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프로와 아마츄어.............(11) 애인구하기 2

별사탕 |2006.09.30 09:29
조회 1,971 |추천 0

 

 

(11) 연인구하기 2

 

 

 

 

은채는 취기가 알딸딸하게 오르자 기분이 제법 좋아 졌는지, 연신 피식 거리며 새어나오는 헛웃음만 짓더니 이내 안경을 벗어서는 아무렇게나 테이블위로 올려 놓았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턱을괴고 다른 한손으로 숟가락을 들고 기분좋게 박자를 맞추며 트롯트 가요를

구슬지게 부르더니, 다시 미친듯이 깔깔거리고 웃더니 금새 굳어진 표정으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뱉었다.

 

 

분명, 무슨 고민이 있다는 얘긴데..

도대체..뭐길래..가시나 저리도 속앓이를 하며, 한숨만 푹푹 쉬며 좀체로 입을 쉽게 못여는걸까?

 

유미는 답답한지 한참을 물끄러미 그렇게 자신의 속내를 꼭꼭 감추고 있는 은채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무언의 침묵이 얼마간 흐르자,  은채는 다시 자신의 빈잔에 소주를 들여 붓더니 이내 입안으로 기분 좋게 털어 넣고는 탁~! 소리가  나도록 테이블 위로 빈잔을 내려 놓고 조금은 흔들리는 시선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친구의 눈을  힘겹게 마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유미야, ..그자식이..그놈이..그러니까, 그새끼가..그..나쁜놈이..글쎄...벌써..약혼을 했다네..

  그리고..그..나쁜놈이..그새끼가..그리고....그..나쁜년하고..생일..파틴가..염병인가..떠는데..

  나보고..와서..축하해달라고..그..미친놈의 여자가..글쎄..나한테 그러네..

  이런..황당한 경우가 다 있냐?  자기 남자의 옛애인한테..그러니까..

  그..정신나간 것들이..나를 우롱하고..나를..깔보잖아. 그래서,  내가 홧김에..정말, 홧김에..

  나도모르게..멋진애인 있다고..열라..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줄줄...했는데..정말..빼도박도..못하게..

  그..미친 모임에 참석해야..할 것..같은데..더..웃긴건..말이지..

  캬~!!! ......데리고 갈..남정네가 한명도 없다는..현실이야..

  말이되냐?  한때는..백제여중 퀸카로 불리였고..또....대학에 가서도 축제때..마다..

  해마다...퀸카로..등극했던..내가!!! 천하의..지은채가..지금은 남자를 못 구해서..허둥댄다는게..

  씨....재수없어..그것들..다....밟아 버리고 싶어...흑...

  근데..정말...멋진넘을..당장 어디서 구하냐? 흑...씨..빌어먹을..."

 

 

그렇게 장황하게 욕설을 섞어가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탄을 느릿느릿 쏟아내더니 기어이 소주을

다시 빈잔에 넘치도록 부어서는 정신없이 입안에 털어 놓고는 눈시울를 촉촉히 젖시고 있었다.

 

 

은채야..이제, 알았다.

그래..알겠어..

 

네가 왜이리 허둥대고 한참을 힘들어 했는지..

그..새끼는 마지막까지..내친구 가슴에 목질을 단단히도 하는구나~!!

하여튼..나쁜놈...

정말, 나쁜놈...

 

 

 

유미는 속상한 마음에 약간 남아있던 소주병을 부여잡고는 성이 안차는지 아예, 병채 입안으로 털어 넣고 있었다.

 

하여튼..여자 울리는 놈들은 죄다 번개에 맞아..뒈져야돼!!!!

남김없이..

나쁜새끼들..

 

 

그렇게 둘은 한동안 서로의 상처를 말없이 보듬어 주며 술과 함께 조용한 침묵으로 달래더니 어느새

마주보며 깔깔거리고 미친듯이 웃어 버렸다.

