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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눈물...

바이올렛 |2003.05.19 11:39
조회 647 |추천 0

( Nana Mouskouri ... Why Wor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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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는 오늘은 그마 안 갈란다... 너거끼리 댕기온나... "

 

끝까지 우기시는 시어머니의 고집이 오늘따라 유난스러웠다.

 

빠듯한 시간에 맞추느라 그냥 그러시라고 집을 나서긴 했지만... 웬지 자꾸만 뒤가 돌아다보이는게...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감추며 교회로 향했다.

 

 

 

우리집의 일요일은 참으로 바쁘다.

 

아들놈 주일학교 보낼 준비부터...

 

내 손이 안가면 금방 표가나는 부분들을 혼자서 이리저리 허둥지둥 뛰어다니다보면

 

정작 나들이옷 걸쳐입고도 나를 위한 제대로 된 고운 화장은 번번히 그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모처럼... 지방에 계신 시부모님께서 병원에 오신걸음에 벌써 닷새를 넘겨 우리집에 머물고 계신다.

 

일전에 지방에서 간단하게 치뤄낸 수술이 별로 경과가 좋지않아 집옆의 대학병원에서 다시 작은 수술을 마치고...  며칠째 통원치료를 하시는 중이시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우리 시어머님께는 가슴이 다 녹아내리는 마음시린 날들임을... 어머님 저렇게 한마디 말씀 없으셔도... 가끔씩 내쉬는 한숨속에서 이미 나는 알고 있다.

 

 

 

오전예배가 끝나기가 바쁘게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다른날은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예배까지 다 보고서야 오곤 하지만...

 

주차장 입구에서 혼자 먼저내려 바쁜 걸음으로 집으로 냅다 뛰었다.

 

어머님만 홀로두고 특수키로 현관문을 잠그고 온게 예배시간 내내 마음에 걸렸었다.

 

흐르는 땀을 훔치며 현관에 들어서는 내 귓전으로...

 

비죽히 열린 아들넘 방에서 새어나오는 시어머니의 처음 듣는 낯선 울음이 가만가만 들려왔다.

 

 

 

" 야! 이 나쁜 넘들아~~~ "

 

" 내가 너거 행실을 보면 요참에 오매를 거기다 두고는 완전히 맽겨뿌리고 싶지만...

 

  내가 아니면 아들넘도, 큰 며느리도 몰라보는 우리 어매 불쌍해서 참고 또 참는줄이나 알어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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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몇 번 못가는 시집에만 가면  우리 시어머니...

 

90을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친정어머니와 정말 징하게(?)도 자주 싸우시며 사는 걸 볼 수 있다.

 

도처에 다복한 몇남매를 두시고도 그 할머니는 꼭 그렇게 견원지간이 무색한 우리 시어머님하고만 사실려고 하신단다.

 

그 할머님이 몇 해 전부터 작은 치매증세가 오시더니만...

 

작년 아버님 생신때는 그 할머님의 연이은 사고(?)바람에 잠시 그곳을 다녀온 나에게도 잊지못할 에피소드가 한 두개가 아닌데...  모시고 사는 우리 시어머님이 어쩌고 사시는지는... 안 봐도 그 형편이 뻔한 것을...

 

 

 

그런데 그렇게 일상을 줄곧 싸우면서 살아가시는 우리 시어머님이 그 할머니 때문에 저렇게 숨죽여 혼자 울음을 쏟고계신다.

 

70을 넘긴 우리 시어머니께서...

 

여자의 가슴에 담고있는 친정어미의 그 애잔한 그리움이란건... 저렇듯 나이도 훌쩍 뛰어넘는 그런 것인지...

 

 

 

살금살금 발소리를 숨기고 목욕탕으로 들어가 흐르는 수돗물에다 나의 뜨거운 눈물을 몰래 감추어야 했다.

 

시어머니의 울음에 갑자기 저리듯 다가서는 지금도 그리운 내 친정어머니가 사무치게 보고싶어서...

 

이제는 영원히 가슴속에만 담겨있는 그 어머니가 떠올라 휴일 한낮이 오래도록 애잔한 맘으로 떠돌기만 했다.

 

 

 

다 챙겨놓은 숟가락 더러운 방걸레로 꼼꼼히 다시 닦다 늘 싸우는 그 할머니의 병든 그런 모습으로라도...


만져보고... 투정부리면서...


한번이라도 목소리 더 들어보고싶은 그리운 내 친정어머니를 진하게 맘에 담은 채...


어제는 종일이 내 어머니의 추억으로... 못다해준 사랑이 맘에 걸려 또 그렇게 가슴이 아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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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날을 무척 맘 상하여 살았는데...

개인적으로 제게 긴 글을 주신 어느 님... 보십시오.

우선 제가 미처 볼수 없는 저의 모습을 꼼꼼히 지적해주신 님의 충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왜 제가 님께 그런 충고를 받아야 하는지를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제 글이 분위기상 여기 40방에 안 맞을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이 곳 40방을 제가 무슨 습작의 한 코너삼아 들락거리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님...

"바이올렛"은 저의 닉네임이지 아이디가 아님을 여기서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아마도 "여성마당"과 "사랑과 이별" 코너에 저랑 같은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있으신것 같은데... (저도 어제야 알았습니다.)

부뚜막 고양이 운운 하시던 님의 그 거친 표현에...

안 그래도 맘 여리기로 소문난 제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던지를 님께서 감히 짐작이나 하실런지요?

그리고 이참에 한가지는 제가 진심으로 공개적인 사과를 올립니다.

지난 4월 23일자 " 신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란 제목으로 이 곳 40방에 처음 인사를 드릴때만 해도...

저는 리플에 대한 개념도 잘 몰랐었고... 솔직한 표현으로는 지금도 조금은 낯가림을하는 편이랍니다.

그 이후에 올렸던 글 " 자매와 포도주" 를...

사실은 정서상 너무 유아틱한가 싶어 그만 삭제를 한 일이 있긴 합니다.

혹 그때... 리플을 달아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익숙지않은 문화에 잘 모르고 그랬으니 어쨌거나 님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라도 늦은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심호흡을 하며 몇 번을 망설이다 이렇게 이 글을 올려봅니다.

님께서 또 무슨 트집으로 제게 상처를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저를 반갑게 맞아주는 몇분들의 따뜻한 가슴에 의지하여 감히 이런 용기를 내어 봅니다.

그리고 님께 마지막으로 드리는 저의 부탁은요

정말 그렇게 제 분위기가 못마땅하시면 이곳 40방에다 공개적으로 당당히 글을 올려주십시오.

그리고 꼭 아이디를 구분하시는 신중한 태도 또한 각별하게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40방 여러분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이런 글을 여기다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속상한 마음에 오늘은 이렇게 바이올렛의 넋두리를 조금 함께 깔았습니다.

따뜻하고 즐거운 한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 바이올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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