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톡이 되어 있네요..![]()
좋은 생일 선물이라 여깁니다.
오늘은 많이 추워서 손님들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지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감사하구요.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마다 인사를 드리려다보니..무모했나봐요.ㅋㅋ 막 졸리네요.
2시간이나 훌쩍 넘게 될줄은 몰랐구요..
특별히 생일 축하해 주신 분들게는 더욱 감사드립니다.![]()
----------------------------------------------------------
한 열흘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새벽 6시 무렵인데 방배동과 내방역 사이에서 한 청년 손님을 태웠습니다.
야근을 했는지 무척 피곤해 보이는 청년이었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예 장충체육관 앞이요.."![]()
동작대교를 넘어 2호터널을 지나 목적지에 순조롭게 도착했습니다.
그때 나온 요금이 7,800원이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손님 주머니를 뒤적이더니...굉장히 당황하는 겁니다.
"왜 그러시죠?"
"저기요..죄송한데요..어쩌죠? 제가 아까 사무실에 지갑을 두고 왔나봐요.."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인지라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그 청년도 굉장히 난감해하며 미안했던지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습니다.
보아하니(급당황하는 모습이 일부러 그런건 아닌듯 했습니다) 실수로 두고 온걸 야단할 수도 없고,
멀쩡한 청년을 앞에 두고 112를 부른다는 건 더 말이 안되겠고...
몇 푼 때문에 핸드폰을 잠시 압류하자니..(그것도 못할짓이란 생각이 들고..)
결국 "사람을 믿자"는 결론 밖엔 달리 내릴 현명한 판단이 없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우선 청년 핸드폰 번호좀 알려 주시구요. 내 계좌번호 적어 줄테니까 회사 출근하는대로 입금해 주세요."
"아, 예 고맙습니다. 1만원 입금해 드릴게요. 꼭 입금해 드릴게요. 그리고 죄송한데 영수증좀 주세요."
그 청년과는 그렇게 헤어졌고...그날 저녁 청년에게 몇 번 전화를 했는데 도무지 받질 않는 겁니다.
"사람을 너무 지나치게 믿었던 건가? 아니지..무슨 사정이 있을거야..."
마음이 조금은 씁쓸해지려는 찰나, 청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기..누구시죠?"
낯선 전화번호인지라 아침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에 만났던 택시기삽니다.."
"아..예, 아침엔 정말 고마웠습니다. 제가 좀전까지 자느라고..깜박 잊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입금처리 빨리 해드릴게요.."
"예, 고맙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가고 또 몇일이 흘러, 오늘 쉬는 날이라 은행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그 청년 생각이 났던 겁니다.
그런데 거래내역 조회를 해보니..이런..
그 청년을 믿고 그날 입금을 내돈으로 그냥 채워넣었는데...당연히 들어와 있으리라 여겼던 돈이 들어와 있질 않았습니다.
사실, 이날 교대하면서 교대하는 기사님께 청년얘길 했더니, 자기도 사람 여러번 믿었다가 한 번도 받아본적이 없었다고..그냥 포기하는게 좋을 거라고...한적이 있었는데..새삼 그 얘기까지 떠올려 지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청년이 그럴 사람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글구 돈 몇 푼이야 어려운 사람 도와 주었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그래도 청년이 약속한 걸 믿었었는데...사람을 믿었는데..
"마지막으로 문자나 넣어보자" 생각하고는 "그날 택시비가 아직 입금이 안되어서요. 청년의 양심을 믿어요" 라고 문자를 넣었습니다.
보내면서도 사실은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그래도 보내본 문자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답문이 올줄이야...
(핸펀에 찍혀있는 문자 그대로 적어 봅니다.)
문자 1 -정말 죄송합니다! 그날 전화를 받긴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
다.
문자 2-지금 외근 중이라서요..회사 들어가는대로 입금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합니
다.
그리고 4시 무렵 마지막으로 문자가 또 왔습니다.
문자 3-지금 택시비 10,000원 입금해 드렸습니다. 그날 정말 너무 감사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운전 조
심하세요.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청년은 약속을 지켜주었고..저는 기다려 준 보람이 있었다고 봐야겠죠.
이 청년 덕분에 사람을 믿는 일에 상처를 받지 않게 되어 다행이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흐뭇한 것은
만일 이와 같은 경우를 또 맞는다면..다시 사람을 믿는 일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이 제 생일인데... 제가 받은 생일 선물 가운데 가장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사람을 믿는 다는 일...쉬운 건 아니겠지만..그래도 배반당하지 않는한 그것은 행복한 일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