 

 

우리 절대로 아프지..말자..

친구야..더이상의 상처도 아픔도 그리고..슬픔도 사랑도..다..

빌어먹을..몽땅..날아가 버리게...

우리, 더이상..다시는 아프지 말자..

 

 

 

 

 

우연일까? 인연일까? 아니면..숙명일까?

 

 

 

성민의 가슴이 콩닥 거리며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고 있었다.

은채는 자신의 뒷모습의 넋이 나간체 바라보는 성민의 시선을 전혀 못느끼는지 연신 친구와 마주보며

헛웃음만 터트리고 있었다.

 

 

 

은채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해답이 안나오자, 죄없는 머리만 정신없이 헝크리며 타는 속을 억지로 달래고 있었다.

 

 

미치겠다!!!!

이러다가 내가 피 말라죽지..

이런 젠장맞을...

 

 

어느새 새벽이 점점더 기울어가자, 술이 걸쭉하게 취했던 옆테이블의 아저씨들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섰고, 저쪽 반대편 몇명만 제외하고는 이제는 주위에는 그녀들과 윤건과 성민만 있었다.

 

 

윤건은 아직 은채을 알아보지 못했는지 모자만 푹~눌러쓰며 정신 사납게 술을 퍼마시기 시작했다.

근래들어 술도 자제하고, 담배도 자제하고..좀..착실한 인간이 되어가나 했더니만..또다시..술을

푸기 시작한다. 이놈..뭔 고민이 있나?

 

 

윤건은 따끈한 홍합국물을 홀짝 거리며 마시다가 성민이 영 자신에게 관심을 안두고 옆테이블의

여자들에게  시선을 주는것 같아 어이없는 마음에 잔뜩 구겨진 언짢은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다 이내 그가 보내는 시선을  쫒아 고개를 돌리고는 옆테이블 여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뭐야?

 

가만...

 

한참만에야 은채의 뒷모습을 노려보다 드디어 기억을 해낸 윤건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반가움과 행복함으로 씰룩거리고 말았다.

 

하하하하..

 

드디어..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그래, 그래야지..흐흐흐..

 

 

윤건은 넋이 반쯤 나가있는  성민의 발을  테이블 아래서 툭툭~ 치며 장난을 걸기 시작했다.

조금 짜증이난듯 성민은 자신의 시선을 방해하는 윤건을 향해 고개를 휙 돌리자, 윤건은 웃음을

터트리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장난스러운 표정과 짐짓 해맑게 웃는 입가의 웃음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확!~ 끌어당겼지만, 저놈의

저런 술수에 놀아날 내가 아니다..

 

 

저렇게 아쉬울때마다 남발하는 웃음를 확~ 고발해야 한다.

성민은 한쪽 눈썹을 유난히 올리며, 왜? 하는 입모양을 만들자, 윤건은 손가락으로 유유히 은채의

뒷모습을 가리켰다.

 

 

성민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이번엔..뭐? 하는 표정을 지어 반문하자, 윤건은 이봐..이봐라~어쮸..하는  표정으로 검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채 아주 부드럽게 가로로 내젖으며 흔들었다.

 

 

 

그모습이 어찌나 매력적이고 호감이 가는지..앞테이블에 정면으로 앉아있던 유미는 가만히 눈을

가늘게 뜨고는 앞 테이블에 자리잡은 잘생긴 남자들을 정신없이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미, 은채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완전히 맛이 갔는지 연신 말도 안되는 킹카를 외치며 허공에 대고 열심히  찾아 헤매더니 그대로 테이블위로  고개를 떨구며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더니  급기야

푹~쓰러져 테이블  위로 그대로 나자빠져서는 머리를 쳐박고는 금새 잠이 들어 버렸다.

 

 

이런..

