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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입은 꼬마 모피족

임정익 |2002.11.28 14:01
조회 2,159 |추천 0

 


‘아이를 위한 밍크코트?’

최근 동물보호를 위해 모피옷을 추방하자는 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오히려 아이에게 고가의 모피코트를 사주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돼 눈총을 사고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김재명씨(33·가명)는 네 살된 딸을 위해 자신과 같은 디자인의 밍크 코트를 주문제작했다. 김씨는 “혼자만 입기는 미안하고,또 세트로 맞추면 예쁠 것 같아서 딸아이가 입을 밍크코트도 함께 구입했다”며 “밍크코트가 고가이기는 하지만 자식을 위한 일인데 그 정도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내 아이는 특별하다”고 외치는 일부 부유층 부모들의 ‘귀족 육아’ 바람이 300만원짜리 아기용 밍크코트까지 만들어 냈다. 밍크코트는 원피에 따라서 가격대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3∼4세 어린이가 입는 롱코트의 경우 300만원은 줘야 한다. 그보다 길이가 짧은 망토는 150∼200만원 정도다. 블랙그라마 암컷으로 만든 망토의 경우는 250만원이 넘는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에게 모피코트를 사주기위해 매장을 찾는다기보다는,자신이 입을 코트를 구입하러 왔다가 아이도 한 벌 장만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기용 밍크코트는 기성품이 아니고 일부 모피업체에서 주문제작으로만 판매하기 때문. 예를 들어 750만원짜리 모피코트를 구입하면서,어린이용 모피코트도 함께 주문해 1,000만원에 맞춰달라는 식이다. 유행이 지난 성인용 모피코트를 고쳐서 아기용으로 만들어주기도 하는데,리폼비용도 만만치않아 50∼100만원선이다. 일부 부유층 부모들의 ‘귀족 육아’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베이비 디올’ ‘구치 베이비 컬렉션’ ‘영 베르사체’ 등 해외 수입 명품의 베이비·주니어 브랜드가 국내에 정식 수입되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고,자녀에게 50만원대 골프웨어를 사주는 등 “아이도 자신이 누리는 것과 똑같이 즐기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피코트는 아무리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고 해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잔털이 먼지처럼 떠다니기 때문에 면역성이 약한 어린아이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밍크도 개나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털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기 때문에 모피코트의 경우 1년 밖에 못입고,망토도 길어야 2년 이상은 입을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정기적으로 리폼을 해줘야하는데,연령에 따라서 어깨선이나 길이를 조금씩 고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주부 엄건희씨(57)는 “밍크코트는 보온성이 뛰어난 좋은 옷이긴 하지만 1년 동안 입히자고 아이에게 수백만원을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려서부터 명품과 고가의류만 입던 아이들이 커서도 그런 것에 익숙할 것은 뻔한 일”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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