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부 8막 : 복수자 #25~#26

J.B.G |2006.01.06 12:08
조회 65 |추천 0

#25

창원군의 사병들이 대로에서 참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적포청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그들은 당연히 암살자의 다음 대상이 창원군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그의 집에 무비, 선경과 자현룡을 비롯한 적포청의 군대가 겹겹이 에워싸고 암살자를 기다리기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도전장을 보내지 않는군요.”

“도전장?”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자 무비가 말했다.

 

“창원군은 장수가 아닙니다. 도전장이라니… 결투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 미란 군사를 해친 것처럼 급습할 것이라는 말입니까?”

“그것은 모르겠으나… 아무튼, 도전장이라든가 하는 것은 이번에는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 올지…”

 

그들은 며칠 째 창원군의 집에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그의 저택 주위를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는 창원군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버님! 드디어 결정을 하신 것입니까?”

“그래. 아직 무영이 신문 중이기 때문에 적포청의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니 적포청은 지휘관이 없는 셈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적포청은 황도를 방어하는 군대이기에 그 수가 5만이나 되지만, 그 많은 군사가 황도 내에 주둔할 수 없기에 대부분 황도의 밖에 주둔하고 있다. 비상시가 아니면 그들은 황도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성 내에 거주하는 2천여의 적포청 군사 가운데 1천여가 이곳에 묶여 있질 않으냐?”

“그런데, 그로 인해 아버님도 이 저택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내가 여기 있음으로 해서, 무비, 선경장군과 자현룡 장군도 이 저택에 묶여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들의 일로 내게 빚을 진 관계로 무린 마저 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얼마만 큰 기회이더냐?”

“과연, 그렇군요.”

“내일 자정에 결행한다는 것을 동지들에게 알리거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창원군에는 뜻 밖에 또 하나의 호재가 찾아왔다.

 

“아니? 금위군장이 내 집에는 어쩐 일인가? 더군다나 군대를 거느리고 나타나다니…”

 

사실 그 순간 창원군은 가슴이 내려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폐하께서 금위군에 친히 명하여 나리를 호위하라 하셨습니다.”

“그게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이 사실에 창원군은 쾌재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금위군 중에서도 그 주력이 궁을 비운 것이었다.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황도의 대로.

수랑은 지금 금위군의 옥사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텅 비다시피 한 황도의 시내를 걸으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순찰을 하는 적포청의 병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군…’

 

그날 밤.

은밀히 황도의 주변 도시에서 은거하던 반란군 병사들이 하나, 둘 천산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을 지휘하는 것은 창원군의 아들이었으며, 수 많은 제후들이 정예의 사병들을 거느리고 모여들고 있었다.

 

한편, 창원군은 자신의 저택에서 자객과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너희들이 해주어야 할 일이 있다.”

“하문 하시지요.”

“거사가 시작되어 저들이 모두 뛰쳐나가면 일이 다시 어려워진다. 그러니 거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아직 맹장들이 내 집에 있을 때 그들을 모두 주살해야겠다.”

“…!”

 

그렇게 거사가 급 물살을 타며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26

금위군의 옥사.

수랑은 지금 무영을 만나고 있었다. 그러나 연인을 만나러 온 그녀의 표정은 지난날보다 더욱 어두워 보였다.

 

“수랑. 어째서 여기에 또 발걸음을 한 거요?”

 

자신을 걱정하는 무영이 이 말에 갑자기 수랑은 전혀 무신경하게 대꾸했다.

 

“어찌 여기 이러고 계신 거죠?”

“네?”

 

자신을 크게 책망을 하는 듯한 그 심중을 헤아릴 수 없는 수랑의 이 물음에 무영은 크게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안색이 핏기 하나 없이 냉정해져 있음을 보고 무영도 어느새 얼굴이 굳어졌다.

 

“나로 인해 아버님께 무슨 변괴가 생긴 거요?”

“제상께서는 지금 창원군의 저택에 계세요.”

“…그렇겠죠. 모두 부족한 자식 때문이에요.”

 

수랑은 지금 무영의 말을 전혀 듣지도 않고 자신의 말만을 이었다.

 

“그곳에는 지금 1천의 적포청 군사가 겹겹이 진을 치고 있어요.”

“네?”

“또한… 무비, 선경장군과 자현룡 장군도 그곳에 있어요.”

“아니, 그분들까지 그곳에 왜? 더군다나 적포청의 군사들까지…”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얼마 전에 창원군의 사병들이 대로에서 주살되는 사건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창원군이 표적이란 말이요?”

