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오리알이 듬뿍 들어간 칭의 ‘송화단죽 ’./이덕훈기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들은 부담없는 죽 한 그릇으로 소화 불량에서 해방될 기회를 얻는다. 강남의 사무실 밀집 지역에 숨어 있는 맛있는 죽 집들을 찾았다.
칭(02-561-5551)은 콘지(congee)라 불리는 홍콩식 죽을 전문으로 하는 깔끔하고 캐주얼한 중식당이다. 한국식보다 쌀을 더 곱게 갈아서인지 훌훌 넘어 가는 게 미음에 더 가깝다. 흰죽에서 상어 지느러미죽까지, 4000원부터 2만5000원까지 있다. 흰 죽에 양상추와 파 채친 것, 땅콩을 넣어 먹는 야채죽(6000원)은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야채를 넣고 푹 익힌 보통 야채죽과 다르다. 오리 알의 고소한 노른자와 쫄깃한 흰자가 듬뿍 들어간 송화단죽(7000원), 샥스핀과 청경채를 부어 먹는 샥스핀죽(2만5000원) 모두 다채롭다.
작고 소박한 식당인 미가 죽 집(02-512-3469)은 서너 개의 죽과 가정식 백반 만으로 손님들을 끈다. 종류와 재료에 상관없이 모두 7000원. 전복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곱게 간 전복죽은 계란과 김 가루의 맛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간을 잘 맞춰 쑤었고, 밥알이 씹혀 포만감이 도는 버섯굴죽은 김가루, 깨소금, 다진 파, 계란의 고명이 버섯과 조화를 이루지만 굴 향이 너무 약한 것이 아쉽다.
다화 죽 집(02-508-3785)은 정말 죽 집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한 쪽엔 병풍을 둘렀고 통창을 통해 밝은 빛이 들어와, 옛날 다방 같은 아늑한 느낌을 준다. 굵직하게 썬 전복이 ‘헤엄치는’ 전복죽(1만원)은 농도나 밑간 모두 적당하지만 참기름이 지나치다. 버섯굴죽(8000원)은 부추와 쑥갓이 향을 더해 시원스러움이 묻어나며, 정갈하게 담아내는 젓갈·장아찌·장조림 같은 밑반찬과 잘 어울리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쓰는 식당의 정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왠일인지 소두부죽(8000원)은 양념을 안한 소고기를 넣은 것인지, 아니면 소고기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인지, 냄새가 심했다. (강지영·앤디새먼·부부음식평론가)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