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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일기 --- 팬티와 가래떡

주방장 |2003.04.23 02:42
조회 13,935 |추천 0

난 주방장이다.

칼춤 자알 춘다.

불쇼는 거의 하지 않는다.

왜냐고? 난 횟집 주방장이니까.

배운것은 고급일식인데 지금은 횟집에서 일한다.

불쇼는 내 밑의 보조들이 다 하고 난 칼춤만 춘다.

오늘도 식귀들의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칼춤을 추며 순서를 기다리는 광어들의 처절한 눈빛을 외면하고 있는데...

허걱!  일이 생기고야 말았다.

보고야 만 것이었던 것이다.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여자손님의 와일드 쇼!

날 포함한 모든 총각 직원들의 아랫도리에 싱싱한 선지가 뭉치게 해버린, 그로 인해 나조차 손가락과 생선살의 차이를 망각하게 해버린 엄청난 버라이어티 허걱쇼!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한참 바쁜 시간.  두명의 젊은 남년가 팔장을 끼고 나란히 들어왔다.

깔끔한 복고풍 비싼 정장차림의 돈 많이 벌게 생긴 남자와 짙은 커피색 정장의 아가씨.

커피색과 너무도 잘 어울려 보이는 진한 베이직 칼라의 스타킹을 두른 그녀의 다리는 자석처럼 내 시선을 끌어당겼고 "어서옵셔~~" 하는 인사를 외치며 숙여진 나의 시선은 그녀의 반짝이는 장식이 달린 검은색 구두부터 시작하여 구두가 미처 감싸지 못한 발등의 일부분과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 그리고 아쉽지만 땡땡하게 힙을 감싸고 있는 얄미운 미니스커트에 방해받는 그 경계선까지 스캔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 환상적인 이미지를 뇌리에 저장하기도 전에 나의 CPU는 다운되고 말았다.

그녀의 입술!  그~~~ 입술~~

회의 빛깔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달아놓은 할로겐 전구는 매력없는 생선살은 무시하고 그녀의 조그맣고 도톰한 입술에 집중해 있었다.

그리고 그 입술이 움직인다.

"저 아저씨 싱싱한 걸로 주셔야 해요. 우럭으로 주시구 서비스 마니마니 주세요~~~"

".........."   끄덕! 끄덕!

누가 저항할 수 있겠는가.

순간 예전의 비슷했던 상황이 생각났다.

지금 내 앞의 그녀를 세상에서 더욱 빛나게 해주는 엑스트라급의 지나치게 서민적인 아가씨가 손님으로 왔었을때 내 앞에서 똑같은 말을 했었지.

그때 난 이렇게 대답했었다.

"허허, 손님 저희도 뭐 남아야 장사하죠. 저희 가게는 워낙 싸게 드려서 서비스라는게 거의 없습니다."

이쁘고 잘먹으면 복스럽고 못생겨서 잘먹으면 무식하게 처먹는다고 나는 생각했었다.

뭐 나만 그런가? 비난하지 말지어다.

 

어쨌든 난 방으로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천천히 스캔한 후 수족관에서 건져 올려진 우럭을 보며 위로의 말을 건냈다.

"짜식, 넌 이제 곧 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너의 세포 하나하나는 그녀의 숨결과 함께 살아 숨쉬며 아주 오랫동안 그녀와 하나되어 만인의 시선을 느끼겠지..... 기뻐하며 죽어랏!"

타악!

우럭의 떨어진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붉은 피가 그녀의 입술색과 교차되어 보인다.

 

"실장님. 저 여자 얼굴도 얼굴이지만 다리 쥑입니다. 그쵸~~~"

"얌마, 너 꽁치 다 구웠냐? 안에서 불쇼하는 놈이 왜 자꾸 기어나오냐?"

이래서 예술감상이 되겠는가

꼭 방해하는 놈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게는 홀이 크게 두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신발 벗고 올라가는 고기집같은 큰 방과 테이블이 있는 홀이 있는데 내 자리에서 보면 두군데 다 구석구석 잘 보인다.

그녀와 같이 온 녀석은 내가 잘 볼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고 녀석의 배려인지 그녀는 나의 맞은편에 앉았다.