“그것은 아직 아무도 몰라요.”

“편지는?”

“그것도 아직이에요.”

“…”

 

그녀의 말을 무영이 되짚는 사이에 수랑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오는 길에 보았는데… 창원군의 집 담 너머로 금위군의 깃발이 보였어요.”

“뭐요?”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

 

수랑의 이 말에 무영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크게 놀라면서도 무영은 여전히 수랑이 자신을 찾은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황족이 위험하다지만… 황제를 호위하는 부대가 그 임무를 떠나 있다니?”

“아마도 폐하의 배려인 듯 해요.”

“이런…”

 

침묵 속에서 지금 무영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수랑이 또 다시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황도는 무법지대에요.”

“무법지대라뇨?”

“적포청의 주력 병력은 도성 밖에 있고, 그나마 도성 안에 있는 병사의 대부분은 창원군의 집에 묶여 있으니 그러는 것이 아니겠어요? 성벽을 지키는 병사를 제외하면 순찰하는 병사조차 없어요.”

“그럴 리가? 성 밖에 주둔하고 있는 본대에서 부족한 병사를 불러들여 도성 안의 치안을 유지해야 할 것을…”

“잊으셨나요? 적포청의 수장은 아직 당신 이예요. 무비장군은 황도를 수호하는 적포청의 수장이 아니에요. 그로서는 적포청의 사정과 황도수비에 익숙하지 못한 거죠. 무엇보다 그는 지금 황도 수비보다는 암살자는 잡는 것이 그 주요 임무이고요. 맹장들은 모두 간절히 암살자를 만나기를 원하고 있어요. 제게는 자칫 경비가 삼엄해지면 역으로 암살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여 일부러 다른 곳의 경비를 소홀히 하는 듯 보여져요.”

“이런… 암살자보다는 황도의 안위가 더 중한 것을…”

“어찌하시겠어요?”

“어찌… 하다니요?”

“사안을 더 크게 보시지요.”

“수랑…?”

“지금은 미란 군사를 비롯한 전국시대의 맹장이며 지금까지 용의 제후들을 통제했던 유란, 함덕 장군은 물론이고, 이서기, 정찬우, 요적란 장군이 이미 사라지고 없어요. 그리고 무비, 선경, 자현룡을 비롯한 제상마저 창원군의 집에 묶여 있고요. 더 나나가 지금 궁에는 금위군의 주력이 없어요. 또한, 황도를 수비하는 임무를 맡은 무영장군! 그대는 이곳에 묶여 있지요.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나요?”

“…!”

 

이리 말하면서 수랑은 품에서 그에게 단검을 내어 주었다.

 

“수랑…”

“나는 이만 물러갈게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네요. 결정은 당신이 해요.”

 

수랑이 그렇게 물러가자 무영은 깊은 갈등에 빠져 들었다.

 

‘변란인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곳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 허나, 그것이 아니라면 나는 황제의 친국을 기다리는 자가 탈옥했다 하여 참수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어찌한다…’

 

그렇게 때는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이윽고, 날이 밝자 도성이 크게 소란스러워졌다. 그것은 무영의 탈옥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 일로 황제의 명으로 일대의 금위군이 제상의 집을 급습했고, 집사는 지금 이 소식을 들고 창원군의 저택에 있는 무린을 찾았다.

 

“나리!”

“아니? 자네가 이곳에 무슨 일인가?”

“지금 저택에 금위군이 들이닥쳤습니다.”

“금위군? 아니 금위군이 내 집에 무슨 일로?”

“나리…”

“어허, 이사람 참으로 답답하구먼.”

“나리… 무영장군이 금위군 옥사에서 탈옥했다 합니다.”

“뭣이?”

 

집사의 이 고변을 들은 무린은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장수들도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그것이 틀림없는 사실인가?”

 

무비가 이리 묻자 집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폐하께 대노 하시어 포박에 응하지 않으면 참 하라 하셨다 합니다.”

“이럴수가…”

 

바로 그때, 창원군의 집에 금위군의 한 장수가 들어섰다.

 

“제상…”

“장군…”

“폐하의 어명입니다. 별도의 명이 있기 전까지 제상께서는 자택에 위폐 되셨습니다.”

 

무린은 이미 앞이 캄캄해 졌다.

 

‘이럴수가… 영아…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해서 제상은 자신의 저택에 위폐 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으며, 그의 집은 적포청의 병사들이 포위했다. 그리고 이미 일대의 금위군이 도성에서 무영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