 

 

친구가 얼마나 속이 상하고 힘이들지 알기에 유미는 태연히 은채의 아픔을 조용한 침묵으로 보듬어

주었고, 그렇게 허공을 바라보다 이내 자신들의 앞에 새롭게 등장한 꽃미남들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자식들!!!..어디서 저리들 잘생긴 것들이 이 야심한 새벽에 내 레이더 망에 확~!! 들어온거야..

히히..

 

 

특히나, 온몸을 둘둘 말고 앉아있는 남자는 분명,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  강렬한 눈빛이라 좀 체로

시선이  떠날줄 몰랐다.

 

 

 

어디서 봤더라?

둘다 키가 꽤 큰게..모델해도 손색없겠다.

혹시..모델?

 

허걱..하여튼 땡잡았다..

 

저런 놈들과 사귀는 가시나들은 진짜~ 진짜..좋겠다!!

 

 

그래도, 오늘은 나온 보람은 있다. 

일단, 은채의 긴긴 한숨의 원인을 찾았고, 무엇보다 잘생긴 꽃미남들의 술마시는

모습도 훔쳐볼 수 있으니..

 

저런 남정네들을 데리고 가야 은채가 기를 확..피는데..

쩝..내가 못이기는 척 하고..부킹해 버릴까?

내가?

 

겨우..키는 난쟁이 똥자루만하고..살집은 있는대로 다 삐져 나온대다..

볼거라고..통통한 볼살과..나이살만..늘어나 있는..내가?

 

 

하~말도안돼!!!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말했던 내 남동생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망할~

 

 

 

 

유미의 집요한 시선이 느껴진 윤건은 모자를 더욱더 깊숙히 눌러쓰고 입을 마스크로 잔뜩 가리고도

불안한지 옷깃을 활짝 펴서는 목덜미도 정신없이 덮기 급급했다.

 

 

저여자..뭐야?  저런 느끼하고 집요한 시선..

씨..부담스럽게..

 

 

윤건이 투덜거리는게 느껴지자 성민은 커다랗게 웃어 넘겼다.  다행히, 그 많던 사람들은 어느새

하나둘 자리를 뜨고 얼마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만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거기다 구석 자리에는 은채팀과 자기네 손님이 전부 였다.

하늘이 주신 기회다..

 

 

돌연 성민이 벌떡 일어서더니 은채의 테이블로 성큼성큼 걸어가 우뚝 서버리자, 유미는 자신의 시선이

너무 집요해서 혹여 따지러 온건 아닌지 잔뜩 긴장해서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그가 하는 행동을 놀란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뿔사~!!

내시선이 너무 끈적거렸나?

 

우쒸..

그래도, 저런 꽃미남들을 언제 또.. 본다고..취기가 적당히 올랐을때..노골적으로 보는거지..

어쩐담..?

 

 

원래, 눈이 사시라고..둘러될까?

허걱..

이럴때...은채..이기집애는 아예, 곯아떨어져 버리고...

 

어쩌지?

 

 

 

 

 

성민은 성큼성큼 걸어와 유미앞에 서더니 유미의 동그랗게 커져버린 눈을 마주보며 피식 웃고는

그녀의 앞에 쓰러져 있는 은채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엥?

 

뭐야..저 부드러운 눈빛은?

 

 

당황한 유미가 은채를 서둘러 깨우자, 은채는 귀찮다는듯이 눈을 게슴츠레 뜨더니 이내 졸린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한며..입가에 묻어있던 침을 쓰윽 닦고는  어눌하게 감긴 눈을 겨우 뜨고는 호들갑 떨고있는 유미를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너무 많이 마셨나? 쟤..왜 저렇게 놀란 토끼눈이야?

거기다가 왜저리도 허둥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는거야?

 

이상하다는 생각에 겨우 자신의 앞에 떡하니 서 있는 성민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아니?

이남자가..여기는 어떻게 있는거야?

