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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산다는것~

젝윌슨~ |2006.09.27 03:49
조회 193 |추천 0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것!!

난 20대 후반에 들어선 남자다. 유수의 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대 중엔 웬만큼 쳐준다는 인천의 한 대학교를 나왔고, 직업도 요즘 많이들 선호한다는 공기업에 올해 초 입사했다. 처음엔 취직만 하면 모든 게, 다 이루어 질줄 알았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라고, 입사 후 가까스로 애인을 사귄 후, 결혼에 대한 여자생각을 들었더니, 이건 웬걸~ 차라리 독신으로 늙어 죽는 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은 우리나라만한 남녀 불평등 사회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내가 볼 땐 우리사횐 벌써 우리사횐 역차별이 시작됐다. 다음은 재산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27살의 남자가 바라보는 삶이다.

 남자로 태어났다. 고추 달린 거 보고 부모님은 굉장히 좋아하신다. 하지만 아버지의 얼굴엔 주름이 하나 더는다. 저 어린 걸 키울 생각을 하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하지만 싫은 내색 하나도 안하고, 기꺼이 일터로 나가신다. 그리곤 뼈 빠지게 일하고, 저녁때 아들 태어났다고, 주변동료들과 소주한잔 걸치며, 자랑을 하신다. 거나하게 취해서, 곤히 자고 있는 아들의 볼에 뽀뽀를 하며, ‘내 아들아~ 장한 내 아들아~’ 연신 외치신다.

 어느덧 남자아이는 걷기 시작하고, 말할 줄도 알고, 말귀도 제법 잘 알아듣는다. 그러자 주위에서 그런다. “사내자식이 빽빽 울기는..” “남자는 우는게 아냐!!” “고추를 잘라버려야지, 영 못쓰겠네, 왜이리 징징거려~” 그렇다!! 남자아이는 벌써 사회에서 고단한 남자의 위상을 배우고 있는거다. 어려서부터 제대로 한번 울지 못한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하면 안된다. 힘들다고 하면, 그때부터 그는 사회에서 찍히게 된다.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부모님께 잔소릴 듣는다. “남자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 “멍청한 남자 만나면 네 엄마처럼 고생하니까, 넌 공부를 잘해야 한다” 등등... 지겹도록 듣는다. 남자로 태어났으니~ 넌 만능머신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고등학교를 갔다. 남자아인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책상에 앉아있다. 얼핏 공부를 잘하면 다른 아이들보다 우월한 것 같단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다 부질없다고 생각을 고쳐먹는다. 반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좋다. 그렇게 하면 곧 부모님의 태클이 들어온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버지 얼굴은 보기 힘들었다. 대체 아버진 어디에 있기에, 보기가 힘들까, 아버진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 안하시나 보다!!

 어찌해서 대학엘 왔다. 자유다!! 실컨 놀아보자~ 여자도 만난다. 아~ 기분이 좋다. 술, 담배, 여자~ 이런 게 대학문화구나~ 어화둥둥~~ 좋구나~ 학고떳다! 영장 나왔다@@ 젠장 좋은 시절 다 갔구나~ 참으로 짧구나~

 군대에서 성기 뺑이 쳤다. 제길 2년2개월 너무 아깝다. 그 기간 동안 사회에서 노가다 했으면 300일*6만원*2년=3600만원!! 최하 3600만원은 벌었는데, 그 돈이면 어학연수, 학비등등 못 할 거 없다. 저 돈이 뉘 집 개 이름이더냐~

 퇴직금 5만원 받고 전역하고, 복학했다. 근데 왠일이냐~ 모르겠다. 적분, 미분 공식이 생각이 안 난다. 알파벳을 보면 자꾸 욕이 나오기 시작한다. 젠장찌게~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지 군댈 다녀왔더니, 국어 잘하는 사람은 인정을 못 받는다. 순전히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난리다. 발등에 불이 붙었다. 꺼야하는데 잘 안 꺼진다. 군대 가기 전에 학고는 왠 말이냐~

