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시 짧은 고민을 하다 이 글을 올려본다.
한집에 같이 사는 나의 베개친구에게 쪼-금만 미안한 마음을 전해보면서 ... ^ ^
몇해 전 ...
한번도 고속도로 연수를 해볼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나는 시댁에 일이 있는 핑계거리를 잡아서 기어이 혼자서 집을 나섰다.
평일이라 남해고속도로가 그리 밀리지는 않을테고...
울산, 부산을 오가는 준고속도로 수준의 국도에 이미 길눈이 트인 내게있어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은 생각보다도 훨씬 그 여유가 있었다.
바둑판같이 잘 정리된 모습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도로의 여건상 "진영휴게소"를 지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그때부터 슬슬 몸부림이 시작 되었다.
차가 휘청이도록 음악을 크게 들어보아도 ...
추월선, 주행선을 술에 취한 듯 왔다 갔다 장난을 쳐봐도 ...
결국 억지로 참다가 겨우 "남강휴게소"에 도착을 하긴 했는데...
평일이라 그런듯 휴게소에는 진입한 차량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이 아닌 다음에야, 이런 넓은 광장에서의 주차는 놀이터에서 청룡열차를 타는것 보다도 훨씬 더 쉬운 것을 ...
언젠가 면허증을 따기전에 꿈꾸던 그런 모습으로 멋진 주차를 마치고는, 나는 자신감이 흐르는 도도한 모습으로 벌컥 운전석 문을 밀었다.
" 오 마이 갓!! "
이 무슨 필연이었던고...
하필이면 내가 문을여는 그 순간에 바로 옆자리로 미끄러져 들어오던 "포텐샤" 한 대 ...
한 사흘 짧은 도로연수를 할때 그 강사언니가 그랬다.
비싼 차 옆에는 절대로 주차할 생각도 말것이며 , 도로에서 일시정지 중이라도 내 앞에 차가 고급이면 필히 바로 사이드부터 당기고 대기하라고 ...
아-니~~~
이런 한적한 평일에...
이렇게 넓디 넓은 주차할 공간 다 버려두고 ...
왜? 하필이면 ...
.......................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바깥으로 뛰어나간 나는, 그날 우리 승용차가 전복되는 대형사고보다 더한 큰 사고(?)를 쳐야 했으니 ...
" 많이 놀라셨죠? "
그곳에는 방금 전시회를 마치고 나온 조각상의 매끄러운 작품 하나가 ... 사람얼굴을 하고서는 ... 싱그러운 미소를 흘리며 서 있었다.
멍~한 시선을 바로 거두고 사태에 따른 뒷수습을 하는 와중에도 염치없는 나의 눈길은 자꾸만 그 조각상을 쫓아 다녔으니 ...
결단코 맹세하거니와 나는 남자의 외모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잘 생기면 내 아이들 인물에 조금 보탬이야 되겠지만서두 ... ^^
어릴때부터 나를 지배하는 사고에는 사람의 인연에 대한 운명적인 예감을 나는 더 믿었다.
그런데 그 날은 마치 순간적인 돌풍이 잠시 스쳐가기라도 한듯이 ...
유행가 가사에나 나올법한, 이름도 몰라~, 성도 모르는 그 조각상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 그만 철없는 아줌마의 심장으로 큐피트의 화살촉을 살짝 날려버렸던 것이었다.
무슨 맛으로 커피를 마셨는지도 몰랐다.
몇가락 되지도 않은 우동발을 퉁퉁 불리도록 얌전한(?) 모습으로 식사를 마칠 동안에도, 그 이상한 조각상은 자꾸만 내 주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주변에서만 함께 맴도는 것이었으니 ...
끝내는 평소에 잘 안하던 립스틱까지 살짝 한번 더 바르고는 ...
한 손에 흔들리는 커피를 들고 자리로 돌아가서도 잠시 시간을 더 지체하였건만 , 한여름 땡볕에 지글거리는 복사열로 뜨겁게 달아오른 조각상의 차는 왠일인지 출발할 생각을 하지도 않고 ...
참으로 까닭을 알 수 없는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10여 분 쯤이나 더 고속도로를 달리던 무렵 이었을까?
아무런 생각없이 추월선을 타고있던 내 룸미러에 갑자기 번쩍번쩍 빛을 내는 라이트가 일순간 나의 시야를 가리웠으니...
아~니~~ 이렇게 한적한 도로에서...