 

성민은 반가운 마음에 어찌나 활짝 웃어 보이는지..유미의 심장이 다 쿵쿵 거리며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헉~ 내심장이 미쳤나봐..왜이리 주책맞게 뛰는거야?

 

유미는 얼굴이 발그레져서는 반가운지 눈빛을 빛내며 은채를 바라보는 성민을 향해 넋을 잃은채

시선을 주고 있었다.

 

 

성민은 한참을 뚫어지게 은채의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천천히 입을 열며 인사를 건넸다.

 

" 은채씨..반가워요!! 잘.. 지냈어요? "

 

" 어? 하~ 하하.. 네, 그럼요....아니, 어떻게? 아...저,  어, ....앉..으실래요?..."

 

 

당황한 은채가 얼마나 놀랐는지 버벅거리며 얼떨결에 인사를 건네고는 서둘러 동그란 의자를 빼내며

성민에게 앉으라고 권하자 성민은 부드럽게 미소짓더니 이내 이쪽에 시선을 줄 곧 주고있던 윤건을

향해 오라는 손짓을 해댔다.

 

 

윤건은 별로 탐탁치않은 표정을 지으며 망설이자, 성민은 마음대로 하라는듯이 혼자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성민의 모습에 살짝 열이받은 윤건은 벌떡 일어서더니 어찌나 성큼성큼 은채의 자리로

서둘러 오던지..

 

성민의 옆에 살며시 자리잡고 앉은 윤건은 자신의 자리에서 가져온 술잔과 젖가락을 바쁘게 챙겨서는

쿵쾅 거리며 요란하게 낡은 테이블위로 올려 놓고는 자신을 시종일관 뚫어지게 조금은 멍한 시선으로

주시하는 은채을 보며 겸연쩍게 웃으며 눈인사를 건넸다.

 

 

그러더니, 자신의 몸을 감추고있던 마스크도 벗고, 안경도 살짝 벗어서는 재킷 앞 포켓에 넣어두었다.

그렇게 그를 둘둘 말고있던 것들을 하나둘씩 풀어 헤치자, 윤건의 잘생긴 얼굴이 너무나 도드라지게 드러나 버렸다.

 

그제서야 윤건을 알아본 유미가 꺅~소리를 내질렀고, 덕분에 여기저기 테이블 위에 남아있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시선을 돌려서 성민은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것만 같았다.

 

 

 

망했다..

다행히, 윤건의 뒷모습이 보인 손님들은 별다른 반응없이 다시 술잔을 기울였고, 얼마간의 초긴장

상태가 수습되자 테이블 위로 어색한 침묵과 함께 잔잔한 평정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그나마...천만다행이지..

휴~

 

 

친구의 괴성에 은채는 서둘러 친구의 팔을 비틀며 꼬집었고, 그덕에 유미는 인상을 구기며 겨우

새어나오는 비명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었다.

 

은채가 인상을 쓰며 위협하자, 유미는 알았다며 고개를 여러번 끄덕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떡하니 앉아있는 잘생긴 남자배우에게 정신을 빼앗고 있었다.

 

 

 

아니, 은채 요것..언제..이런 꽃미남들을..만나고 다닌거야?

가만, 그래!!! 여기..멋진 남자가 둘이나 있는데..가시나, 걱정도 팔자였네...

후후..이사람들중..한명만 데리고 가도..그..싸가지없는..나쁜자식..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겠다.

 

 

나쁜놈..유강하!!!!

 

 

 

눈자위를 사정없이 굴리며 생각에 몰두하던 유미는 지금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들떠 있었다.

 

그런 유미의 모습에 은채는 자꾸만 웃음이 터져나와 고개만 연거푸 내저었다.

 

 

'제발..유미야..말도 안되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아라..

 이사람들..얼마나 바쁘고 잘나가는 사람들인데, 나같이 별볼일 없는 여자에게

 그런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겠냐?'

 

 

은채는 불안한 표정으로 연신 유미의 기쁨으로 변화되는 표정을 주시하며 거의 남자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머리를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생각이야!!!

