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제가 대학 1학년 시절이었습니다.
그 날따라 넘 피곤해서 늦잠을 콜콜....감은 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밝은 빛.. 깜짝 놀라 후다닥 일어나 봤으나 때는 이미 늦음
집과 학교가 넘 멀어 유추컨대 지금가도 어차피 늦었다 싶어 "수업 째자!!" 라는 악마의 유혹에 어찌어찌 하다보니 첫 강의 시간을 말아 먹었습니다...
늦었으니 빨리 학교 가라는 오마니의 호통!!
오마니 : 빨리 학교 안 가!!
나 : 오후 강의밖에 없는데...
오마니 : 오후 강의밖에 없는 날 없잖아..
나 : 그게 아니고... 오늘은 교수님께서...(머뭇머뭇) 아~~그런게 있당!!
하며 살짜기 오마니 눈치 살피며 집에서 쉬엄쉬엄 밥 먹고 학교로 고고~~
도착하니 12시가 좀 넘었더군요..
과 친구들이 어딨을까 싶어 궁상떨다가.. 마침 점심시간이니 학교 구내식당에 있겠다 싶어 갔음
역시나 나의 판단은 ㅋㅋㅋ
과친구들 및 여럿 모여 밥을 맛나게 먹고 있꼬.. 배가 덜 고팠던 난(아침을 먹고 나왔으니) 바나나우유나 하나 마시자 싶어 빨대를 꽂는 순간 한 넘이 왈,
친구 : 야!! xx!! 밥 먹었어?
나 :어..머고따
친구 : 그래도 우동이라도 한 사라하지??
나 : 빌로....안 땡기네...
친구 : 다음 강의 4시간짜리 실습인데 그래도 한 젓가락 땡겨~... 나중에 배 고프다고 투덜대지 말고
나 : (바나나우유 빨대로 빨며 고민 중에) 그럼 글까? 이 우유 니 옆에 좀 놔두자.. 우동 들고 오려면 귀찮다
친구 : 그래 갔다 와
전 우동 한 그릇과 단무지 몇 개를 츄라이에 얹어서 왔으나 이론 같은 테이블에 자리가 없네...
해서 옆 테이블에 혼자 쓸쓸이 우동 가락을 후루룩 먹고 있을 때쯤...
여러 과친구와 기타 등등 : 야!! 먹고 식당 앞으로 와!!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하며 의리 없이 먼저 식당에서 나가는 것이었슴다.. 속으로 의리 없는 넘들...하며 뇌까렸지만 어차피 혼자 옆 테이블에서 혼자 먹고 있었으니 머. 그리 속앓이는 하지 않고 있었음...
그 때 나의 고개는 친구들이 있던 테이블로 돌리고 있었다...앗!! 근데 거기 좀 전에 내가 맡겼던 맛난 바나나 우유가 덩그러니 빨대에 수직으로 찔린채로 있지 않는가.....
난 "아차!!" 하며 손뼉을 짝 치면서 냉큼 일어나 손을 찌~~익 내밀어 우유를 들고 자리에 앉는 순간 왠 무수리들의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나는 것이 아닌가??
이 무슨 하며 웃음소리가 난 쪽으로 보는 순간
무수리 : 쟤 봐~~!! 저 우유 마시려나 봐.. 마시려나 봐 마시려나 봐
그 무수리들은 내가 다른 사람이 먹다 놓고 간 우유를 마치 땡 잡았다는 표정
으로 집어 왔다고 생각 한 것이었다..
난 엄청난 쪽팔림과 함께 달아오르는 나의 얼굴을 느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 않은가... 아~~ 쪽팔려
이 무슨 사나운 일진인가.. 내 우유를 내 것이라 하지 못 하고 쪽팔림에 고개도 들지 못 하고...
난 슬며시 우동 그릇에 남은 단무지 엎어 털고 식기 반납 했다 물론 난 바나나우유는 내 것이라는 강력한 애착심과 쪽팔리지 않으려는 당당함으로 무장한 채 한 손에 들고 있었다...내가 지나가는 동안 계속 쳐다보며 지네들끼리 웃고 박수를 치고 ... 야야 그러다 넘어가겠다 이것들아 하며
식당 밖으로 나가서 방금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니까 남의 속도 모르고 웃긴다고 껄껄 넘어가고...
더 가관인 것은 그 무수리들이 식당 밖으로 나오더니 다시 한바탕 웃으며 지네들끼리 하는 말
무수리 중 한 뇬 : 저기 봐!!저기 봐!! 저기 쟤 아까 그 우유 마시고 있어.. 정말 잘 살겠다.. 검소하게..
그 말 들은 내 친구들 껄껄 웃으며 잼난다고 걔네들 들어라고 "야!! 넌 왠만하면 이제 남 먹던거 좀 먹지마~ 까딱 잘 못하면 탈나~~!!"
난 그만 뒤로 꽈당!! 그 후 난 한참동안(근 한 학기 동안)식당 이용을 하지 않았다는...
한참 걸어가서 다른 단대 식당에서 눈물 젖은 밥을 먹었다는,,,..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