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녀의 로맨스 14편

운비 |2007.05.20 16:22
조회 535 |추천 0

승민이의 자동차는 집으로 향하는게 아니었다.  불안한 마음에 미경은 어디로 가는거냐고 물어보았다.

 

김미경: 지금 어디가는거야. 집으로 가는 것 아니야.

최승민: 바다가 보고 싶어. 바다로 가자.

 

미경은 승민의 얼굴을 불안하게 쳐다보았다.

 

김미경: 승민아

최승민: 아무것도 묻지말아줘. 부탁이야. 지금은 이대로 너랑  바다가 보고 싶을뿐이야. 그냥 따라와줘

김미경: 그래 묻지 않을게.


승민이 도착한 곳은 동해바다.. 긴 시간동안 이 멀리까지 왔다.  중간에 휴게소에 쉬고 싶은데 참았다.  승민의 얼굴을 보니 차마 어떤 말로도 될 것 같지 않았기에.. 참고 또 참았다.  영화에서나 드마마에서 보면 이럴때 우아하게 동해로 넘어가던데... 화장실 가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
아무튼 동해에 무사히 도착해서 난 화장실로 바로 갔다. 물론 승민이도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건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현실은 멋 있을 수 없다. 현실은 언제나 다른 상황을 만든다.

 

최승민( 멋있게 바다를 바라보면) 재준이 형 ... 형이랑 같이 있는 모습 봤어. 재준이형.. 형...

김미경: 좋아하고냐고, 사랑하냐고, 묻도 싶은거야?

최승민; 그래 묻고 싶은데 차마 내 입으로 그런 말 하고 싶지 않았어. 그럼 니가 '그래' 좋아해'라고 말할 것 같아서 물어보기 싫었다. 근데... 내 속에 있는 그 묘한 감정이 자꾸 날 화나게 만들어. 너의 마음을 듣고 싶어

 

승민은 지금 나에게 화를 내고 있을까? 아님 자기 자신한테 화를 내고 있을까? 또한 나는 승민이에게 무슨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김미경; 글쎄... 뭐라고 한마디로 말할 수 가 없어.  처음에는 날 닮아서 무지 싫어했어. 예전의 날 보는 것 같아서 정말 보기 싫더라. 근데.. 지금은 ... 한마디로 '사랑해' 라고 말하기에는 좀 부족한 것 같아.  사랑 안해본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대학때 3년 동안 사귄 남자가 있었어. 3년..인가? 이것봐 그 사랑도 이렇게 잊어. 남자의 어머니가 반대해서 결국 헤어졌지만.. 지금은 그 남자 잘 생각나지 않아. 처음에는 사랑해서 나의 배경도, 가난도,다 문제될 것이 없겠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도 문제가 되고, 짜증나게 되고, 화나게 되고, 더 큰 문제가 되는게 사랑이야. 사랑 대단하거나 위대하지 않아. 알고 보면 별거 아니야.

최승민: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 사랑하면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인내하고, 기다리고, 참고, 이해하고, 그 사람이 되는게 사랑이야.

김미경: 사랑이 철인 삼종경기도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사랑은 그저 사랑일뿐이야. 사랑한다고 해서 참고, 기다리고, 상대방만 바라보고,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다. 그게 과연 사랑일까? 나 너 죽도록 사랑해. 그 사람앞에 그 사랑앞에 날 위해 농약이라도 마셔라고 하면 그 사랑이 그 약을 마실까? 날 위해서 죽을 수 있을까?  심장 하나 떼어낼 수 있어. 솔직히 '나 그거 못해' 그게 더 솔직한 사랑인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나 죽으면 사랑이 무슨 소용이야.

최승민: 한번도 널 잊은 적 없어. 내가 왜 이렇게 변했는데.. 너 앞에 당당해지기 위해서야. 너에 대한 내 감정 시작하고 싶어. 다시 제대로 시작하고 싶어. 나 좀 쳐다봐주면 안돼. 잠시라도 좋으니까 너 옆에 서 있을 수 있게 내 손 잡아주면 안돼.

 

승민의 손을 잡아 주었다. 다른 뜻은 없었다.  상처 받은 친구를 위해서 한 행동이다. 그 행동이 승민의 오해를 더 살 수 있어도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생겨서도 난 승민의 손을 다시 한번 잡았을거다.

 

김미경; 승민아! 사랑한다. 사랑한다. 아무리 외쳐도 그 사람이 받아주지 않으면 그저 메아리로 다시 돌아와서 널 더 아프게 할 뿐이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 소리를 듣지 않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갈 뿐.. 니  목소리 따위는 듣지 않아. 그 사람도 이렇게 말하겠지 '사랑해. 사랑해' 다른  상대방을 향해 소리 치겠지 너와 똑같이. 너만 아플거야. 여기서 그만해. 상처받지 않았을때 다음 사람을 위해 그 사랑 아껴. 왜 힘빼니? 너만 아프게....

최승민: 왜 난 안되는거니? 왜 난 너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거야. 정말 화가났다. 화는나는데.. 그래도 아직 널 사랑한다. 휴~~쪽팔리게 여기가 아프다. 너만 보는 내 눈이 원망스럽다.

김미경; 누구나 그럴거야. 그게 정상이야. 참을 수 없는 감정이잖아. 참지마. 그리고 빨리 끝내.

최승민: 참지도 멈추지도 않을거야. 널 사랑하는 내 감정에 브레이크 걸지 않을거야. 그럼 사고날 것 같아.

김미경: 승민아.

최승민: 그만해.

김미경: 우정이상 난 못줄거야.  이기적인 마음으로 너에게 우정으로 남아줄게.

최승민: 못된 미경. 나쁜 미경.

김미경: 착한 승민. 괜찮은 승민.