 

 

 

자신이 떡하니 앉아 있는데도 은채는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비워진 잔만 연신 채워서는 성민과 윤건의

앞에 살짝 내려놓고, 친구의 얼굴만 뚫어지게 보고있자, 살짝 언짢아진 윤건은 눈썹을 치켜뜨며

은채의 이상한 동작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저..노란머리..

내가 안반가워?

 

윤건은 은채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이내  잔을  바쁘게 가져가 곧바로 비우고는 한참만에 망설

이다  겨우 입을 열었다.

 

 

" ....잘..지냈어요? 노란머리..아가씨..."

 

 

윤건의 늦은 인사에 눈인사만 가볍게 건넸던 은채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피식 희미한 웃음를 보이고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뭐야? 잘 지냈다구?

 

말을해!! 이여자야..

무슨, 여자가 저리도 과묵해?!!

 

 

나는..당신의 노란..머리가 정말, 간간히 떠올라서 대사도 까먹고..잠시..한눈팔다..

욕도 옴팡 먹고..제대로 잠도 못자서 푸석거리는 얼굴이 메이컵이 붕 뜬다는 얘기도 듣고..

거기다가 보기 민망할 정도로 그 투명한 피부가 이다지도 까칠해졌는데...

 

 

빌어먹을!!!

 

 

당신이라는 여자는 잠만 잘자고..잘먹고..잘살고 있었다..

이거지?

 

거기다가..가만 보니까..아주 신나게, 술도..척척 마시러 친구하고 돌아다니고..

아쭈.. 아주, 살판 났네..

 

 

윤건은 토라진 얼굴로 한참을 볼을 부풀려 딱딱한 표정을 만들더니, 이내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의

여유있는  모습을  되찾고는 조금은 불만섞인 말들을 목구멍으로 간신히 삼키고 있었다.

 

 

" 저...근데요, 정말..영화배우..윤건씨..맞아요?..."

 

 

정신없이 자신의 바로 앞에서 주옥같은 꽃미남들이 입가의 매력적인 미소를  자꾸만 지어보이자,

가슴만  콩닥콩닥..사정없이 뛰며 바쁘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 유미가 어느새 차오르는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윤건을 향해 질문을 건넸다.

 

 

제법 통통하게 살집이 있는 귀여운 스타일의 유미가 천진한 표정으로 윤건에게서 시선을 못 떼고 

조그만한 목소리로 질문하자, 옆에 앉아 있던 성민이 꽤 귀여운 유미의 모습에  호탕하게 웃으며 대신 대답해주었다.

 

 

" 맞아요..이녀석이..수 많은 여자들을  툭하면 울리기로 소문난 영화배우..윤건이구요,  저는 이놈의

  뒷치닥하기..급급한 아주, 불쌍한 매니저.. 김성민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성함이...?.."

 

 

성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장난스럽게 대답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유미는 마치 꿈을 꾸는

소녀의  표정이 되어 한참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겨우 조막만한 목소리로 버벅거리며 대답했다.

 

" 아~ 저는..저는..권유미라고 해요..반갑습니다...."

 

 

" 음..울..은채씨..친구분이시구나~!!! 하하.."

 

 

 

성민이 사람좋은 웃음를 터트리며 편안하게 대꾸하자, 유미는 고개를 끄덕였고, 윤건은 성민의

자연스러운 태도가 몹시 못마땅해서 가볍게 친구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놈봐라..

또!!! 울 은채씨야!!

아쭈~

이자식이..아주..툭하면..자연스럽게 울은채씨라고..갖다 붙여요~

아주..

 

 

 

심기가 상할대로 상한 윤건은 대수롭지 않게 보이려고 추가로 나온 닭발과 곰장어를 정신없이 마구

먹기시작했다.