힘들다. 힘들다고 집에 가서 말했더니, 군대에서 정신 든 줄 알았더니, 예전 그대로 라고 핀잔을 듣는다. 아~ 줵일~~ 군대에서도 안 걸린 디스크가 도서관에서 걸린다. 만성피로는 나의 평생 동반자로 내목을 언제나 쥐고 있다. 아~ 눈이 침침하다~ 성기 나게 앉아 있었다. 애인은 물론 없다. 도서관에만 있던 놈이 어찌 여자들을 만나리요~ 요즘 여자들은 무슨 꽃 미남인지, 매너남인지, 알 듯 모를 듯한 놈팽이들을 좋아 라 한단다. 돈이 있어야 치장을 하지~ 뻔히 집사정도 아는데, 말도 못한다. 말해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이 내 어깨를 짓누른다. 그래도 취업만 잘하면, 한방에 오케이다!! 공부다! 공부가 살길이다~~ 취업이다~~

 열심히 했다. 다른 사람들 가고 싶다는 좋은 공기업엘 붙었다. 아싸 가오리~ 면접 준비한다며 신문을 탐독했는데, 요즘 신랑감 1위는 공기업직장인이라 그랬다. 아싸~ 나도 이제 연애를 할 수 있다!! 하하~ 취업했단 소식을 들고 집을 갔더니, 왠 할아버지가 계신다. 자세히 보니 아버지다!! 헉~ 언제 저렇게 늙으셨단 말인가?? 분명 아버진 40대 초반의 젊은 아버지 였는데~ 이럴수가 기억속의 아버진 중학교때의 모습이였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아버진 벌써 할아버지가 됐다. 아버지 얼굴을 제대로 본적이 없었다. 그동안 아버진 무엇을 하신 걸까? 두 집 살림이라도 하셨나?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난 장학생이 아니였다. 내 학비며, 입은 옷, 신발, 용돈 등등.. 전부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아버지 지갑은 요술주머니가 아니다! 아버진 자신의 젊음과 돈을 바꾼거다! 눈물이 나오려 한다. 하지만 울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난 남자이기 때문이다.

 취업을 했다. 그동안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고백을 했다. 역시 쉽게 넘어오질 않는다. 주위에 사람들을 보니, 하나같이 모델같다. 내 차림을 보니~ 이거 원 쉿이다. 잡지를 보고, 주위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옷을산다. 옷이 날개이던가, 내가 아닌 것 같다. 나이스~ 제대로 꾸며보고 다시 그녀에게 붙는다~ 반응이 좀 틀리다~ 아싸~ 내여자가 되준다고 한다. 이제 나도 사랑을 하는구나~ 하하하~ 기쁨은 잠시~ 그녀와 장래이야기를 한다~ 근데 결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사랑이 우선 아니였던가?? 사랑으로 결혼한다고 책에서 읽었는데? 사랑이 있으면 돈은 문제가 안된다고 읽었는데?? 하지만 현실은 돈이였다. 돈이 없으면 결혼도 못한단다. 아~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나?? 취업해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한 푼도 못 모았다. 집에는 돈이 좀 있나?? 있을리 만무하다. 나 가르친다고 들어간 돈이 얼만데, 결혼 비용까지 부모님께 달라고 하나~ 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결혼 하려면, 1억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하니~ 계산해 보았다. 대략 5~6년 허리띠 졸라매면 1억 모을수 있다! 근데 그녀가 그런다, 그때쯤 되면, 전세값이 올라서 그 돈으론 턱도없단다. 아~ 눈물이 나온다!! 내 현실이 너무 비참하다! 하지만 울순없다.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니까~ 앞으로 내 삶을 생각해 본다. 뼈 빠지게 일한다. 내가 쓰고 싶어도 못쓴다. 가까스로 집을 장만하니, 아이들이 다 컷다. 학교 다닌다며 학비며 용돈을 달라고 한다. 회사에선 일도 못한다고 구박받는다. 유능한 후배들은 왜 그리 많은지, 야근을 안 하면 따라잡질 못한다. 서글프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래서 아버지 얼굴 보기가 이렇게나 힘들었나. 내 아들 얼굴 본 게 언젠지 기억이 안 난다~ 대화한 것은 까마득하다!!

 집에 가면 조용한 거실의 어둠이 나를 반긴다. 아내는 방에서 드라마를 보며 낄낄댄다. 이젠 밥 먹었냐고 묻지도 않는다. 아들이 취업을 했다. 축하한다며 외식하기로 했다. 옷을 입으며 거울을 봤다. 왠 할아버지가 보인다. 분명 난 젊었는데, 거울엔 할아버지가 실실 쪼개고 있다. 허연 머리카락은 몇 갠지 샐 수 있을 정도다~ 몇 십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눈물이 난다. 하지만 울순 없다!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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