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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한강, 한강의 기적!

하얀늑대 |2007.06.28 14:19
조회 461 |추천 0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검단산, 수락산, 불암산이 있다. 그 어느 산에 오르든 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한강은 서울의 지리이며 문화요 역사이다.

 

 나는 오래동안 산에서 한강을 내려다 보았다. 능선에서, 바윗길에서 혹은 숲 속에서...그러다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눈높이에 맞춰 한강을 다니게 된 것이 20년 전이다. 가파른 산길에서 내려와 밋밋한 강길을 산악자전거로 달리면서 "한강의 기적"을 자랑스러워 했다. 우리 시대의 산업화가 일구어낸 기적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던 것이다. 국민소득이 2천불을 간신히 넘겼던 시절이다.

 

 그때에도 한강 둔치에 매점이 있었다. 음료수와 라면, 커피를 사 먹을 수 있었다. 낮은 궁핍에서 벗어나면서 자전거가 스포츠로 겨우 태어날 수 있었던 시절이다. 그때부터 한강은 자전거 매니아를 키워내기 시작하였다. 매점 곁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으면 멋져 보였다.

 

  지난 해 여름, 돌쇠 김노인과 둘이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 중량교 아래에 있는 매점 앞에서 만났다. 쉬원한 냉커피를 한 캔 씩 마시고 나서 자전거 길을 따라 잠수교로 해서 이태원, 남산을 올랐다가 이문동 외대 앞에서 유명한 외대감자탕을 저녁으로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데 김노인이 내 배낭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믿을 만 한 집이라 곧 바로 감자탕집에 연락을 해 보니  두고 간 배낭이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배낭을 메고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뿔사!

 생각을 가다듬어 보니 김노인과 만나서 커피를 마셨던 중량교매점에 배낭을 벗어 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저녁 아홉 시가 넘었다. 전조등을 켜고 발이 보이지 않을만큼 다급하게 페달을 밟아 중량교매점을 찾아 갔다. 벌써 네 시간이나 지나버렸으니 의자에 벗어 둔 배낭이 제자리에 있을리 없다는 체념이 먼저였다. 그래도 찾아 보기는 해야지 않겠냐고 한 뼘의 기대를 하면서 찾아 간 매점, 그 매점의 프라스틱 의자에 "기적"같이 내 배낭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지난 9일 토요일 저녁에 아내 붉은늑대와 푸른바퀴 이웃인 도요새와 캐빈김 부부 그리고 흰늑대 넷이서 한강을 찾아 모처럼 야간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잠실선착장에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를 바꿔 탔다. 반포대교를 지나 매점에서 음료수를 마셨다. 도요새는 컵라면을 먹었다.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북한산의 낙조는 늘 평화롭다.

 여의도를 향해 다시출발하였다. 해그름에는 페달링에 힘이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와 인라인을 하기 위해 둔치 길을 달리고 있었다. 참 멋진 서울이다.

 갑자기 도요새가 풀죽은 목소리로 " 배낭을 두고 왔어요"라고 한다. 노량진 쯤에서다. 차량 키와 현금과 카드와 전화와..... 냉큼 캐빈김이 돌아서 매점을 향해 달린다. 10분 후에 캐빈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배낭을 찾았어요!"

  매점을 찾아 온 또 다른 손님이 의자에 놓여있던 배낭을 주워서 매점 주인에게 맡겼단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한강의 기적"은 매일 매일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그매점을 다시 찾았다. 아이스크림의 맛이 참 상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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