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화통화 하다가 크게 싸웠습니다.
사건의 요지인즉슨, 남자친구가 예전에 사귄 여자 때문이죠.
그 여자와 남자친구는 어릴 적 같은동네 살던 소꿉친구고요. 양쪽 부모님들도 친하셨대요.
커서 10개월가량 사귀었고 여자애가 유학간단 핑계로 떠나고서 두세달 뒤쯤 다른 남자와 지하철에서 어깨동무하고 있는 것을 제 남자친구가 보고 말았답니다.
외로운 맘에 사귀었던거고 크게 정없었던터라 상처는 크지 않았나봐요.
그로부터 몇 년 뒤 절 만났고 지금 햇수로 3년째 사귀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음 천일이고요.
그런데 절 만날 때 부터 간간이 그녀에게 문자가 오는 겁니다.
당연히 전 기분 나빠했죠. 헤어진 여자친구와 문자 주고받는데 누가 좋아라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친구라며 기분 나빠하는 절 이해 못하더군요.
그래도 제가 기분 나빠하자 문자 받기만 하고 연락은 안하겠다고 했죠.
그리고 지금까지도 간간이 문자하고 전화 오면 받고 이러나 봅니다.
제가 가끔 문자를 확인해도 잘 지내냐는 안부 문자가 대부분이었고 저번에 들으니 남자친구도 있다고하는 것 같길래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자꾸 새벽에 생각이 나서 문자 보낸다면서 문자가 오더군요.
여자의 직감이란.. 얼마나 무서운지 아시죠?? 점점 이건 아닌데..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번 주말에 남자친구 몰래 휴대폰을 봤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문자였는데..
여느 때 같았음 확인되지 않은 문자는 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봤습니다.
정말 어이 없게도..
그 여자가.. ㅇㅇ 야 자니? 하면서.. 생각이 나서 문자 보냈답니다. 그리고는 자기 좀 어떻게 붙잡아달라고 하는 내용의 문자였습니다. 저 정말 그 문자 보고 파르르 떨리면서 황당 그 자체더군요.
것두 새벽 3시 반 넘어서 온 문자였고요.
남자친구에게 휴대폰 본 사실 말하고 그런 내용의 문자가 왔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적지않게 당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걔가 왜 그러지? 하면서요.
전 그 여자를 얼마전에 만난적이 있습니다. 남자친구 형 결혼식이었는데 그 여자가 왔더군요.
좀 당황스러웠지만 같이 결혼식도 보고 밥 먹고 몇마디 얘기도 나눴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두 인상도 나빠보이지 않고 괜찮았기 때문에 괜찮은 앤가 보다.. 했었는데요.
완전히 오산이었던거죠.
여자애 싸이엔 한 사람에게 정착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5년후에 결혼할거라 하면서.. 그 사람도 우리의 약속을 알고 있다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ㅇㅇ 야 알지? 그 날 우리의 약속? 이렇게 쓰여있고. 사랑한다고 썼더군요.
황당스럽게도 그 이니셜이 남자친구 이니셜과 같았고 전 설마설마 했었는데 그 설마가 사람잡는거였어요.
그 날 남자친구와 그리 대화하고서 돌아왔는데.. 제가 남자친구 싸ㅇ 비밀번호를 알아서 들어가봤습니다. 남자친구가 잘 사용하지 않아서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 말이죠.. 비밀이야를 확인해 보니 그 여자의 글이 남겨 있더군요.
남자친구가 지금 대전에 있는데 옛날에 사귈 때 대전으로 군대를 갔던 모양입니다. 그때 데려다 주었던 추억이 생각났는지.. 대전역이 생각났다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거기까진 그렇다 칩시다.
그 여자 담달에 유학간답니다. 5년쯤 걸릴거라 하더군요. 그러더니 하는 말이 5년후에 자기한테 장가오라고 너 받아줄게..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마지막 말이 압권입니다.
이거 ㅇㅇ씨가 보면 화내겠지? ^^
어찌나 열받던지요. 덜덜 떨면서 남자친구에게 전화 했습니다. 싸이 봤냐고.
