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결혼'이란 이름으로 한 여자와 묶여져 '가정'이란 공간에서 사랑없는 하루하루를 살다가
5년전 어느 날 그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꿈많은 여고생인 그녀는 내겐 '여자'가 아니라 아주 먼 다른 공간속의 사람이었고
10년이라는 나이차는 그녀를 막내동생내지는 조카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할 수 없는 남자친구에 대한 고민이나 제 개인적인 고민들도
스스럼없이 얘기할 정도였고 항상 마주보고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나누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진학과 취업'이라는 벽에, 저는 '이혼'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아픔을 알고 어루만지게 되면서 우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고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나가게 된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발전하게 되었고 전 그녀에게 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을 약속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같이 부딪히고 견디면서 우리의 사랑은 더더욱 깊어져만 갔고 떼어낼래야 낼 수 없는
끈으로 둘 사이는 단단히 묶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그녀가 가진 모든걸 주었고 저도 제가 가진 모든걸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에겐 뛰어넘지 못할 현실의 벽이 생겼고 다 결정난 줄로만 알았던 이혼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소원이었던 사랑하는 그 사람과의 결혼또한 미뤄지게 되었구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우린 점점 지쳐갔고 서로 다투는 일도, 서로에게 상처주는 일도
많아지게 됐습니다.
결국 우린 5년이란 시간과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뒤로 한 채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고 헤어짐을 맞게 되었고 전 껍데기뿐인 제 자신을 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난 어느날 그녀에게 연락이 왔고 우린 오랜만에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모든 걸 다 잊은 듯 보였고 새로운 연인이 생긴 것도 같았습니다.
전 그녀곁에서 그녀의 행복을 빌며 그녀가 힘들 때나 절 필요로 할때 그녀를 지켜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작은 존재로 만족할 수 있었고 그녀또한 그런 저를 편안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얼마가 흐르고 그녀옆의 그 남자가 그녀를 육체적으로만 이용하고 하찮게 여기는 걸 알게
되었고 주제넘는 걸 알면서도 아직도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또 상처받는 걸 보는게 두려웠기에
그녀에게 조언을 해주고 빨리 그만 두고 잊어버리라고 말해주게 됐습니다.
하지만 5년을 만나 나의 말보다 불과 몇달을 만난 그 사람의 감언이설과 유혹에 넘어간 그녀는 계속
그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이용당하게 되었습니다.
몇 번이고 나에게 다시는 안 만난다고 약속을 하고 또다시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그녀를 계속 받아준
나는 얼마전 드디어 그녀에게 심한 소리와 함께 영원한 결별을 선언하게 됏습니다.
오늘도 울리는 발신자 불명의 그녀 전화와 거부하고 있는 메신져를 통해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그녀를
짐작하지만 전 계속 그녀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녀를 이렇게 힘들게, 약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그래서 무조건 그녀가 하는대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젠 그녀를 영원히 떠나고 놓아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한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그녀를 망쳐놓았고 책임지지도 못할 말들로 그녀를 상처주었습니다.
그 벌로 남은 인생동안 영원히 '사랑'이란 이름과 감정을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당연하다고 여기고
달게 그 벌을 받을 생각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연인들에게 말합니다.
서로가 사랑하는 마음이 전부라고 책임지지 못할 말과 행동들을 하시진 마십시오.
언젠가, 어디선가에서 그런 말들과 행동들로 인해 평생을 후회하며 상처를 안고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만 하시길 빕니다.
감히 이런 말을 할 자격조차도 없지만 너무 아프고 쓰라린 고통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때문이라도
주제넘고 두서없는 사연과 말들을 올립니다.
모든 이들이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