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팥이 들어가 부드럽고 고소한 세울목의 한방 닭백숙.
충북 진천에서 유명 장소를 대라면 이월 저수지와 청용 컨트리 클럽을 말한다. 운동을 하고 나면 으례 배가 고파지는 법인지, 골프 매니아들 사이에선 맛집 교환 정보가 익숙하다. 근처 식당들에 적어도 한두 번씩은 가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맛집 리스트가 차곡차곡 쌓여 간다.
골프를 즐기러 오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식당 세울목(043-536-8419)도 그 중 하나다. 한적한 곳에 위치한 대부분의 식당들이 그렇듯 세울목 역시 메뉴들이 뻔하다. 닭과 오리, 민물 고기인 빠가사리 매운탕과 아구가 주 메뉴다.
사람들이 입 모아 강력 추천하는 음식은 바로 한방 백숙 산 토종닭(3만원). 일반 한방 닭 백숙과는 차별화된 독특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오리나 닭 뼈를 넣고 팥과 함께 푹 삶아 속을 보하기 위해 먹는 중국의 육골즙과 흡사하다. 닭 내장, 닭 발등 닭의 머리 부분을 제외하곤 모두 큼직하게 조각을 내 통으로 넣은 오가피 뿌리와 함께 끓여 나온다. 보통의 한방 닭 백숙만큼 향이 진하지 않아 닭의 고소함이 더욱 잘 느껴지며 숭숭 썬 파로 인해 개운하다. 팥이 들어가서인지 불에서 계속 끓이는 동안 국물이 걸죽해지고 닭 고기 살도 점점 더 부드러워진다.
백숙을 먹게 되면 항상 딸려 나오는 닭 죽은 커다란 뚝배기에 한 가득 담겨 상 위에 올라오는데 언뜻 보면 팥죽과 혼동이 된다. 그러나 이내 여느 팥죽과는 다름을 알게 된다. 닭 육수에 끓인 팥죽에는 내장도 고스란히 들어가 있고 은행이며 밤, 대추도 그 맛이 다 살아 있다. 잘 익은 열무 김치를 곁들이면 두세 공기가 뚝딱 뱃속으로 사라진다.
남자 어른 셋이 먹어도 실컷 배를 불릴 수 있는 양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뛰어나다. 근처에 암을 예방해 준다는 야생 오가피가 많아 요리에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손님들로부터 반응이 좋단다. 주인은 식사를 끝내고 나가는 손님에게 입가심으로 오가피 잎을 따줄 정도로 음식을 통한 건강 유지법에 자긍심이 강하다. 여름에는 보양식으로, 겨울에는 추위를 달랠 수 있는 전천후 음식임에 틀림없다.
( 강지영·앤디셔먼·부부음식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