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2-40화> 그림 좋은데?

바다의기억 |2006.04.04 18:42
조회 14,054 |추천 0

4월 8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공대사까페 정모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바다의기억 공식 자작 팬까페 cafe.daum.net/enlovestory

(제가 만들었고 제가 주인장입니다)

 

끄적 끄적 게시판을 참조해 주세요.

 

====================== 안 쪽팔리냐? ======= 응. =======================

 

김군의 성공적인 소개팅을 위해 뭉친


김군Love박군 프로젝트 팀.


활동 중 발생한 의외의 수입으로 인해


그간의 결손액 보충을 넘어


추가수입을 달성한다는 쪽으로 목표를 변경하면서


안군은 레스토랑 일일 아르바이트로 빠져나가고


남은 인원 6명.



민아 - 정말 저래도 되요?


연출 - 괜찮아, 원래 안군의 임무는 거기까지였어.



안군의 연주 서비스에서 오는 팁 중


40%는 가게에 환원하고


60%는 일당 대신 받는 조건으로


안군을 레스토랑에 넘기고 온 연출.


물론, 이 과정에서 안군의 의사는 묻지 않았다.


나야 안군이 없는 쪽이 속 편하니 상관없지만..


최근 그가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식당에서의 첫 대면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영화관으로 이동했다.


자고로 데이트 땐 만만한 게 영화라고


이들도 그 표준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이곳에서도


연출이 준비한 이벤트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양 - 어느 영화 볼까요?


김군

- =내 친구는 배신쟁이= 어때요?


마지막 반전이 예술이라고 하던데요.



박양 - 음.... 전 왠지 벌써 범인을 알 것 같은데요.


김군

- 그럼 =파리날리=는 어때요?


파리만 날리는 식당들의


눈물겨운 리모델링을 그린 영화라던데...



박양

- 그쪽이 더 재밌을 것 같네요.


전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성공하고 마는....



두 사람이 볼 영화를 결정하자마자


연출과 김양이 기다렸다는 듯 그들에게 접근했다.



연출 - 저... 혹시 두 분 파리날리 보러 오셨나요?


김군 - 예? 아.... 그럴 생각인데요.


연출

- 이거 이제 곧 시작하는 영화표인데요,


저희가 급한 일이 있어서 못 보고 가게 됐는데


시간이 다 돼서 환불이 안 된다고 하네요.


두 분이 보시겠어요? 자리도 좋은 자린데.



김군

- 아..... 예, 그럼 저희야 좋죠. 기다리는 줄도 긴데...


얼마나 드리면 되죠?



연출

- 아녜요, 어차피 못 쓰게 된 걸요.


그냥 드릴게요, 재미있게 보세요.



박양 - 어머나.



곧 연출이 잰걸음으로 사라진 후


김군은 연출로부터 받은 표를 슬쩍 흔들며


박양에게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를 날렸다.



김군

- 이거 오늘 운이 너무 좋은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박양이 저한텐


행운의 여신 같은 존재인가 봐요.



박양 - 그래요?


김군 - 예. 어쩐지 이런 게 인연 같다는 느낌이네요.



인연이라는 한 마디에 은근히 뺨이 붉어지는 박양.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 중 몇몇은


우리가 한 여자의 인생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범죄의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곧 인파 속으로 사라졌던 김양과 연출이


부원들이 숨어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연출

- 좋아, 살 땐 7000원 주고 샀으니까


14000원에 샀다고 적으면 차액이 7000원....


이제 때울 건 3천 원 밖에 안 남은 건가.



민아 - 어머, 어떻게 사셨는데요?


연출

- 금요일에 삐까뻔쩍 카드로 결재하면 50% 할인이거든.


그 때 바로 예매 해뒀지~.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강렬한 의문점은


어떻게 연출이 두 사람이 볼 영화를


미리 캐치해 표를 구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기억 - 그런데 두 사람이 파리날리를 볼 지 어떻게 아셨어요?


연출

- 어차피 지금 최고 흥행 영화는


배신쟁이하고 파리날리니까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지.



결국 확률적인 문제였던 건가.


하지만 그렇다 쳐도 결국 볼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 뿐.


우리 손엔 아직도 두 장의 영화표가 남아있다는 소리다.



기억 - 그럼 남는 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연출 - 우선 지금 전광판을 보려무나, 기억아.


기억 - 둘 다 매진이네요.


연출 - 당연하지, 현재 최고 흥행영화에 황금 시간대니까.



그렇게 말을 마친 연출은


홀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남 - 어... 매진이네, 다음 시간이 언제지?


여 - 이거 두 시간도 넘는 거잖아. 어떡해?


남 - 아.... 배신쟁이 내 친구 꼭 보고 싶었는데.



매진 표시가 뜬 전광판을 보며


애타게 발을 구르고 있는 연인의 등 뒤로 다가간 연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살피던 그는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짧게 끊어 말했다.



연출 - 암표 있어요.



구입 가격 2장에 7천원,


암표 판매 가격 1만 7천원.


프로젝트팀의 예산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순간이었다.



김군과 박양이 영화를 보러 들어간 후


우린 뒤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가를 찾았다.



연출 - 이제 비는 돈도 다 채웠으니 당당하게 먹자!


민아 - 아.... 저는.... 입맛이 없어서...


