑인 20살. 이름은 서지원. 내가 갓 태어났을때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우리가족과 비슷한 시기에 옆집으로 이사와 여지껏 계속 죽치고 살고있는 옆집의 하나뿐
인 아들. 생각해보면 그놈때문에 나는 참으로 불우하고 서글픈 삶을 살았다.
왜 그놈은 내가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 사탕을 사먹을 그 시점에 구구단을 통달하여 나를 구타당
하게 했냐 이거다. 왜 그놈은!!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담배 한모금을 빨아보다가 학생주임한테 걸
려서 죽도록 맞고 집에와서 엄마한테 맞은데 또 맞을때! 전교 일등 성적표를 들고 오냐 이말이다
.
바락 바락 우겨서 연극영화과에 시험을 친 댓가로 똑 떨어져 집에서 갖은 멸시를 당하고 있을때! 왜!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일류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서 나를 바퀴벌레와 친구먹게 만들었냐
이거다! 그놈은 내 인생에 어둠이오, 저주인 것이다.
그런 놈을 위해서 엄마는 이 많은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니, 서러움이 복받쳤다.
띵똥!
"아빠 오셨나보다. 문열어 드려."
나는 서러움에 좌절하며 터벅 터벅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다녀오셨어요."
"그래. 이것좀 받아라."
"네."
아빠의 손에는 어디보자.. 하나, 둘, 셋, 넷..? 다.. 섯? 다섯개나 되는 봉지가 들려져 있었다.
이 안에 든것이 모두다 회란 말인가-0-
"아빠. 이게 다 뭐예요?"
"광어랑 우럭하고.. 멍게하고.. 문어도 좀 사고 했지. 여보. 문어좀 삶아."
"알았어요. 이슬비. 그거 가지고와!"
나는 내 눈을 의심하며 다섯개나 되는 봉지를 들고 엄마옆으로 가서 섰다. 그리고는 엄마가 봉지를
하나 하나 개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빠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만큼 새하얗고 투명한 빛을 내며 나를 유혹하
는 회...회를 보는 순간, 그리고 엄마가 문어를 삶으려는 순간, 아니 어쩌면 아구찜의 맛을 보는 순
간...? 아니다. 사실 잡채를 먹던 그 순간부터 오디션이라는 단어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가 되어
있었다. 그럼! 좋은 우리나라 말 놔두고 오디션이라는 외국단어를 사용하는 그 극단은 보나마나 뻔
하다!
시간은 점점 7시를 향해 달라고 있었고, 거실에 차려진 큰 상에도 음식들이 가득 올려져 있었다.
엄마를 돕는다는 확실한 명분으로 회를 집어 먹고 있을때 핸드폰이 울렸다.
뺄렐렐렐렐레~♬
물기로 젖어 있는 손가락을 바지에 쓱쓱 문지르고는 전화를 받았다. 나의 베스트 프렌드 지우였다.
"오냐~"
"이슬비. 어디야?"
"나? 집이지-0-"
"너 오늘 오디션 본다며."
"아~ 그 극단 별로래드라. 그래서 다른데 알아보려구-0-"
"그래? 야. 어쨌든 나와라."
"나 오늘 무지하게 바빠~"
"니가 바쁠일이 뭐가 있는데?-_-;; 헛소리하지말고 나와. 수정이 남자친구가 지 친구들 데리고 나
온다고 같이 놀쟀어-0-"
"이 한심한 인생아.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할 시간도 부족한데 남자나 만나고 다니려는 너를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미친년-_-;; 안나올꺼야?"
그래. 수정이 남자친구가 조금 잘생기기는 했다. 그래서 그의 친구들 역시 어디가서 욕먹을 얼굴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벗뜨! 저 화려한 상차림을 보라~ 내가 어찌 떠날수가 있으랴!
"이 언니는 바빠~"
"뭐하는데?-_- 뭐하는지 알기나 하자?"
"나때문에 지금껏 맘고생이 심하신 우리 어머님을 돕는 중이야-0-"
"-_-;; 맘대로해. 어? 버스왔다. 끊는다."
