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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엽서 [다시 물든 그날에]

유철 |2008.06.17 20:44
조회 35 |추천 2


바다로 가는 샛강에
너의 백골을 뿌렸다.. 함께 멱감던 그 곳
여울 목쟁이.. 금방 돌아설거지만
낯설지 않은 바람이.. 너를 받아주니 안심이다

강과 잇닿은 바닷가
작은 포구 술집에서.. 조개를 안주 삼는다
이태 넘게 차진 뻘밭에서..
친구를 먹고 자란.. 시뻘건 피조개를 날로 먹었다
가슴에 황혼이 막 번진다


강희창 - 친구를 먹다



참으로 아름다워 힘겨운 시입니다
가슴에 황혼이 막 번진다는 그 언어들이
물들이다.. 물들이다가
심장 옆 틈새로 숨어 지려갔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내고 주어진 세월 속에서
가슴에 황혼이 막 번지는 그날들을
제가 얼마나 남겨 두었겠습니까

손가락 수치로 곱 세며 갸우뚱 거리다
그 언젠가, 서해 사구를 물들이며 져간 노을이
다시 제 가슴의 황혼으로 막 번짐에
그저 희미하게라도 웃고 말뿐입니다
이제야 비좁은 제 마음이
당신이라는 과분함을 덜어내나 봅니다

오늘은 이 흐드러진 도심의 바다에서
소주한잔을 시린 위장으로 쏟아 부으며
저 역시 당신을 날로 먹을 수 있을는지
그런 희박함조차 가능할 날일지요

다시 움추린 어깨 털며 녹쓴 마음을 나섭니다


 

Winter - 2007 - TaeAn

Signature & Photographer  CONSTANT/Chul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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