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학2학년 겨울방학이 되기 얼마 전, 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답니다. 다른 과 학생회장이던 그를 보고 맘에 들어 제 친구에게 소개를 부탁해 만나게 되었죠. 그 남자에게선 제가 그 동안 만났던 남자들과 다른 뭔가 특별한 점이 느껴졌습니다. 남자답고, 매사에 신중하며 점잖은 모습이 너무나 믿음직스러웠던 거죠. 부족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남자친구지만, 저에겐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 이상한 여자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저의 고민이란 바로... 사귄지 벌써 5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손 한번 제대로 못 잡아봤다는 겁니다. 남들은 만난 지 하루만에도 진도가 척척 나간다는데, 우린 아직 첫 키스는 커녕~ 옷깃만 스쳐도 이 남자는 큰일 나는 줄 안다니까요. 제가 아무 생각 없이 팔짱이라도 끼면 무슨 처음 보는 여자인냥 획~ 팔을 빼버리고 죄인 쳐다보듯 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무안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제가 독수공방하는 과부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끼리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하루는 친한 친구들에게 저의 고민을 털어놓았죠. 그랬더니 ‘야~ 원래 남자들은 자기 여자친구 아껴주는 척 그러는 거야~‘ 그래도 이 남자는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런 게 어딨어~ 남자들은 다 똑같애~’ 그리고는 이 남자를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남자들이 그냥 보기만 해도 침 흘리는 섹시한 여자~ 그런 여자가 제 남자친구에게 접근하도록 한거죠. 은근히 스킨십을 유도하기도 하고 대놓고 유혹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저와 친구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그 섹시한 여자를 앞에 두고도 눈길 한번 안주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거죠. 한편으론 안심이 되었습니다. 내 남자가 아무 여자한테나 넘어가는 걸 좋다고 할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결국 문제는 해결이 안 되었다는 거죠~ 애타는 마음에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어?’ ‘혹시 오빠 무슨 문제 있어?’ ‘병원가서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되는거 아냐?’ 그랬더니 다짜고짜 화부터 내더라구요. ‘내가 미쳤니? 무슨 상담을 받으라는 거야?’ 그리고 화살은 다시 저에게 돌아왔죠. ‘난 니가 더 이해가 안된다~’ ‘넌 여자가 왜 그렇게 밝히니~!?’ 전 그렇게 졸지에 밝히는 여자가 되어 버렸던거죠. 제가 뭐 못할 소리 한건가요? 한 여자의 자존심을 그렇게 짓밟다니...
제가 정말 매력이 없다면 어떻게든 노력이라도 해봤겠죠. 하지만 이 남자의 문제는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남자친구의 후배들과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었죠. 물론 여자 후배들도 있었구요. 그 자리에서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전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여자 후배들과의 너무도 자연스러운 스킨십~!! 정말 이 남자... 내 남자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의 능숙한 터치와 다정다감한 말투~ 전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남자친구에게 화를 냈죠. ‘나랑은 손도 한번 잘 안잡으면서~?’ 그랬더니 이 남자... 대수롭지도 않게... ‘너랑 후배들이랑 어떻게 같니?’ ‘후배들이야 워낙 편한 사이니까...’ 그런 말도 안되는 대답이 어디 있습니까~! 도저히 말이 안 통할 것 같아 그냥 뛰쳐나와 버렸죠. 그리고 당분간 전화도 안 받고 있습니다. 전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이 남자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