조금은 아깝기도 했다. 남자애들 상태 괜찮을텐데-_-;;
그러나 다시 나는 흐르는 침을 닦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어머~ 슬비 엄마.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
"어서 들어와. 들어오세요~ 지원이도 들어와서 앉으렴^-^"
옆집 식구들이 오자마자 우리는 화려한 음식들이 가득 놓여진 상앞에 앉았다. 아빠들은 아빠들끼리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하하 호호 얘기를 하시며 천천히 식사를 즐겼고 재수없는 지원이 놈도 아까운
음식들을 축내고 있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먹어 볼까나~
사실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나의 간사한 행동을..-0-
내가 앉을 위치를 대충 정해놓은 다음! 아구도 좀 통통한 놈으로, 잡채도 듬뿍, 회도 듬뿌욱~ 그 주
위에 올려놓은 것을!!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인가! 내 맞은편에 앉은 지원이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던 우리 엄마는 접시들을 쭈욱~ 지원이 쪽으로 밀어버리셨다. 이런 젠장.ㅠ0ㅠ
재수없는 지원이 놈은 역시나 재수없는 표정으로 우리 엄마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긴채 잘도
먹고 있다. 이놈아! 그건 내 몫이란 말이다아-0-
저놈하고 나는 텔레파시도 통하지 않았다. 내 회에 손대지마! 내 잡채, 내 아구에 손대지마-0- 아무
리 마음속으로 외쳐도 재수없는 지원이 놈은 점잖은척 가식적인 표정으로 어른들의 대화에 자신의
이름이 나올때 살짝 미소까지 지어가며 내 몫의 음식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그래. 할수 없다. 그나마 제일 가까이있는 광어회를 집중 공격하자! 이렇게 마음먹은 나는 그때부터
쉴새 없이 광어회를 입안으로 쏘옥 쏘옥 집어 넣었다. 아우~ 맛있다-0-
"지원 엄마. 지원이하고 얘기 해봤어?"
"아니.. 아직. 슬비 엄마는?"
"나도.. 말 나온김에 지금 얘기할까?"
"그러자-0- 지원아. 슬비야."
미친듯이 먹고 있던 나와 가식을 뒤집어쓴 재수없는 지원이는 동시네 네? 하며 두 어머니를 번갈아
쳐다봤다.
"지원이나 슬비.. 지금 만나는 사람있니?"
솔직히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하나 있는 아들은 불에 달쿤 쇠꼬챙이로 코를 후벼 파줘도 속시원
하지 않을 놈이지만 그의 어머니는 정말 교양있으신 분이다. 지원이네 아버지와 함께 두분은 가끔
음악회에도 가시고 영화도 보러 가신다. 우리 엄마? 가요무대라도 보면 다행이지-_-;;
"없는데?"
재수없는 지원이놈. 니가 여자친구가 있을리나 없지! 허허헛
"슬비는 남자 친구 있니?"
지원이의 대답을 들으신 지원이 어머니는 방긋 대 만족이라는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나에게 물었다.
"아니요. 없는데요.."
뭐 내가 남자 친구가 아직 없는 이유는 단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이다.
이정도 얼굴에, 이정도 몸매! 없는게 이상한 일이지만 남자친구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데다, 나
의 이성까지 마비시킬만한 남자가 아직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둘이 한번 사귀어 보면 어떻겠니?"
우르릉 쾅쾅~! 내 마음속에 천둥 번개가 쳤다. 지금 지원이 어머니가 뭐라고 하신거지?
둘이 한번 사귀...어? 저 재수없는 지원이 놈이랑 나랑 사귀라고?-0-
나는 먹고 있던 광어회가 목에 걸려 켁켁거렸고, 지원이 놈을 보니 들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는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_-;
"엄마-_-;; 무슨 말이야?"
