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는지 모르지만 병우와 난 서로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그 무엇이 되었다.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걱정이 되고, 무엇을 할까? 하루종일 생각하게 되고, 혹시라도 병우의 얼굴이라도 보게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환하게 웃는 내 모습을 발견할때마다 이게 사랑이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병우도 나와 같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말하지 않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 침묵의 언어마저 사랑으로 속삭이는 것만 같다.
"병우아, 너무 행복해서... 너무 행복해서 그 행복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내것이 맞는지 남의 행복 갖고 내가 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이 행복은 우리가 만든거야. 너와 내가...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거야. 그러니까 당근 우리의 행복이지."
"일하기 싫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너만 보고 싶어"
"욕심쟁이. 시간나면 일본에 한번가자. 부모님에게 너 보여주고 싶어."
"부모님..."
잊고 있었다. 병우의 집이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병우의 가족들이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언제가는 일본으로 돌아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럼 난... 난...
"일본... 언제 가는데... 일본에서 가족과 살아야겠지"
"만약 내가 일본으로 가야한다면 아니 갈 일이 있다면 그때도 너와 함께 꼭 갈거야. 혹시라도 일본에 살아야한다면 그때는 너와 함께 살거야."
"하지만.. 난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했어. 일본어도 모르고, 거기는 내가 살던 곳이 아니잖아."
"걱정하지마. 니가 싫다면 굳이 일본에 살지 않아도 괜찮아. 난 니가 있는 한국이라도 상관없어."
늘 나를 먼저 생각하는 병우의 마음이 따뜻해서 나까지 그 마음에 중독된다. 이러다가 병우가 내 인생에서 살아진다면 나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그건 정말 생각하기 싫은 상상이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내 인생에 병우는 늘 나와 함께라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쭉~~~
"내일은 영화나 볼까? 아님 소풍이라도 갈까?"
"내일 토요일이지. 알바 4시에 끝나거든. 끝나는 시간에 와줘"
일주일전부터 알바을 다시 시작했다. 취업을 시작해야하는데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 더 힘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알바를 시작했다. 케익 전문점에서 시간 타임으로 일을 한다.
"취업하기 너무 힘들어. 어쩜 서울로 올라가야할지도 모르겠다. 거기 친구가 있는데 관리 사원 구한다고 혹시 서울에 취직 할 생각 있으면 올라고 하더라. 서울로 갈까? "
"니 생각은 어때? 가고 싶어."
"그걸 잘 모르겠어. 아빠 혼자 여기에 두고 가기 마음에 걸려"
"그럼 나한테 시집와. 나한테 취업해라."
"뭐야... 난 심각한데 농담이나 하고..."
"농담아니야. 나한테 시집와. 그럼 되겠네."
"지도 백수 주제에 누굴 부러먹을라고.. 싫다."
"후회할건데... 다시 생각해보지."
"됐거든. 내일 늦지나 말고 와"
병우와의 결혼 이야기는 이렇게 농담으로 받아 넘겼다. 그러나 내 심장은 결혼이라는 말에 심하게 뛰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차리고 있는 병우의 등을 뒤에서 안았다. 너무나 따듯하고 넓어서 이 사람이 내 사람 맞는지 꿈은 아닌지 하루에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싶을때가 많았다.
"왜 그래?"
"너무 좋아서 그래."
흠흠~~아빠의 기침 소리에 깜짝 놀랬다.
"둘이 작작 붙어 있어라. 보기 민망하다."
"미안 아빠. 화진이는..."
"아침 일찍부터 둘이 닭살 떠는 꼴 보기 싫다고, 밖에 나갔다."
"닭살은 무슨 .. 누가 닭살 떨었다고.. "
"앞으로 닭 안먹어도 닭 구경은 많이 해서 닭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빠는 농담도 잘해."
"내가 지금 농담한다고 생각하냐. 우린 참을 만큼 참았다. 저 하늘에 별은 너의 별... 손 잡고, 틈만 나면 안고, 그것도 부족해서 이제 아침 시간부터 그런 애정행각을 또 봐야하냐. 하루 12시간은 너희 두사람 애정행각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앞으로 없는 곳에서 하겠습니다."
"고맙네 병우군. 제발 없는 곳에서 해주기 바라네"
아빠의 잔소리도 기분 좋은 음악 소리로 들린다. 내 귀에도 내 눈에도 내 입에서도 무슨 문제가 있는 듯하다. .
4시에 정각에 병우가 나를 데리러 왔다. 신호를 받고 있는 병우의 모습이 보였다. 난 케익 전문점 문 앞에서 병우가 건너 오기를 기다렸다.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우는 신호가 바뀌는 동시에 나를 향해 뛰어오느라고 신호위반하는 차를 보지 못했다.
"병우아"
난 두 눈을 감았다. 사람들의 웅성 거림도 자동차소리도 아니 세상의 모든 소리가 내 귀에는 들리지 않은 듯 했다. 몇분을 그렇게 있어을까?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그 자리에 쓰러질 같았다. 그때 나를 붙잡은 손에 의해 두 눈을 떴다. 병우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조심하지 않고, 조심하지 않고, 뭐야. 죽을 뻔 했잖아."
무사한 병우를 보자마자 버럭 소리부터 질렀다.
"안 죽었어. 충돌할뻔 했는데 내가 운동신경이 무지 좋잖아. 그래서 피했지."
"죽을 뻔 했어. 너 내 앞에서 죽을 뻔 했어."
"안 죽었어. 걱정하지마 너 두고 죽지 않아."
"나 두고 먼저 죽으면 나도 죽어."
화영이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런 화영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그는 화영의 눈물을 따뜻하게 닦아주었다.
"만약 너를 두고 내가 먼저 죽는 일이 있다면 넌 꼭 살아야해. 절대로 바보같이 살지마.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싫어. 너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너와의 기억으로 평생 아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나무토막으로 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절대로 나보다 먼저 죽지마."
"너 없는 내 인생도 그래. 혹시라도 니가 먼저 죽으면 난 따라 죽어도 내가 먼저 혹시라도 떠나게 되면 넌 행복하게 남은 인생 살아야해. 그게 날 위한 길이야."
"넌 따라 죽는데..난 왜 그러면 안돼. 그럼 사랑하게 만들지 말아야지. 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하지 말아야지. 나 지금 무지 화가 나."
"바보."
"뭐야. 내가 왜 바보야."
"니가 행복한게 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야. 그거 몰라"
"나도 그래. 나도 너와 같다구.. 바보 멍청아"
그날 우린 처음으로 싸웠다. 결국은 화해 했지만... 어처구니 없이 화를 내고, 어처구니 없이 서로의 마음만 확인했다. 영원히 영원히 서로 싸우고 또 화해하고, 사랑하고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