은채는 젖가락으로 안주들을 천천히 떼어서 입으로 가져가서는 역시나 맛있게도 먹고 있었다.

 

 

여전한 식성에..여전한 무표정에..거기다가..여전한..투명한 눈빛..

뭐냐고..여자가 너무 무딘거..아냐?

반응도 늦고..털털하다 못해..아주 엉망진창이야..

이여자..

 

 

 

 

 

 

 

은채는 자꾸만 헛된 생각이 들자, 마음을 추스리려 죄없는 술만 입으로 가져가 마시려 하자, 어느새

성민의 손이  빠르게 은채의 입으로 돌진하던 잔을 낚아채 버렸다.

당황한 은채가 그에게 시선을 주자, 성민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너무나 세심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 은채씬..여전히..술을 급하게 마시네요. 중국에서도..그러더니..그러면, 몸상해요..천천히..마셔야죠.."

 

 

너무나 다정하고 부드럽게 어르듯이 얘기하는 성민으로 인해 은채는 조심스럽게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성민의 태도에 불만이 자꾸 생겨버린 윤건은 자신도 까닭모를 불쾌함으로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뭐야?

저놈..맨날, 지혼자..멋진역할 다하고 있어~!!

 

아씨.. 내가 더 빠르게 잔을 낚아챘어야..하는건데..

 

 

 

 

오랫만에 기울어지는 술잔과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성민의 기분좋은 너털웃음과 유미의 행복한

웃음이 무르익어 갈때..더이상의 막다른 길은 없다는 생각에 은채는 잔뜩 주눅이 든 목소리로 힙겹게

성민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성민씨..뭐..부탁좀..드려도..될까요...? "

 

 

" ...네? 하하하..그럼요, 뭐든지 말씀하세요!!! "

 

 

망설이는 은채의 얘기에 성민은 씩씩하고 시원시원하게 대꾸하더니 이내 그녀의 입에서 나올 말들을

웃으며 넉살좋게 기다렸고, 윤건은 도대체 무슨말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해 못살겠다는 표정으로

은채의 입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저 여자..나도 있는데..왜 굳이.. 저놈한테..부탁을 하는거야!!

쳇~

 

 

 

" 저...저..실은..음..저..."

 

 

아이구..미쳤지..말이되냐구?

달랑..두번본..남자한테..무슨..생일파티..같은 유치뽕인..곳을..같이 가자고 하면..얼씨구 따라

나서겠냐구?

그렇지 않아도..스케줄로..꽉꽉 들어찬...연애인들 생활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텐데..

나같은 여자하고 노닥거릴 시간이 있겠어? 괜히 잘못 말했다가 망신만 당하지..

 

그래도, 저..영화배우보다는 시간이 좀..있지 않을까?

아....몰라..몰라..

쪽팔려!!!

 

 

은채가 망설이며 입가에 맴도는 말을 포기하고  삼키려하자, 보다못한 유미가 은채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 쾌활한 어조로 밝게 웃으며 잽싸게 말을 이었다.

 

"  저..은채가 실은 아주...아주~~~ 중요한 모임이 있는데요..거기가..글쎄..커플과 함께 가야

  한다지 뭐예요..?!! 근데, 하하..아직 은채가 남자친구가 없어서요..그래서..그런데, 안바쁘시면..

  같이 가주시면 안될까요?.."

 

 

유미는 망설이는 은채의 뒷말을 가로채서 빠르게 옹호하듯 부탁하자, 성민은 당황한 시선으로 은채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활짝 웃으며 최대한 매끄럽게 대답했다.

 

" 하하..그럼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울 은채씨..부탁인데..당연히..가야죠!!!  언젠대요? "

 

 

 

어머~!!!

이남자..천사다..

그것도..날개없는..천사..

우째..이리도 착하단..말인가..

 

나, ..땡잡았다!!!

 

 

" 이번주..토요일...저녁이요...어..그러니까..실은...제가..아는 선배....애인에..생일인데요..

