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하소연 할데가 없어 글을 올립니다.
남녀 사이에 한번 믿음이 깨어지면...
다시 믿는다는게 이렇게나 힘든일인지 몰랐습니다...
남자친구와 전 나이 차이가 꽤 납니다.
난생 처음으로 친구랑 같이 갔던 나이트에서 만났고, 적극적인 대시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마음 속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 사람 때문에 한참 힘들어하던 시점이라 처음엔 그냥 그랬습니다.
하지만 여자 마음이란...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사랑해 주는 남자에게 결국
마음이 가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사귀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됐고....
서로에게 편안한 쉼터이자 처음부터 알았던 사이인 듯 자연스러운 사이가 될 무렵
아기를 가졌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남자친구가 지우자고 했지만 전 꼭 낳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외롭게 살았던 제게... 아기는 이제 세상에서 하나뿐인 제 혈육이었거든요.
전... 어릴 때 입양된 입양아예요.
부모님이 못해주신건 아니지만... 문득문득 서럽도록 아프고... 외롭고.. 힘든 나날들을
보낸 저로선... 이따금씩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마음의 벽을 감당하면서 사는게 너무 외롭고 서러웠거든요.
제 결심을 보고...
남자친구는 낳자고 했습니다.
제 나이가 너무 어려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앞으로 후회하면 어떡하나... 정말 자신과 함께 미래를 벌써부터 결정해도 되는건가..
그래서 그랬답니다.
임신 사실을 저희 엄마가 아시고...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결혼하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흐르던 어느 날....
남자친구에게 너무나 큰 배신감을 느끼는 일을 겪게 되었어요...
남자친구가 사실은 7년이나 사귄 여자가 있었더라구요.
저를 만나는 동안에도 계속 만나다... 저 몰래 정리한답시고 정리한게
고작 아기를 가진걸 알게되고 나서 일주일이 흐른 시점이더라구요.
아기를 낳겠다고 결심하고... 결혼을 하게 되니까 서둘러 정리한 것 같습니다.
너무 화가나고... 서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장 수술을 하고 헤어질 결심도 했지만...
아기가 너무 불쌍하고...
모자란 아빠와 엄마이지만... 그래도 부모라고 찾아와 준 내 아이를....
갈갈이 찢어서 죽일 생각에 너무 많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그 7년을 사귀었다던 여자분도... 저를 동시에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답니다.
겨우 두시간여의 통화였지만...
그 여자분이 착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7년이나 사귄 여자가 있었고, 저 때문에 그 여자분과 정리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제가 먼저 전화를 해서 눈물로 사죄했습니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전.... 사이에 끼어든 나쁜년이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 여자분은 오히려 저를 달래더군요.
괜찮다고.....
그 여자분에게도 남자친구는 첫남자이자, 첫사랑이었기 때문에
쉽게 놓을 수가 없었을 뿐...
이미 둘 사이는 벌어질대로 벌어져 있는 상태였고....
서로 헤어지자는 말도 못하고 무의미하게 형식적으로 만나는 와중에
오빠가 저를 만난것 같답니다.
안 그래도 전화 통화를 해도 일상적이고 너무도 무미건조한 대화로 몇 초 되지도 않게
통화를 하고, 만나도 겜방이나 갔다가 밥 먹고 헤어진게 전부이면서...
서로 헤어질 구실이 없었던 것 같다고... 오히려 저를 위로하더군요.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를 만나기 시작한 그 즈음부터는 정말 눈에 띄게
행동이 달라졌던 것 같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이제와 생각하니.... 그 쪽 (저)을 만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그랬던 것 같다고....
그 때 부턴 작은 스킨쉽조차 없이... 정말 왜 만나는지 모를 정도로 그랬다고...
그 말에 위로를 받고 용서할 마음이 생긴 저도 바보였죠....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지켰구나...
그 여자분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이기적이게도... 그 말을 듣고 든 생각이란 그랬어요.
적어도 그 여자분과 저를 오가면서 자고, 만지고 그러진 않았구나... 다행이다...
정말 나쁘죠....?
남친의 친구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마음 약해서 거절도 잘 못하고....
맺고 끊는건 더더욱 못하는 그 성격이 이런 화를 부르게 될 줄 정말 몰랐어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던건데.... 너무 착해보여서.... 바보같을만큼 나이 답지 않게
순수해 보여서... 그 점이 좋았는데...
결국 '양다리' 로 두 여자에게 상처를 주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어쨌든 그 여자분과의 긴 통화를 마치고....
남자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자기 딴엔 저 몰래 정리한다고 했는데 제가 알아낸게 너무 당황스러웠나 봅니다.
