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들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 사이를
걷고 싶다.
내 아픈 모든 병들을
놓아 주고
지끈지끈 아파오는
두통 속에서도
혼자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 또한 돌려주어야 겠지
더 이상 돌려줄 것 없는
빈털털이가 되어
그 앙상한 나무 사이를
걷자.
그 거리와 나
예전에 알몸으로 만났던 것처럼
이제 다시
모든 것이 빠져 나간 그대로
마주 보게 되었다.
왜 빈가슴 이냐고
물을 수 없다.
잘못은 없지만
영혼을 팔아버린
어리석은 인간처럼 침묵한다.
199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