김양 - 나도 속이 영....


연출 - 응? 왜들 그래?


어깨 - .... 아 진짜 밥 먹으려니까 계속 생각나네.


덩치 - 생각 할 때마다 뱃살이 막 몸속으로 스미는 것 같아.



오후 4시. 다들 배고픔 느낄 법한 시간이었지만


김군의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와


혓바닥이 720도씩 촥촥 돌아가 감기는 멘트에


팀원들은 이미 식욕을 상실한 후였다.


결국 우린 2시간짜리 영화가 다 끝날 때 까지


근처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저녁 무렵 영화관을 나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함께한 두 사람은


한강 주변을 산책하며 오붓한 분위기를 과시했다.



김군 - 영화 정말 재미있었죠?


박양

- 예, 특히 늘 반항하던 가게 아들이


=이 간판만은 바꿀 수 없어요!=


라고 소리치는 그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김군 - 저도요. 솔직히 눈물이 찔끔 나던데요.



겨울이라 해는 짧았고


주변은 가로등 불빛만 드문드문 빛나며


길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풀밭이 있던 자리에 히끗히끗 남아


겨울 특유의 빛을 내는 눈 더미들은


여름 초원의 귀뚜라미 소리처럼 주변을 감싸며


낭만적인 정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예정된 마지막 이벤트.



덩치 - ..... 그런데 이거 꼭 해야 돼요?


어깨

- 지금도 분위기 충분히 좋은데....


박군도 이거 하지 말자고 했었잖아요. 위험하다고.



연출 - 어허, 말들이 많다.



기억, 덩치, 어깨로 이루어진 불량집단이


=그림 좋은데?= 라며 시비를 걸다


김군의 손에 무참히 쓰러진다는


70년대 판타지 영화 같은 각본에


출격을 앞둔 일당의 마음이 불안해 졌다.



기억

- .... 제가 생각해도 좀 억지스러운데요.


자칫하면 지금까지 짜고 해온 게


다 뽀록날지도 모르고....



연출

- 그래서 소품이랑 다 준비 했잖아. 마스크, 장갑, 껌!


이보다 더 완벽한 연출이 어디 있어?



필요 이상으로 이 이벤트에 집착하는 것 같은 연출의 반응에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앞섰지만


엄연히 팀의 리더가 그인 이상


별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연출 - 먼저 한 대씩 까고, 김군이 반격하면 쓰러져. 알았지?



이로써 액션 지도는 끝.


아마 김군이 들은 말도 이와 비슷한 레벨이리라.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극 연습 때 썼던 가짜 각목을 꺼내들고


나름대로 구르는 연습을 좀 해본 우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껌을 씹으며


김군 일행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접근했다.



기억 - 어유~ 그림 좋은데?


어깨 - 날도 추운 데 참 뜨겁수다?


덩치 - .... 오늘 별로 안 추운데.


어깨 - 칵 씨... 이게 꼭 끼어들어도....


덩치 - 아 왜 그래.... 맞는 말이잖아.



시작부터 뭔가 크게 휘청거리는 작전.


하지만 의외의 상황에 부딪힌 박양에게


어색함을 눈치챌만한 여유까진 없는 듯 했다.



김군 - 뭐, 뭐야 너희들.


어깨 - 어쭈~ 이게 여자 앞이라고 무게 잡네?


기억 - 빠따 한 번 야무지게 맞아야 쓰겠냐?


어깨 - 언니 이런 놈은 제쳐두고 우리랑 놀지? 백반 사줄게~.


덩치 - 어? 왜 언니야? 누나가 아니고?


어깨 - 아 이 새끼가 아까부터....



덩치의 거듭된 삽질에 심히 어정쩡해진 분위기.


완벽하게 끊어져버린 흐름으로 인해


누구도 뭐라 말을 꺼내기 힘든 애매한 대치상황이 지속되던 중


김군이 난데없는 기합을 지르며 어깨를 향해 달려들었다.



김군 - 이야아아앗!


어깨 - 음?!



갑작스러운 김군의 돌격에 긴장한 어깨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각목을 휘둘렀다.


전혀 준비가 안 돼있던 자세에서 어설프게 뻗은 공격은


그것이 실제 몽둥이였다고 해도


크게 아프지 않을 만큼 부실한 것이었지만....



=뻑. 털썩.=



각목에 스치듯 맞은 김군은


그동안의 지독한 반복학습의 결과로


힘없이 바닥에 뻗어 버렸다.



김군 - ... 씨X.



뒤늦게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김군은


짧은 욕설을 뱉으며 상황을 살폈지만 이미 엎어진 물.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깨 - 야! 패!


덩치 - 이야아아아!!


김군 - 크억?! 으악!



맞고 쓰러진 사람이 벌떡 일어나 반격하길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던 우린


어쩔 수 없이 쓰러진 김군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김군은 전혀 녹슬지 않은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상황을 더욱 최악으로 몰아붙였다.



어깨 - 커헉?!



그 순간, 김군의 비명 소리 사이로 들려온


어깨의 짧은 단말마.


흠칫 놀라 옆을 돌아본 순간


어깨는 이미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기억 - ?!?!


박양 - X 새끼들아!! 다 덤벼!!



그리고 그 뒤엔......


두 주먹을 불끈 쥔 박양이 서 있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