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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시술소 그녀들 3탄

싸랑해 |2006.12.14 15:35
조회 2,053 |추천 0

재촉 하시는분이 한분 있으네요...,

 

3. 어라?






“...야간정액은...얼마냐구요...”

“아...그러니까...여 열시간...오천원...”


그녀들을 보는 순간

겨우 찌찌 따위에 당황하여 찌질거리던

오늘 새벽의 모습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세 자리요.”

“...아...네...네...”




언제나 말을 하는 것은 노모녀다.

그렇다고 그녀가 많은 말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귀염녀와 볼륨녀의 목소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오빠!”


...그렇지만 경림의 목소리는 별로 듣고 싶지 않다.




“야간정액은 선불이잖아요!”

“아...그...그렇지.”

“이 오빠가 왜 이래? 다른 때는 헛소리도 잘만 하더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더듬어요?!”




......

...아무것도 모르면 그냥 좀 닥치고 있어.




“저...저기요.”

“......?”

“저...죄송하지만 야간정액은 선불이거든요...”


그녀들은 아무 말 없이 오천 원씩을 모아

카운터로 내민다.

그리고는 역시 아무 말도 없이

늘상 앉던 그 자리로 가서

조용히 컴퓨터를 켠다.




“오빠 왜 그래? 쟤네랑 무슨 일 있어요?”

이 여자는 의외로 예리하다.

“아 아니...그게 아니라...난 원래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많이 타서...”

그러자 경림은 가늘게 실눈을 뜨고 노려본다.

이 여자는 예리한데다가 집요하기까지 하다.




“그럼...나는?”

“...응?”

“왜 내 앞에서는 수줍음 안 타냐고.”

“그러니까 그게...여자 앞에서만...”

“......”

“......”




......




“나 가요. 졸지 말고 가게 잘 봐요. 내일 봐.”


젠장.

얘도 군대갔다왔나?

구두로 쪼인트 까는건 어디서 배웠대;




그나저나

오늘 새벽에 내가 당황하느라

“정액 싸요”라는 헛소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다시 와서

야간정액을 끊는 것은...

내가 말한 그 정액을 그 정액이 아니라

이 정액으로 제대로 알아들었단 소리인가?

아니면

그 정액은 그 정액

이 정액은 이 정액

따라서 저 알바새끼 = 변태

이렇게 알고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직접 가서

“정액 싸죠?‘

...라고 물어볼 수도 없는 것 아닌가.




......




...자꾸 ‘정액’만 쓰니까 기분이 좀 묘하다.




어쨌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나는 알바를 하는 내내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반응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2시간쯤 지나고 나니

사장이 돌아왔다.

“이새끼들 오늘은 그냥 집에 갔구나. 내일은 꼭 잡아주마.”




......

...절대 안잡힐걸.




사장은 금고를 열어 만원짜리를 모두 꺼낸 다음

차키와 소지품을 주섬주섬 챙겨 퇴근할 준비를 한다.


“오늘은 피곤해서 좀 일찍 들어가야겠다.”


......

...일찍이라고 해봐야 12시 넘었잖아.




“가게 잘보고...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아, 그리고 애들은 다 보냈지?”


참.

그러고 보니

출근하자마자 해야하는

중고딩 내보내기를 하지 않았다.

에이 설마,

지금까지 조폭애들만 오던 피씨방인데

설마 이 시간에 중고딩이 남아 있겠어?

...하는 생각에...


“그럼요, 진작에 다 내쫓았죠.”


하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래. 혹시 모르니까 새벽에 들어오는 애들도 의심가면 쯩 검사하고.

오늘 단속뜰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있어서.“


“걱정 마십쇼.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니 어서 집에나 가라.




“아, 그리고...너 청소할 때 말이야.”

“예?”

“너 입구계단 청소는 안하냐?”




계단 청소?

엘리베이터 타고 다니는데 그걸 왜 하냐?

그리고 나 혼자 가게 보는데

나가서 계단 청소를 어떻게 하라고.




“예? 당연히 안하는데요?”

“오늘부터는 새벽에 손님없다 싶으면 계단 청소 좀 해라. 밑에 딸기 사장 새끼가 계단 더럽다고 난리다.”




딸기라면...

그...안마시술소?




“뭐 계단이라고 해봐야 얼마 안되니까 잠깐 쓸기만 해라.”


이 말을 마치고 사장은 곧바로 퇴근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니 오늘따라 손님은 많지 않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생각에

중고딩이 있지는 않을까 한바퀴 빙 둘러보았다.




생각대로

중고딩이라 생각될 만한 인물들은 없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각 주점 사장님들과 그 종업원들도 없고

손님이라고 해봐야

군 입대 직전의 폐인들,

방학을 맞은 대학생 한두 명,

리니지 폐인 아저씨들.

그리고...

그녀들.




가게 안을 둘러보면서

그녀들이 앉아 있는 자리가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들은 매일같이 이 피씨방에서

밤새 무엇을 하는 것일까.