못 본 눈칩니다. 보더니.. 어? 얘가 왜 이러지? 이럽니다. -_-;
저 당장 문자 보내라 했습니다.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그랬더니 지금은 못하고 내일 하겠답니다.
그런게 어딨냐고 지금 당장 전화하라 했습니다.
제가 길길이 뛰니.. 그때서야 알았다고 전화한다더군요.
왜 그런 글 남겼냐고 했더니..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외로웠다고.. 그러고 너랑 문자주고 받은 차에 결혼식 날 봤는데 마음이 생기더랍니다. 그리고 자기 유학갔다와서도 솔로면 그때 다시 한번 만나보지 않겠냐고 그랬던거랍니다.
남자친구한테 연락하지 말란 말 하라고 했냐니까 이럴거면 연락하지 말라고 밖에 얘기 안했다 하더군요. 보나마나 매정하게 말 못했을거 뻔합니다. 그럼 이럴게 아니면 연락해도 된단 소리지 않습니까?
친구라는 명목으로요.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약속이란 말이 못내 너무 께름직해서 너가 무슨 약속한거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자기는 약속 같은거 한적 없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그 여자 혼자 미쳐서 상대방이 말하지도 않은걸 그 사람은 알아요. 저와의 약속을. 5년후에 결혼한다고 그런식으로 쓰여 있냐고.. 그 여자가 미친거냐고.. 막 그러니까 남자친구 짜증냅니다. 신경쓰지 말라고. 자기도 괜찮은데 왜 자꾸 저더러 신경쓰냐고요.
전 혼자 미치고 팔딱 뛸 거 같았습니다.
입장 바꿔서 이게 흥분 안할 일입니까?
남자친구가 그러더군요. 싫어도 안 볼수가 없다고.
이게 갑자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랍니까?? 안 볼 수 없다니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걔는 그렇다 치고 걔네 부모님하고 우리 부모님하고 친하기 때문에 가족모임이라도 열리면 참석 안할 수 없다고 말하는겁니다.
저 이 말에 너무 열받아서 파르르 떨었습니다.
그래서 니가 거기에 왜 참석을 하냐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가족 모임인데 너 같으면 안나가냐고 하는 겁니다.
전 안나간다고 했습니다. 저같으면 안나간다고.
그 여자 떄문이 아니라 그 여자의 부모님 때문에 가는거랍니다.
저는 무슨상관이냐고 그 부모님이 너랑 얼마나 각별한 사이길래 꼭 참석해야 한다고 하는거냐고
밥주냐고 아니면 니 인생에 영향을 미치시는 분들이냐고 막 그랬습니다.
저더러 그럽니다. 어른이 보자고 하는데 안 보냐고.
안본다고 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 여자 때문에 제가 이렇게까지 열받아 있는데 그 부모님하고의 가족모임에 참석하겠다는게 말이 됩니까?
물론 막상 닥친 모임도 아니고.. 내년이 될지 내 후년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 무조건 싫다고 했습니다. 무조건 기분 나쁘고 죽어도 싫다고.
너는 그 여자랑 어떻게 헤어졌든지간에 그 부모님 얼굴봐서 만날거냐고 그랬습니다.
저더러 그렇게 밖에 말 못하냐고 합니다.
세상을 어떻게 혼자사냐 합니다.
세상 혼자 못살거 어딨냐 했습니다.
나 혼자 살거라 했습니다. (혼자 못살거 없다 혼자 살거다.. 이건 열받아서 한 말입니다.)
굳이 제 속 뒤집어 놓은 그 옛 여자.. 앞으로 싫어도 안 볼 수 없다는 사이라는게 말이 됩니까??
저 너무 열받아서 파르르 떨었습니다.
그래서 그랬습니다.
어른들 만나뵙는거.. 사람의 도리고 그렇게 따지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는거 안다고.
하지만 이건 상황이 틀리지 않냐고.
니가 나랑 반대 입장이어도 너 그럴거냐고.
남자친구가 인터넷에 글 올려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는데.. 어느정도 진정이 된 지금.. 하루 지나서-_-;; 올리는 겁니다.