자기 엄마한테 묻고 있는 지원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얘. 슬비네랑 우리가 보통 인연이니? 봐라. 20년동안 옆에서 매일 본 사이지, 어른들끼리도 마음이
척척 잘 맞지, 거기다 너네 나이도 딱 동갑이고.. 얼마나 좋니? 지금도 한 가족처럼 지내지만 너네
둘이 잘되서 결혼이라도 해봐라. 그땐 정말 우리가 한 가족이 되는 거잖니-0- 그리고 슬비 예쁘잖
아. 애가 싹싹하고 참해서 딱 내 며느리 삼으면 좋겠네^-^"
"엄마-_-;;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슬비는 어떠니?"
나는 물을 벌컥 벌컥 들이 마신후 지원이 어머니에게 생긋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저를 예쁘게 봐주신 점은 무척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원이나 저나 서로에게 감정이 없으
니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역시 연기를 배운건 잘한 일이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조신하게 일처리를 하는 나의 모습-0-
"이것아! 니까짓게 지원이랑 사귀면 봉잡은거지!"
우리 엄마는 들고있던 숟가락으로 내머리에 강타를 날렸다. 바람돌이가 들어주는 소원도 하루에 한
가지인데-_-;; 하루에 두번씩이나 강타를 날리다니ㅠ0ㅠ
"아야! 엄마!"
"이노무 기지배. 어디서 소리를 질러대!"
"슬비 엄마. 그만해~"
"아유~ 내가 이노무 지지배때문에 속상해 죽겠어. 이런 애들 지원이한테 애인으로 삼으라고 하기도
미안하네."
"나는 슬비 이쁘기만 한데? 어쨌든 두사람 생각좀 해봐^-^"
무책임한 두 엄마는 말도 안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한 후 상을 치운다며 일어서셨고, 두 아버지들
은 술을 마신다며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거실에 덩그라니 남은 나와 재수없는 지원이놈-_-;; 어떻게 나를 저런 놈하고 사귀어 보라는 말을
할수가 있담! 나는 새우눈을 뜨고 지원이놈을 슬쩍 쳐다봤다. 뭐 물론 그렇게 상태가 나쁜건 아니었
다. 얼굴도 저만하면 괜찮은 편이고 키도 크고.. 하지만!! 절대 사람을 외모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아무렴!! 안되고말고!! 가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쓴 재수탱이는 사절이다.
"뭘 봐-_-"
내 시선을 느꼈는지 지원이놈은 나를 보며 말했다.
"보.. 보긴 누가 봤다 그래?"
당황한 나는 말까지 더듬어 가며 승질을 내버렸다-_-;;
"아우-_- 엄마는 뭐 저런 기지배랑 나를 엮을라고 하냐-_-"
뭐시라? 저런 기지배? 저런 똥물을 뒤집어 씌워도 부족할 놈같으니라고-_-;
"뭐? 저런 기지배?"
"그럼 니가 기지배지. 머스마냐?"
"그렇지. 난 기지배지."
-_-;; 도대체 나는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단 말인가-0-
지원이놈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끌끌차며 일어났다.
"엄마. 나 도서관 가야돼."
"그래? 슬비랑 좀 놀지."
"시간 없어-_-"
"아유~ 정말. 슬비랑 좀 친해지라고 같이 밥먹은건데. 가면 어떻하니?"
허걱... 오늘 저녁 식사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_-;; 허나 나는 평생!! 저 재수없는 지원이놈
하고 친해질 계획이 없다!
"엄마. 갈께. 아주머니. 저녁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그만 가볼께요. 아저씨.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재수없는 지원이놈은 또다시 가식적인 모습으로 돌변해 예의있는척 우리 엄마 아빠에게 인사를 꾸
벅하고 현관으로 향했다.
지원이놈을 보낸 두 어머니는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한번 쳐다보고는 두분이서 쏙닥쏙닥 거리시
며 부엌으로 가셨다. 진정 저 눈빛이.... 내가 지원이에게 차였다는.... 그런 불쌍하다는 눈빛이 아니
기를 빌었다-_-;; 저런 놈과 한 밥상에서 밥을 먹었다는 것도 내 인생의 오점이었다. 물론, 내가 찜해
놓은 많은 음식들을 지원이놈이 꿀꺽 해버리지만 않았다면 그나마 오점까지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놈은 다먹었다. 그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접시에 음식들을 다먹어버린 것이다.
