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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명품족 "끼니는 컵라면"

임정익 |2002.08.26 09:35
조회 428 |추천 0

‘열쇠고리는 프라다. 끼니는 컵라면 ’

10∼20대 사이에서 명품 열기가 뜨겁다. 이들은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명품을 즐기는 전통적인 의미의 명품족과는 달리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갖고 싶은 명품은 꼭 쟁취하고야 마는 이른바 ‘짬뽕 소비족’이다.

올해 대학 1학년인 김 모 양(19)은 200만 원 짜리 페라가모 핸드백을 사기 위해 올 여름방학 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점심은 컵라면으로 대충 해결하고 교통 수단은 반드시 지하철을 이용한다.

기성세대에게는 등록금 마련이 아닌, 명품 구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지만 그래도 김 양은 양호한 편. 요즘 단란주점, 룸살롱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명품 구입을 위해 호스티스로 나선 젊은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명품 쇼핑을 위해 홍콩 등으로 원정을 나가는 젊은이들도 흔하다.

서울 시내 백화점 명품 매장 판매원들에 따르면 최근 젊은 층의 명품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예전에도 부모와 동반하는 고객들이 가끔 있었지만 요즘엔 친구들끼리 와서 구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 이들이 즐겨 찾는 품목은 지갑 열쇠고리 시계 등 패션 소품들이지만 가격은 웬만한 국산 정장 한 벌을 능가한다.

신동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잡화팀 주임은 “명품 정장이나 보석류는 보통 200만 원 이상이지만 지갑 신발 등 소품은 30만∼50만 원대로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명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의 수요가 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명품 열기에 편승, 가짜 명품도 넘쳐 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앞이나 명동 등에서는 ‘카피’ 전문점이 성업 중이며 이태원 등지에서는 호텔 출입 여성들을 대상으로 가짜 명품 판촉이 성행하고 있다.

‘짝퉁’으로도 불리는 이들 가짜 제품은 진품과의 유사성 정도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데 진품과 유사한 제품은 오리지널의 반값을 호가하기도 한다. 대다수 구매자들은 가짜라는 걸 알지만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에 카피 제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세대들의 명품 구입에도 합리적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용돈으로 살 수 없는 값비싼 아이템을 가지고 싶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교환과 중고품 매매를 이용한다. 또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보세와 명품을 적절히 조화시켜 내는 ‘믹스 앤 매치’(Mix & Match) 전략을 구사한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무차별적인 마케팅과 과시욕으로 젊은 층의 명품 수요가 열기를 더 하고 있으나 이들이 패션과 사회에 눈뜨게 되면 점차 합리적인 소비가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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