자고일어나니 조금은 괜찮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 화르륵 불타오르네요. -_-;;;;
좀 전에 남자친구 점심이라 전화 와서 "뭐해?" 이러길래 "글 올려" 그랬습니다.
"무슨 글?"
"니가 어제 올리라매"
마구 웃습니다. =ㅇ= "이제 좀 잊자 잊어. 어제 두시간동안이나 얘기했는데 똑같은 말 또 해? 잊고 싶다. 안간다고 했잖아. 결론이 중요한거 아냐?" 그러더이다.
그래서 저도 그랬습니다.
"생각하니까 다시 막 열받는데 어떻게 해? 결론도 무척 중요하지만 난 과정도 중요하다고. 내가 막 이러니까 안간다고 한거지 그래도 니 원래 생각은 변함없이 가는쪽이잖아.
너도 니 주변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그 여자애 얘기도 하고. 그래도 모두 죄다 니 말처럼 그 자리에 나가야 된다고 전부 다 그러면 내가 니 말도 조금은 인정해줄게."
"조.금.은.?^^"
"-_-;;;;;"
님들..
저 심각합니다.
얘기만 해도 화르륵 거립니다.
제가 오바하는 거 아니라고 믿고싶습니다.
멀쩡히 있는 제 남친 붙잡아달라고 새벽에 문자보내는 그 가시나.
열받습니다.
제가 상처 받는거 보다 그 가시나 상처 받을까봐
연락하지말란 말도 못했다는게 저 열받습니다.
보나마나 매정하지 못하고 아이 구슬리듯 말했을게 뻔해서 저 열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중에라도 제가 -혹은 저는 안가더라도 제 남자친구가 -
그 가시나랑 그 아무것도 모르신다는 부모님 봐야합니까??
(남자친구와 결혼 약속하는 사이)
미치지 않고서야 혼자 문자보내고 혼자 약속했다 생각하는게 말이 됩니까?
제가 막 이러니.. 남자친구도 나중엔 미쳤나부지! -_-; 그러더군요.
대놓고는 말도 못할것을.
남자들은 저 좋다는 여자 마다하기 아쉬운가봅니다.
흔들리지 않은건 믿지만..
처음부터 제 말을 듣고 여자친구가 싫어하니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그런 말 하니 누가 이럴줄 알았냐고 그럽니다.
여자친구가 싫어하니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문자 보내라니 그런 말을 어떻게 하냐고 그랬었거든요.. ㅠ_ㅠ
아 속상합니다.
여러분!!!
답변 부탁드릴게요.
말이 길었습니다만 요점은.. 상황이 저러저러한데
남자친구가 나중에라도 그 가시나네 가족모임에 참석을 해야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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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제 오늘 합쳐 처음 웃어봤습니다. ㅡ.ㅡ;;;;;;
사악한걸까요??
남친시켜 드디어!!!
그 가시나 싸이에다가 글 남기게 종용했습니다.
내용인즉슨,
- 메인 글 왜 그렇게 뒀는지.. ㅇㅇ가 쪽지 보냈다고 메인 글의 약속이 뭔지 궁금해한다고..
쪽지 확인하고 답장 보내달라고..
ㅇㅇ가 싫어하니까 앞으로는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일촌은 끊는다..-
이렇게 썼네요.. 제가 직접 확인했답니다. -_-;;;;
그런데 그 글을 다 쓰고 확인을 누르는걸 보고..
갑자기 입가에 미소가 번지데요. ㅡㅇㅡ 아........ 이게 무신 시츄에이션이랍니까..??
저 정도면 매정한 것 같고..
흡족하네요. =_=;;;;;;;;;;;
아하하하......
그 가시나에게 어떤식으로 쪽지가 오든 아니든 일단 제 남친 입장을 확고히 했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할랍니다.
남자친구가 갑자기 목소리가 확 바뀌었다고 그러네요. =ㅇ=;;;
대단하다고요.
그동안 리플 달아주신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제게 도움이 됐어요.. 너무 너무 속상해서 글 올렸는데 힘이 났습니다.
물론 남친 욕먹는거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내 얼굴에 침 뱉는거 같아 마음이 좀 그랬지만요.=_=;;;
고맙습니다.
이제 마음이 좀 풀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