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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주제로 한 다섯 번의 흔들림~~~時 황동규~~~

가을남자 |2002.12.28 23:52
조회 90 |추천 0

돌을 주제로 한 다섯 번의 흔들림

詩  황 동 규

 작은 돌

큰 돌이 작은 돌을 쳐서 부서뜨리는 것을 보았습니까. 마음 흔들린 돌들이 머뭇대며 눈길을 돌리는 것을 보았습니까. 뜨겁고 아픈 빛 사라지고 등들을 보이며 모두 함께 식어가는 저녁 무렵, 돌 하나가 스스로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습니까. 물 가장자리에선 새들이 황망히 날고 길들은 문득 얽혔다 풀어지고 다음엔 틀림없이 밤이 되는 그런 시각에 아무 곳에도 매달리지 않고 돌 하나가 남몰래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습니까.

항상 더불어

이렇게 울지 않는 놈들은 처음 본다. 면상에 완전히 긴 금 간 놈도 울지 않는다. 묵묵히 묵묵히 서 있을 뿐. 한낮의 햇볕 갑자기 타오르며 움직이던 그림자들 문득 정지하고 서로 마주 보며 살던 무리들 수레에 포개져 끌려갈 때도 이들은 묵묵히 서 있다. 누군가 땀 흘리며 얼굴을 지운다. 먼저 입과 코가 지워지고 눈이 지워지고 기억의 가장자리 표정이 지워지고 드디어 <너>도 <나>도 지워진다.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라. 어느샌가 <우리>만 남아, 아 항상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할.

이것이 당신의

이것은 당신의 머립니까

돌려드릴까요

당신의 목에.

이것은 당신의 한짝 손

돌려드리지요

당신의 떨리는 다른 손에.

이것은 당신의 귀군요

다른 귀는 ,

들립니까 들립니까.

잘 안 보이는 이것은,

당신 게 아니라고요

가만 있자 가만 , 그렇지

이건 제 입술이군요.

뒤에서 누가

뒤에서 누가 떨고 있는지 볼 필요 없어요.누가 손가락을 들어 다른 돌에게 넌지시 그대를 가리키고 있는지. 그대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지. 깨질 땐 정면으로 깨져요. 손가락 하나 발바닥 하나 남기지 말아요. 손금 이어지는 자리도 버려요. 지문이 있으면 지문마저 풀어버려요. 바람이 다시 방향을 바꿉니다. 바람이 바뀌어도 돌아보지 말아요. 그대의 깨진 조각들이 다시 깨질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들이 밟고 있는 풀의 무늬들 너무 선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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