혹시

유머게시판에

[이 겜방 알바생 변태 ㅋㅋㅋ]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난 아냐.




조심스레

그녀들이 앉아 있는 자리로 갔다.

그냥 지나치는 척하며

힐끔 그녀들의 모니터를 쳐다보니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귀염녀는 싸이질을,

노모녀는 음악감상을,

볼륨녀는 테트리스를 하고 있다.




미니홈피 속에서 웃고 있는

귀염녀의 표정은 너무도 밝다.

언제나 무표정한 세 여자들이지만

다른 공간에서는

저렇게 웃을 줄도 아나 보다.




교복을 입고 V(브이)자를 그리며

해맑게 웃는 그녀는...




......




...교복...




...그럴 리가 있나;


귀염녀가 빼어나게 귀엽긴 해도

그게 애들에게서 볼 수 있는 귀여움이랑은

전혀 다른 귀여움이거든.

게다가 같이 다니는 두 여자들의 성숙미는

아무리 요즘 애들 발육이 빠르다고는 해도

겨우 고딩이나 대학1~2학년짜리들한테서는

나타날 수 없는 노련한 성숙인데...




아마도

학창시절 사진이겠지.




설사 단속이 뜬다해도

짭새들 또한 당연히 의심하지 않으리라

100% 확신할 수 있었기에

그냥 그녀들을 지나쳤다.




그녀들과 같은 라인의 구석자리를 보니

처음 보는 남자가 리니지를 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도 대학생으로는 보이지만

그래도 처음 보는 얼굴이므로

확인해둘 필요가 있었다.




“저...죄송하지만 신분증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나를 힐끔 쳐다본 그 남자는

피식 웃으며 지갑을 꺼내

대학교 학생증을 보여 준다.




역시나...

대학생이 맞구나.

뭐 확실히 해둬서 나쁠건 없으니까.




학생증을 돌려주자

남자가 넉살좋게 웃으며 말한다.


“하하, 어리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오늘 단속 뜰지도 모른다고 해서요...”




이 말이 끝나자,

조용히 모니터를 쳐다보던 세 여자가

갑자기 멈칫하며

일제히 내 쪽을 쳐다본다.

곧이어

노모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다.


“단속...이요?”




왜들...그러지?

설마...

정말로 학생인가?




“아 네...저...이 시간에는 학생들을 받으면 안되거든요...”




그러자 그녀들은

서로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다시 하던 일을 계속한다.




단속이라는 말에

잠시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그래도 계속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역시 학생들은 아닌가?




그렇다고는 해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 것은 사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그녀들이지만...

확인해볼 필요는 있겠다.




......




신분증을 보고

그녀들의 이름을 알아내고 싶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다;


......

나...나이가 궁금한 것도 절대 아니고...




일단은

문제가 될만한 인물은

귀염녀 뿐이기에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저...죄송한데...신분증 좀...”




“...안가져왔는데요?”




처음 들어보는 귀염녀의 목소리.

귀여운 얼굴만큼이나 낭랑하고 예쁘구나.




......




...이게 아니잖아.




“저희 성인 맞아요. 매일 와서 아시잖아요. 단속 와도 피해 안갈테니까 걱정 마세요.”


노모녀가 그녀의 대변인이나 된듯

당당하게 말한다.

하기사

그녀들이 성인인지 아닌지

그게 의심스러워서 확인하려 했던 것도 아니...




......




...어쨌거나

단골이라면 단골인 손님들한테

너무 야박하게 구는 것도 뭐하다 싶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누가 봐도 그녀들은 성인으로 보이니까...




다행히 그날은

단속이 뜨지 않았다.

또한

단속이 뜬다는 소문 덕분인지...


...조폭들도 오지 않았다.




새벽 5시가 넘어가자

가게 안에 남은 손님이라고는

그녀들 뿐.




어차피 야간정액을 끊은 손님들이니

도망갈 염려도 없을 테고 해서

잽싸게 나가서 계단청소를 하고 왔다.




계단 청소를 끝내고 들어오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그녀들도

주섬주섬 일어날 채비를 한다.

언제나처럼

컴퓨터를 끄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정리하고

의자를 곱게 집어넣고...




정액 시간이 아직 2시간 이상 남았음에도

언제나와 같이 이 시간에 일어난다.

그리고는 카운터로 와서

조용히 카드를 내민다.




“......”

“......”

“......?”

“......?”

“?”

“???”




카드를 내민 그녀들은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일까,

언제나 하던 것처럼

조용히 돌아가지 않고

내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다.




“아...저...무슨...?

“...계산...”




계산할려고 그런거구나;




“아...야간정액...선불로...내셨잖아요...”

“아...”




오늘 처음 야간정액을 이용한 것이라

적응이 안되나 보다.

이윽고

언제나처럼 조용히 돌아선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조용히 문을 열고...




...응?




아무말 없이 나가던 귀염녀가

갑자기 돌아선다.

그리고 아까의 그 예쁜 목소리로 말한다.




“...정액...싸네요.”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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