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찍 들어온(이 양반이 뭐가 씌었나보다.) 남편과 나란히 컴 앞에 앉았다. 컴은 하나지만 책상과 의자는 두개니까... 남편은 편하게 옆에서 구경하고 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었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헬파이어를 하기 시작했다(난 스타보다 이게 더 좋다. 스타는 능력이 안돼거든...).
한참 신나게 악마들을 죽이고 있는데 옆에서 졸던 남편의 팔이 날, 날, 날 건드렸다. 한참 중요한 순간에.... 결국 나의 Silver Star(내 캐릭터)는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불상한 내딸 ...T_T 팔 좀 건드렸다고 디아블로에서 주인공이 왜 죽냐고? 모르는 소리!
'어라 이 남자가? 겁을 상실했군! 날 건들다니!'라는 남편에 대한 감탄과 존경의 눈길로 한눈팔다가 죽은 거다.
나의 고혹적인 눈길을 느꼈는지, 아니면 자장가처럼 흐르던 헬파이어의 선율이 갑자기 그쳐서인지 남편은 눈을 뜨고 날 봤다.
"와,와 그라노?"
난 최대한 연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이게 더 위험하다).
"자기가 나 때렸잖아! 으허엉!"
남편은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기 시작했다.
"그, 그랜나? 내는 죽어야 한데이! 내는 죽어야 한데이!"
난 너무나 놀라고 당황했다. 이게 아닌데....
"자기야! 그러지마, 왜그래? 그러지마! 안돼! 아프잖아!"
남편은 머리를 쥐어박던 것을 멈췄다.
"내가 때릴께!"
푸악%^&*%#
난 정말 너무 착한 아내다. 남편의 주먹이 아플까봐 나의 연약한 주먹을 희생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