어찌 이것이 내 인생의 오점이 아니란 말인가-0-
혼자 남은 나는 오늘의 비극을 잊기 위해 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뭐하냐?"
"술마셔-0-"
"어딘데?"
"너 나오게?"
"어!"
"왜? 바쁘시다며?-_-"
"지우야. 이 언니가 무지 우울하시거든? 토달지 말고 어딘지나 말햇!"
"-_-;; 대학로야. 캠브리지알지? 야야~ 남자애들 죽여준다니까? 눈 돌아가-0-"
"죽여주고 개뿔이고-_-; 캠브리지 사람도 많고 시끄럽잖아!"
"싸잖아-_- 야. 일단 오기나해!"
"오케이~"
나는 어딜 또 기어나가냐며 욕을 한바가지 해대는 엄마를 뒤로 하고-_-;; 대학로로 출발했다.
"아~ 사람 엄청 많네-_- 지하철 타고 올껄-_-"
우리 동네에서 대학로로 오는 버스는 약속장소인 캠브리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세워준다.
그래서 15분은 걸어야 했다. 택시를 탈까 걸을까 고민하던 나는 걷기로 결정했다. 택시비 낼돈으로
과자사먹어야지-0-
젊음의 거리인 대학로에는 구경할것도 참 많았다. 이미 9시가 훌쩍 넘어버린 시간인데도 어두운 거
리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춤꾼들.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무명의 가수들. 그리고 반짝 반짝 작은
빛을 내며 줄줄이 서있는 악세사리 자판대들.. 나는 여기 저기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걷고 있었다.
"앗! 저 귀걸이 진짜 이쁘네-0- 언니 이거 얼마예요?"
"어머~ 언니 보는 눈 있으시네-0- 이거 삼천원이예요~"
한 자판대에서 맘이 쏙드는 귀걸이를 발견한 나는 과자 사먹으려고 아껴두었던 돈을 꺼내-_-;; 귀걸
이를 사버렸다. 만족한 얼굴로 캠브리지로 가려고 뒤를 도는 순간!
퍽! 털석-_-;
나는 어떤 남자와 부딪쳐 넘어지고 말았다.
'아씨-_-;; 사람도 많은데 쪽팔리게-_ㅠ 근데 이놈은 안일으켜주고 뭐하는거야-_-'
나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들어 나와 부딪친 남자를 노려봤다.
와우~ 퍼펙트! 깊은 쌍커플에도 느끼해 보이지 않는 큰눈, 그리고 자연산이라면 신의 축복이라 불
릴만한 높은 콧날, 무엇보다 섹시하게 자리잡고 있는 저 붉은 입술, 거기다 작은 얼굴과 큰 키, 부담
스럽지 않을 정도에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 이 어찌 퍼펙트라는 말로 다 표현할수 있으랴~!
나는 부끄러운 듯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후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분명 이 남자는 나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겠지? 그 손에 이끌려 일어난 나와 눈이 마주친 그 남자는 나의 매력적인 모습에
한분에 반해버리겠지? 음.. 일단 한번은 팅겨줘야겠다. 온갖 상상으로 가득차 있는 나는 순간 이 남
자가 내 손을 잡지도, 가지도 않고 여전히 앞에 서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답답한 놈아! 뭐하는 거야-0-
궁금한 마음에 다시 고개를 들어 보니 술에 잔뜩 취한 듯한 그놈은 반은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있었
다. 그럼 그렇지-_-;; 멀쩡한 놈일리가 있나ㅠ0ㅠ 저런 놈한테 뭘바라겠나 싶어서 나는 혼자 일어나
손을 툭툭 털며 말했다.
"조심좀 하세요!"
그렇게 경고를 하고 다시 갈길을 가려는데 그 놈이 나를 불렀다.
"야!"
"저요?-_-"
"그래. 너."
"왜 반말이세요-_-"
그 놈은 비틀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조금 겁이 난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왜 불렀어요!!"
"너..."
그 놈은 내 바로 앞에 서더니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콕! 찌르며 말했다.
"너 나랑 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