최승민: 그래도 옆에 있을거야. 나에게 다른 여자가 생길때까지.. 너 옆에 있을거야. 혹시라도 형이랑 잘 안되면 그때 내가 다시 들어갈 수 있게 계속 옆에 있을거다.

 김미경 ;우정의 탓을 쓴 스토커.

최승민; 그렇게라도 하고 싶어. 그럴거야.  니 허락 필요없지?

김미경: 하하하. 그런데 재준씨 아직.. 사랑은 아니야.

최승민: 그럼 나에게도 희망은 있네. 이제 바다나 보자.


승민과 바다를 같이 보고 있지만 다른 생각을 했다.
       
       
       
       
새벽 5시에 집에 도착했다. 집 앞까지 승민의 차를 타고 무사히 돌아왔다.  차안에서 예전의 일을 많이 얘기했다. 내가 얼마나  싸가지 없고, 차가운 여자였는지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잠시 지영이 생각을 했다. 현재 재준이를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지영이를 생각했다. 내가 지영이 마음까지 배려해야하나...

 

최승민: 다 왔다. 들어가!

김미경; 그래 피곤할건데 빨리 집에 들어가서 푹쉬어. 다음에 보자.

최승민; 니가 내 첫사랑인거 알지? 10년전에도 내 첫사랑이였구.. 지금도 내 첫사랑이야.

김미경; 그래서 뭐 어쩌라구.. 내 첫사랑은 승민이 니가 아닌데.. 손해보는 것 같지.

최승민: 밉상.

김미경: 그러니까 손해보는 사랑하지마!

최승민: 들어가 니 얼굴 보기 싫어.

김미경; 조심해서 들어가.

 

떠나는 승민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마음이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더 많은 무게가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살아가야할 생각으로  감정을 돌보지 않았다. 이런 감정 놀이에 난 시간이 없었다. 살아가야했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사랑이 어쩌고, 내 마음이 어쩌고 할 시간은 나에게 없었다. 그남자가 떠나도 난 울거나 붙잡지 않았다. 알바할 시간이 나에게 더 소중했고, 부모님때문이냐고, 내 배경때문이냐고 물을 볼 시간도 없었다. 자세하게 이야기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헤어졌다. 비록 내 처지때문에 그 남자의 어머니에게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서도 그 이유를 따지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헤어져' 그게 다였다. 그리고 곧바로 내가 속한 곳으로 갔다. 근데 이제 고민을 하게된다.  재준이라는 남자때문에.. 승민이라는 친구때문에... 복잡한 고민을 하게 된다.

덜컥 걸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어둠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미경은 화들짝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서재준: 어디 갔어?

 

차가운 그의 말에 미경은 슬슬 화가 났다.

 

서재준; 하루종일 아니 이 시간까지 전화도 받지 않고,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어디 간거야. 내가 올거라는 생각 안해봤어. 내가 걱정할거라는 생각안해봤어.

김미경; 그런 생각안해봤어요.  여기는 내 집이에요. 서재준씨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집이아니에요. 좋은 집 놔두고 여기와서 이러는 이유가 뭐에요.

서재준; 몰라서 묻는거야. 아님 내 입으로 말할길 기다리고 있는거야.

김미경: 날 걱정했다는 사람이 소리부터 지르고, 화내고, 차갑게 사람 쳐다봐요. 두번만 걱정했다가는 사람 잡아먹겠다.

서재준: 김미경...내가..

김미경; 그만해요. 그리고 여기서 나가요.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요. 피곤해요.

서재준: 승민이랑 같이 있다가 온거야.

김미경;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떠보는거에요.
 서재준: 승민이 친구 이상이야.

김미경; 이상이라고 하면 나가줄래요.

서재준: 나 책임져

김미경: 누가 누굴 책임져요. 내 하나도 책임 못지겠어요. 버겨워요.

서재준: 이젠.. 이젠... 너 아니면 안되겠다. 하루종일 생각이나. 내 머리에서 내 심장에서 니가 자꾸 앵앵거리고, 돌아다녀. 내 온몸에서 니가 놀아. 미치겠다.

 

그 말에 미경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니 충격이었다.  이 남자가 날..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서재준; 아무말이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멍청하게 사람쳐다보지 말고, 뭐라고 좀 해. 사람 뻘쭘하게.. 민망하게.. 속타게 하지 말고, 뭐라고 좀 해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남자가 나에게 고백하고 있다. 날...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김미경: 할 말이 없어요. 갑자기.. 너무나 갑자기.. 아니 그러니까 지금 사랑고백한건가요.

서재준; 비슷해

김미경; 심장 떨어지겠다. 너무 놀라서..

서재준: 지금 당장 대답하지마.  복수한다고 나 아프게 말할 것 같아.

김미경; 그 동안 나한테 한 짓은 알고 있네요. 진짜 복수하고 싶었는데.. 선수치네.

서재준; 내일부터 출근해.

김미경; 싫어요.

서재준: 돈 안줄게. 그대신 다시 일해. 그건 할 수 있잖아. 옆에 두고 싶어.

김미경; 회사에서 연애질이나 하자구요. 사장과 비서의 사랑이라.. 너무 유치해요. 너무 고전적이야. 그건 안먹혀요.

서재준: 아니야. 지금도 먹혀. 비서는 사장을 좋아해. 자꾸 자꾸 옆에 있으면 사랑이 생기지. 비서는~~~사장을 좋아해.

김미경: 헐....


서재준: 내일부터 출근해. 이만 갈게.


그는 한번더 날 쳐다보고는 그렇게 떠났다.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  혼자가 더 익숙했다. 늘 혼자였으니까? 근데 이젠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
혼자가 될 수가 없을 것 같다. 왠지 그런 생각이 든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되고 싶은 그런 위험한 생각이 든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