  휴~ 저를..초대했는데, 아~ 글쎄, 커플파틴가..뭔가..한다구..오라고 하는데..제가...실은..

  애인이..아직..없어서..정말, 저한테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자리라서요..절대로..꿀리면 안되거든요..

  하하하..그래서..그러니까...부탁좀 드릴게요..너무..고맙습니다."

 

 

시원시원 대답하는 성민이 너무도 고마운 나머지, 은채는 어느새 기쁨의 눈물이 반짝이는 커다란

호수같은 눈망을 들어서 버벅이며 말을 이었다.

 

 

다행이다. 그가 무시하거나..나를 유치하게 바라보거나 비웃지 않고 진지하게 웃으며 같이 가준다고

그래서..휴~정말..다행이다.

너무..너무 든든하고 고맙다.

너무나..

 

 

은채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성민은 버벅거리다가 너무나 의외로 끝나버린 부탁에 웃음을

터트렸고, 화가날때로 난 윤건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입가가 일자로 확실히 굳어버렸다.

 

 

너무도 기분 상할때로 상한 얼굴이 된 윤건은 처음으로 은채의 상기된 얼굴을 구멍이라도 뚫어놓은

작정으로.. 미친듯이 노려보았다.

 

 

기막히다.

커플파티면.아니, 애인을 데려가야지..

왜 저놈을 데려간데?

 

아니, 저놈이..애인이야?

그리고, 그런..애인역할을..연기하려면 연기자인 나를 데려가야지..

 

이..무슨.경우야?

 

최고의 배우를 바로 코 앞에 놓고..

 

 

 

 

한참을 기분좋은 웃음를 터트리던 성민은 긴장한채 자신의 반응을 숨죽여 기다리는 은채를 발견

하고는 그제서야 웃음을 거두고 처음보다 더욱더 진지한 표정으로 나직막하게 대답했다.

 

"  저, 시간 많아요...걱정하지 마세요..그리고, 저..대학때 연극도 꽤 잘했어요..후후.."

 

 

성민의 대답에 은채는 너무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윤건은 죄없는 자신의 머리칼만 거칠게

뒤로 쓸면서 조금은 씁쓸하고 기분상한 표정을 억지로 감추고 있어야 했다.

 

 

 

은채는 아무래도 자기같이 평범한 여자가 윤건에게 같이가자고 하면..일언지하에 거절할것 같다는

두려움에.. 감히..그에겐 물어볼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물론, 그의 조각같은 외모와 반듯한 매너 그리고, 천상의 음성이 그 인간들에게 작용하면..정말이지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그가..내게..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코웃음을 칠게..뻔했으니까..

 

그래도 조금은 부드럽고 여유있어 보이는 사람좋게 생긴 성민씨에게 부탁하는게 조금 더..수월할 것 같았다. 성민이 조금의 망설임없이 너무나 흔쾌히 수락을 해줘서 어찌나 고맙고 가슴 한켠이 안도감

으로 편안해졌는지, 십년묵은 체중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와..다행이다..

히히..

 

윤건..저남자한테..부탁했다가는..욕만 옴팡지게 먹거나, ' 얼마..줄거요?...'라는..질문을 받았을 거야.

분명...

 

 

 

 

 

 

 

 

 

 

 

 

 

 

-----------------------------------------------------------------------------------

 

귀얇은 별사탕..

ㅡㅡ;;

 

님들이 너무 섭섭해(?) 하셔서..

( 혼자서..별~~엄청난 오바합니다..알고보면..ㅡㅡ;;)

 

어쨌든..그래서, 어제 두편..오늘 두편..올려놓고..

갑니다.

 

저, 착하죠?

 

푸하하하..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

저는 9일날 돌아올게요. 아님, 10일?

여하튼..곧 옵니다.

 

건강히, 행복한 한가위 잘 보내세요~!!!

(__);;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