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내 주변에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중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다...
아줌마, 아저씨도 있고... 언니, 오빠의 호칭도 있고...
나보다 어린 녀석들도 있고...
그냥 이름으로 불리는 녀석들도 있다.
그 중에는 연애를 하는 사람들도 물론 끼여있게 마련이다.
그래, 세상 사는게 다 그런거니까...
그리고... 그 연애하던 사람들 중에는 헤어지는 사람도 꼭 있다.
바로 이 경우가 골치아프다.
본인은 엄청나게 술이 약해서 입에 댔다간 바로 필름 끊기는
말도 안되는 주량을 갖고 있는데 실연당하거나 지가 찼거나...
암튼 간에 헤어진 인간들은 꼭 우울한 목소리로 전화해서 술을
사게 만든다. <- 이건 쫌 악질에 속한다. 양심 있는 녀석들은
미리 술집에 가서 혼자 술 마시고 있다고 전화한다.
-_-+ 인간들아... 나 이제 백수란 말야~~!!!
한 놈이... 또 실연당했다...
이런 일도 처음 한 두번이 힘들지 이제는 이력이 나서 가볍게 한숨 쉬고...
"어디서 볼까? 야, 거긴 안주가 좀 박한데... 응, 그냥 거기 가자."
정도로도 약속장소를 정하는 대화가 가능해진다...;;
어쨌건... 이 녀석은 상태가 좀 많이 안좋아서...
호프에서 1차, 술을 사들고 다시 잔디밭으로 이동 2차가 있었다...;;
물론 내 손에는 음료수 병이 들려있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인간들 상대 할 때의 쌓이 노하우라면...
보자 마자 "왜 그랬어? 왜 헤어졌는데? 무슨 일 있었어?"
따윈 물으면 안된다는 거다. 잘 대답도 안해주고...
-_-;; 이제는 거의 비슷비슷해서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그럴 땐 자기 하는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다.
고수라면 거기다 기왕이면 주변으로 빨리 돌아오게끔
일상의 편안한 이야기로 대화해 주는게 좋다는 걸 알고 있다.
-_-V 물론 나는 고수다.
이 녀석도 그걸 알고 있는지 편하게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서서히 술이 오르기 시작해서 날 불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친구: 현숙아...
사과: 엉... 말해...
친구: 현숙아...
사과: 말하라니까~
친구: 아, 미안... 그 애 이름도 현숙이야...
사과: (속으로는 불타오르는 살의를 억누르며...)
아, 그래...?;;
친구: 미안하다...
사과: (혼잣말이라고 생각하고 씹고 있음)
친구: 미안하다니까~!
사과: (역시 씹고 있음)
친구: (내 얼굴 바로 밑으로 고갤 들이밀고)
야, 삐졌냐?
사과: (술에 벌개진 친구 얼굴에 놀라)
이넘이 얼굴을 어따 들이밀어~!
!
친구: (T_T@) 글타고 때리니...?
잠시 뒤에... 친구는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친구: 웅얼웅얼...
사과: (조용히 들어주고 있었다)
친구: 웅얼웅얼...
사과: (슬슬 그 소리가 신경이 쓰인다)
친구: 웅얼웅얼...
사과: (좀 알아들어보려고 예민해진다)
친구: 웅얼웅얼...
사과: (안 들려서 열 받았다)
친구: 웅얼웅얼...
사과: 들리게 말해~!
!
이번에 맞은 건 좀 아팠는지 잠시 정신을 못 차리다
술을 쥐어주니까 정신이 드는지 한 모금 마셨다...;;
사과: 뭐야, 말해봐.
친구: 아니다... 너한테 이런 말 어떻게 하니...
사과: 니 그 푸념 들어주려고 있는 '친구'란 직함을 가진
인간이니까 말하라고.
친구: ... 나 그애 사랑했어...
사과: (-_-;; 괜히 말 시켰다고 후회 중이다)
친구: 진짜... 많이 사랑했는데...
사과: (그만 하라고 말할까 고민한다)
친구: 사랑했어...
사과: (아직 망설이는 중이다)
친구: 사랑해...
사과: (조금만 더 참으면 그만 둘 것 같다)
친구: 사랑해... 현숙아...
사과: (-_-+ 한계다...)
나는 조용히 녀석에게 건배를 청했고... 거기서 녀석의
닭살스런 대사는 끊겼다...;; 우어~~ -O-;;
친구: 미안하다...
사과: 됐어... 만약 사랑하지도 않았는데 사귄거면
너 나쁜 놈인거야.
친구: 그런데... 그 애는 이제 나 안 사랑한대...
사과: 사귀는 동안은 너 사랑한 거잖아.
마찬가지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너랑 사귀면
그 여자도 나쁜거야. 좋게 생각해...
친구: 그런걸까...?
사과: 응...;;
그러나 속으론 켕겼다... 연애를 해봤어야 알지~~!!!
사과: 있잖아...
친구: 응?
사과: 그 사람... 어떤 사람이었는데...?
물론 이건 물으면 안되는 사항이다...
물어보면 안되는 거였는데...
친구는 가만히 생각하는 듯 하다가 입을 열었다.
친구: 그 애는... 그냥... 꽃 같았어...
그 말 외에 더 필요한 말이 있었을까...
꽃이라서 사랑했다는데 그 말 외에 더 필요한 말이 있었을까...
친구 녀석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아가씨라서
사랑했다는데 그 말 외에 더 필요한 말이 있었을까...
문득... 친구가 많이 불쌍해서...
그리고 그 아가씨도 너무 안되서...
두 사람의 끝나버린 사랑이 안타까워서...
져버린 꽃이 가련해서...
눈물이 나는 걸 무릎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친구의 등을 쓸어주었다...
문득... 길가에 피어있는 꽃이나...
꽃을 들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저 꽃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나도 꽃이 되었으면...
꽃이 된다면 붉디 붉고 붉은 한 송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