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구석에 처박힌 배낭.
고독과 권태와 우울로 가득한 육체를 닮았다.
그만큼 덕이 부족하기에 외롭고 우울한 것일까.
"덕을 갖춘 사람은 외롭지 아니하니,
반드시 뜻을 같이하고 따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는
[논어]에서 공자님 말씀을 되새기며,
그 심란한 배낭 속에 기분 좋고 꼭 필요한 물건들로 채운다.
언제든 떠날 수 있게.
나의 심장과도 같은 카메라,
지도와 노트와 펜과 포켓용 책,
노자와 팬티와 티셔츠와 칫솔,
그리고 옷가지들.
무겁지만 과일을 담은 광주리처럼 덕성스럽게 푸짐하다.
신현림 [빵은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