급하면 주행선으로 빠졌다가 다시 앞질러 갈 것 이지 ...
요란한 클락션으로 불편한 나의 심기를 전하고는 예의상 주행선으로 비켜줄려던 찰나 였다.
" 오 마이 갓!!! "
" 옴~마야! 바로 그 매끄르~한 나의 조각상... "
............................................................
지금도 베일에 가린 그 때 그 조각상의 마음(?) ,,,
마지막 톨게이터가 코앞에 오기까지 그 이상한 조각상의 밉지않은 장난은 시간 가는줄 모르게 계속되고...
주행선이면,주행선...
추월선이면,추월선으로 바짝 따라붙어 안 그래도 더위먹은 아줌마의 심장에 계속 불을 지피는데 ...
마지막 톨게이트까지 어떻게 운전을하며 왔는지를 몰랐다.
벌건 대낮에, 이름도 모르는 외간 남정네가 나이값도 못하는 장난을 치는데도 전혀 밉지가 않는 내 모습이, 더 당황스럽기만 해서라도 ...
근데, 저 조각상의 목적지는 어디지?
별 잡스런 생각으로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 있었던 것일까?
통행증을 꺼내기 위해 진입을 한 폭이 어째 조금 먼듯한 그런 느낌을 가지고는 있었건만...
아~~~~~~~~~~
있는대로 창문을 다 내리고 힘껏 팔을 길이대로 뻗어보았건만 ... 아무리 애를 써도 손 끝에서 도저히 잡혀지지가 않는 얄미운 통행증 ...
백미러에 잡히는 그 조각상은 분명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우째, 이런 일이 ... "
할 수 없이 특단의 조치로 나는 과감히 사이드를 당긴 채 안전밸트까지 풀어야 했으니 ...
절반은 몸을 내미는 자세로 겨우 겨우 통행증이 내손가락 사이에 끼워지는가 싶던 그 순간이었다.
" 에그머니!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이런 일이 ..."
미처 잡을 겨를도 없이 나의 손가락을 빠져나간 무심한 통행증은 그만 ...
........................................................
바람에 날려 차 밑으로 들어간 통행증을 줍기 위해 ,결국은 차문을 열고 나와야 했던 ... 스타일 완전히 구겼던 그 날 ... 백미러로 슬쩍 훔쳐본 그 조각상은 혼자서 연신 포복절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그 위기를 넘겼는지 ... 아직도 그날만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워서 가슴이 다 쓰리다.
요즈음도 톨케이트에 진입을 할라치면 그래서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곤 하는데 ...
달아오른 얼굴로 황급히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앉아 "진교"로 빠지는 분기점이 나타나자, 나는 미리 앞질러 깜빡이를 넣어 나의 행선지를 그 조각상에게 알렸다.
웬지 그러고 싶었고, 그래야 할것만 같은 나름대로의 아쉬운 배려를 숨길수가 없었다.
아쉬움의 너무 짧은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드디어 우측으로 꺽어지는 분기점의 진입선에 다가갔을 때였다.
요란한 클락션과 함께 끝까지 창문을 내린 채 손을 흔들어 이별을 고하던 조각상의 그 마지막 기억이 ... 나에게는 그만 이후로도 몇 해를 따라다니는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되어 가끔씩 맴돌곤 한다.
사람이 사람을 담아 가슴에 오래도록 껴안고 사는 방법중에서, 이렇게 황당하고도 애매한 느낌의 그런 감정도 있을까?
그럼에도 이렇듯 오래 그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 서로가 적당한 거리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관심으로 그저 아름답게 바라볼 수만 있었기에 ... 그 애틋함이 더 오래 내맘에 이렇게라도 살아있는게 아닐까?
중년의 고갯길에 접어든 이 나이에도 내가 꿈꾸는 사랑예찬은 오로지 "외사랑" 뿐이다.
상대를 깊이 알아갈수록 외롭고 힘이드는 그런 만남보다는, 늘 나를 감추는 애잔함으로 더 오래도록 사람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그런 사랑 ...
가슴은 아프지만 그 또한 즐거운 아픔인 것을 ...
보셔유! 우리집 베개친구 ...
당신 마누라가 저지르고(?) 다니는 이 정도 의 바람(?)은 고마 이해해 줄거지유?
내가 부르는 이름 중에 그대가 제일로 찔리고 두려운 이름 ...
" 수지 " 이야기 ... 한번 더 ... 나오기 전에 ...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