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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 사랑..

그림자 |2006.03.05 22:20
조회 318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6살이 되는 여인입니다. 저에게는 사귄지 3년된 남자 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는 평소 둘만 있을 땐 잘해주는 편입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자상한 편이지요.

그런데 남자친구에게 이상한 면이 하나 있어요.

친구들한테 저를 소개시켜주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정식으로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 한 적도, 저를 소개시켜준적도 없습니다.

3년동안 단 한 번도요.

 

사귄기 시작한 해.

한 번은 남자친구 학교에서 동문 카니발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회비는 1인분만 내는데 여자친구 데려오는 사람도 있다고 혼자가기에는 돈 아깝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먼저 "나도 갈까?"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 하더니 썩 좋아하는 거 같진 않았어요.

전 혼자 속으로 '쑥스러워서 그런가?..' 생각했습니다.

카니발에 가니 거의 다 커플이더라구요.

도착하자마자 남자친구는 뭐가 그리 바쁜지 저 혼자 테이블에 앉혀두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소개 안 시켜주는데 제가 먼저 나설 순 없어서 혼자 자리에 우둑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마음이 좀 상했지요. 주변에서는 여자친구를 에스코트해주며 사람들에게 서로 소개시켜주더라구요. 저 혼자 구석에 앉아있으니, 보다 못한 남자친구 후배들이 "형, 여자친구 좀 챙기세요" 하더군요. 카니발 다녀 온 이후로는 전 그저, 남자친구와 제가 아직 많이 안 친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귄지 2년이 되는 해.

남자친구가 자신이 속해 있는 스터디 모임에서 '나'을 주제로 영어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기로 한다기에 USB가 있는 저한테 USB를 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빌려주고 며칠이 지나서 저도 필요한 사정이 있어 다시 돌려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제 파일을 저장하기 위해 USB를 열었는데, 스터디 팀원들이 만든 영어 프리젠테이션이 들어있더라구요. 일부러 보려고 한건 아닌데, 꼭 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는 거 같아서 팀원들 프리젠테이션을 봤습니다. 팀원들은 자신의 꿈, 미래, 이루려는 것들, 가족, 여자친구 소개를 하더라구요. 마지막에 남자친구 파일을 열어보았습니다. 제 남자 친구도 꿈, 미래, 가족들을 소개하는데.. 제 소개는 안 하더군요.

이유가 무얼까 생각만하고 말았습니다.

 

사귄지 3년 되는 올해.

오늘 저희 학교 앞에서 남자친구와 커피를 마셨습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커피숍에 남자친구의 친구가 들어와서는 남자친구한테 반갑게 인사를 건내는 겁니다. 남자친구의 친구가 "어? 여긴 왠일이야?" (참고로 제가 여대를 다닙니다)라고 물으니 남자친구가 대답하더라구요.

"어.. 그냥.. 친구 만나러.." 

먼 발치에서 그 말을 들으니 좀 섭섭했습니다.

3년이나 사귄 여자친구를 떳떳하게 소개시켜 주지 못할 이유가 무얼까요? 저도 이번엔 이유를 물으니 그냥 순간 긴장했다고 하더라구요.

'인사해. 이쪽은 내 여자친구야.' 이 말이 그렇게 힘든건가요?

3년동안 겪어보니 남자친구는 제가 많이 창피한가 봅니다.

계속 이렇게 벽장 속에서 둘만의 만남을 지속해야 하나요? 사실 많이 답답합니다.

제가 오바해서 생각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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