미안하다고.....
도저히 끊을 수가 없었다고...
마음은 이미 떠났는데... 7년이나 사귄 여자에게 차마 헤어지잔 말을 못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자기가 몸이 너무 안 좋고 아파서 더이상 너에게 아무것도 해줄게 없다는 식으로
둘러대서 헤어진건데 그 여자분이 제 존재를 알아버렸고, 제게 연락을 하게 되면서
저도 그 사실을 알게 된거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전 바람둥이를 세상에서 가장 경멸합니다.
특히 여러 여자를 오가면서 즐기는 것들은 정말 치를 떨도록 싫어합니다.
바람끼 다분한데다 뻔뻔하기까지한 아버지 밑에서... 엄마가 평생동안 얼마나 힘들게...
외롭게 살았는지 보고 자랐으니까요.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더니.... 저 역시도 그런 인생을 살까... 너무 두려웠는데...
이미 그런 길로 들어선것 같아서 미칠것 같아요.
이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 그 일은 용서하고 덮기로 했습니다.
제 친구는 그 사실을 알고 길길이 날뛰면서 미쳤냐고 당장 수술하고 헤어지라고 난립니다.
하지만 제 결심에 결국 친구도 포기하고, 결혼을 결정한 지금....
아직 뚜렷하게 상견례를 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집에 인사도 드리고....
이제 거의 서로의 집에서 사위, 며느리로 사는 요즘.....
남자친구도 제게 너무나 잘해주고.... 성심껏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원래 전화도 잘 안하고... (하루에 한번 할까 말까였어요.) 잘 챙기는 성격이 못되는데
(그건 그 여자분도 그러시더라구요... 원래 전화도 잘 안하고 세심하게 챙기는 성격이 못된다고...)
요즘은 전화도 자주하고...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몸이 아픈데는 없는지...
뭐 먹고 싶은거 없냐... 세심하게 챙기고...
남자친구와 조금 멀리 떨어져 사는 저를 위해 주말마다 집으로 와주고....
그 다음날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집으로 가고...
너무나 잘해줍니다.
문제는.... 제게 있습니다.
그런 남자친구의 마음을... 고맙게 여기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저보다도 저희 엄마께 잘하고... 저에게도 너무 잘하는데...
그런 남자친구를 보면서 드는 마음이란....
' 사랑' 이 아닌 '책임과 의무' 뿐이란 생각이 드는겁니다.
임신한 상태라 살은 점점 찌고... 피부도 푸석해지고.... 점점 여자로서의 매력은 잃어가는데...
집은 멀리 떨어져서 고작 일주일에 한번 만나고.....
임신하고 나니까 어찌나 더 외로움이 많아졌는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남자친구가 너무
그립습니다. 곁에 있었으면 좋겠고... 혼자서 너무 힘든데 그럴 상황도 못되고...
게다가 남자친구와의 나이 차이때문에 아빠는 저희를 반대하시고, 임신 사실도 모르는 상태....
상황이 이러니... 마음은 불안정하고... 몸은 몸대로 점점 여자로서의 매력은 잃어가고....
입덧 때문에 먹을 것도 못 먹고, 유산기까지 있어 하고 싶은 것도 맘대로 못하는 요즘...
가장 절실하게 남자친구가 필요한데....
자꾸만 의심만 늘어갑니다.
워낙 놀기 좋아하고 나이트 좋아하고, 춤 좋아하는 남자친구....
그 전에는 그냥 그러려니...
저도 성격상 그런걸로 뭐라고 하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한번 믿음이 깨어지고 나니... 이젠 전부 믿지 못하겠습니다.
뱃속의 아기는 점점 커가고....
그러면서 저는 점점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지니... 점점 남자친구에게 의심만 늘어갑니다.
전화를 조금만 빨리 끊어도, 피곤에 지쳐서 잔다는 소리만 들어도...
자꾸만 의심이 생깁니다.
임신 우울증 때문에 자살 시도도 한 적 있고... 담배와 술도 가끔 하기도 합니다.
아기한테 치명적인걸 알면서도 그렇게라도 않으면 정말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믿음이란게... 한번 깨어지고 나니...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거군요...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목숨처럼 아끼고 낳고 싶은 아기 마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싶습니다.
헤어지고 나면... 못 살걸 알면서도...
너무나 외롭고 힘듭니다.
남자친구의 곁에서도 외롭고 힘든 나.....
정말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제라도... 아기를 포기하고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할까요...?
두서도 없고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힘들고... 아파서 여기에라도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아기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나같은 걸 엄마로 만나서... 우리 아기가 얼마나 힘들까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