방금 녀석이 그녀에게 자신의 웃도리를 벗어서 주었다.

훗~~ 다리를 덮으라는 것인가?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쯔읍~ 아쉽군.

내 자리에서는 상밑의 다리모양새가 다 보이거덩~~~~

근데 내 보조녀석이 일할 생각은 안하고 계속 그녀만 쳐다보며 눈빛이 누래지기 시작한다.

"암마, 너 꽁치 다 구웠냐니까!"

"이야~ 실장님 저 남자 회 많이 주지 마세요. 저런 녀석 좋은거 많이 먹으면 여자 죽습니다. 헤헤헤헤."

따악!

나무로 만든 초밥통 뚜껑이 젤 가까이 있길레 그걸 번쩍 들어서 모서리로 한대 쥐어박았다.

"이씨~~ 아 말로해요! 왜 때리고 난리야."

쏜살같이 안주방으로 도망가 버리는 내 웬수같은 보조.

 

40분 정도 흘렀을까.

소주가 세병째 뚜껑을 잃고 빨리기 시작했다.

녀석(같이온)은 아마 오늘 작정을 했을 것이다.

회를 좋아하는 그녀의 순수한 식욕을 악용하여 녀석은 오늘 그녀를 넘어뜨리려 하는 것이다.

난 참으로 속상한 마음에 자꾸 쳐다보는데 순간 그녀의 발바닥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상 밑으로 쭈욱 뻗어있는 그녀의 다리

밥상이 제공해주는 은은한 그림자에 그녀의 아름다운 곡선이 내 칼을 흔들리게 하는구나.

그녀의 입술은 조금씩 올라오는 취기에 여리게 떨리는 듯 보였고 녀석의 뒤쪽으로 시커먼 털이 숭숭 돋아난 꼬리가 보인다.

그녀는 다리가 아파오는지 상체를 이리저리 조금씩 흔들더니 양.반.다.리.로 고쳐 앉았다.

 

뜨아~~~~~!!!!!

양반다리!!!!!!!

 

미니스커트를 입고 양반다리...

 

나와의 거리는 불과 7미터

녀석이 아까 건네준 웃도리는 저만치 방석위에 접어져 있고 그녀의 양쪽 무릎은 서로 최대한 멀어지고 발목이 교차되는 그 순간.

그녀의 엉덩이를 땡땡하게 감싸고 있던 앙징맞은 미니스커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쪽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난 칼을 떨어뜨렸다.

 

그녀의 허벅지 안쪽살은 진한 베이직 칼라의 스타킹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빛을 발하며 내 가슴을 향해 충격파를 보내고 있었다.

그녀와 시선이 마주칠까봐 얼른 눈깔을 깔았지만 나의 두눈은 너무 솔직했다.

나의 두 눈깔은 이마에 주름을 만들며 자꾸 위로 치켜올라오려 하고 있었다.

빛나는 허벅지가 만나는 그곳

그곳에는 하얀 가래떡이 세워져 있었다.

잉? 가. 래. 떡???

 

"이야, 저 가시나 흰색 입었네... 빨간색인줄 알았는데."
나의 보조

마구 씹어주고픈 보조

그때 우리가게 사장이 나에게 다가왔다.

"야, 주방장. 니 눈 뻘겋다."

"네?"

"마! 그거 세상 사람들중 반이 가지고 있는거 아이가? 그 속이 그리 궁금하노? 어이?"

경상도 사나이 우리 사장

내 머리가 막 더워지려는 찰나 친물을 얹어준다. 고맙게......

"니 요즘 여자생각나나? 니 그러다 손가락 썬다. 조심하레이......"

".........."

찝찝하다.

퇴근하는 길에 그녀가 녀석에게 옷이 벗겨지는 상상을 조금 했다.

보조녀석이 술한잔 하자고 하는 것을 거절하고 집에 왔다.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그거 가래떡 아니였을까?

나 변태 아닐까?

지금 그녀와 녀석은 무얼 하고 있을까?

나의 이런 쪼팔린 상상은 여자친구가 생겨야 사라질까?

그게 가래떡이였으면 녀석이 그걸 먹을까?

나 변태 맞는가보다.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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