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비례하지 않는다.

여향 |2007.06.20 17:32
조회 200 |추천 0

 

 

 

나쁜일이 아니야

너무도 쉽사리 누군가를 사랑해버리는 이 시대에

쉽게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는 건

결코 나쁜 일은 아니야.

사랑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는

더더욱 사랑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츠지 히토나리 作

사랑을 주세요 中 

 

 

 

 

툭. 툭. 툭.

후두둑...

몇 방울씩 일정하게 - 사실은 일정하지 않을테지만 - 내리던 비가 만들던 원이,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로 인해서 깨어지고 있었다.

 

조화롭게 같은 파장으로 퍼지던 원은 어느새 사라지고,

시야는 검게 물들며, 어두워지고 있었다.

언제 그 호수위에 원이 퍼지고 있었냐는듯이...

 

그아이가 그랬었다.

 

내게로 올 때,

적당히, 마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젖어있지도 않던,

계절에 적응하고, 도시의 생활이란 틀에 맞춰가던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왔었다.

마치 햇빛의 역광을 받으면 그 물체가 잠시 사라지는 것처럼,

아니 풍경과 하나가 되어 순간 투명해진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마음속의 하나가 되어 들어왔었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나와 하나가 되었고,

그 아이는 내 일상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얼굴로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잠시 남는 시간에 마시는 커피가 당연하게 생각되는 나의 일상처럼,

그 아이가 내게로 들어왔다고 해서 나의 일상이 변한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때의 난, 그 아이가 날 떠나간다고 해도,

나의 일상은 여전히 변화가 없을것이라고 안도했었다.

이별이 아프지 않을것이라고.

내심 나에게 자위를 했고, 애써 돌아보려고 하지 않았었다.

아니 상상해본적이 없다고 하는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두려운것은 먼저 무시하고 도망치려는 습성이 있으니까.

 

하지만 일상이 되었고, 하나가 되었고, 자연스러웠다고 해서,

무미건조한 연애는 아니었다.

뜨겁기도 했고, 남들 다 겪는 줄다리기에서는 서로가 차갑기도 했었고,

날 맑은 날은 여행도 가는,

흔히 그 세대의 커플이 하던 연애는 다 했었다.

다만 부자유했던적이 없었기에, 그래서 특별한 상처가 없다는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런데 이별은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 전화앞에서의 내 손가락은 수없이 망설여야했고,

그 이별을 통보하고 통보받는 전화앞에서도,

의지와는 다르게 가슴은 설레였었다.

흠흠흠..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두번 다시 없을정도로 집중을 했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으며 귀를 귀울였었다.

통보 받은 이별은 차가웠다.

이유는 많았지만 우리는 그 순간에 짧은 한마디.

 

" 안녕. 잘지내. "

" 응 그래. 너두 잘지내. 안녕 "

 

세상의 모든 이별은 추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사실이었다.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헤어진다고 해서,

같은 시간, 같은공간에서 나누던 마음들은 거짓이 아니니까.

 

눈물을 흘리고, 헤어진 연인의 집앞을 서성이고,

창밖으로 보이는 그 사람의 그림자에 마음이 아파 닫힌 창문을 열지 못하고,

열어주지 않는 그 사람이 야속해, 말한마디 못한 체,

작은 돌조각 몇개를 던져 내가 여기 있음을 알리고,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고,

조금 열린 창문 틈새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울고,

그렇게.. 반복적인 가슴의 앓음.

그것이 이별인데 어찌 아름다울수 있을까.

 

조금 더 뜨겁게 울고,

조금 더 서럽게 아파하자.

이별앞에서.

되돌릴수 없는 이별앞이라면, 그때는 다른무엇에 의지하지 않고,

기억에만 의존한 체, 서럽게 울어도 누구하나 욕하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그 비가 그칠때 쯤에.

단 하나의 파장조차 일렁이지 않던 감정의 표면으로 잦아들 때.

그 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잊자.

시간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사랑도 이별도 결코 시간에 비례 하지는 않으니까.

 

By 여향

 

 

더하는글.

 

내일부터 장마래요 'ㅁ';

이틀씩이나~ 비가 온답니다.

우산 잘 챙기시고~

시원한 이틀을 즐겨보아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