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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펌

그림자 |2003.06.03 00:41
조회 4,255 |추천 0


제가 대학교 1학년때의 일입니다. 

(참고로 전 XX대학교 K과에 다니는 여대생임뉘다) 

교양선택으로 체육이 있었습니다. 

친구와 전 무엇을 선택할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친구 : 넌 팔뚝이 비정상적으로 가늘기 때문에 

근육이 붙는 걸루 해야대.(그 때 제 별명은 해골팔이어씀미다. 

팔만 비정삭적으로 삐적 마룬...ㅠ___ ㅠ 다들 

팔만 보면 저를 가여워했습니다.) 

나 :(휘둥글 놀라며) 정말? 근육이 붙는 걸루? 모가 좋을까? (반짝반짝.*..*) 

친구 : 근육이 붙는 걸룬 수영이 최고다~~~~ 

나 : 정말정말? 


전 친구의 검은 속셈도 모른채 순진하게 수영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전 수영 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수영장 물 속에도 들어가본 적 없습니다. 

그날 이후 저와 친구는 수영복과 수경, 수영모를 사러 다니며 

물 속의 재빠른 인어가 될 날을 상상하고 지냈습니다. 

그때까지는 저도 근육이 붙어서 통통해졌을 제 팔뚝을 상상하곤 행복 

해 했었습니다. 제 가슴은 기대로 부풀었습니다. 

고대하고 기다리던 수영 첫 시간이었습니다. 

남학생들은 없을거라는 저희들의 짦은 생각을 

단호하게 잘라내며 수영장 안에는 수많은 남자수영팬티들이 

돌아다니구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여학생들두 마니 있었습니다. 

제가 1학년 때 교양필수과목을 철학과 애들하고 들었었는데 

대부분의 남자수강생들이 철학과더군염...쩝. 

암튼 줄을 서서 준비운동을 하고 교수님의 지령에 따라 

물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진정한 구리빛 피부를 자랑하시던 우리 교수님이 

호각을 불며 우렁차게 외치셨습니다. 

"입수!!!" 

물 속에 들어가 자유자재로 수영하게 될 날만을 기다리던 저는 

전속력을 다해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갔습니다. 

다른 과 여학생들은 사다리로 얌전얌전 물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 

"이런 쓰바........" 

20살이 되고서야 첨 들어간 물 속에서 저는 당황했습니다. 

생각보다 수영장 물은 깊었습니다. 

앞이 안 보였습니다. 

열린 콧구멍과 귓구멍 입구멍 속으로 수영장의 느끼한 물이 마구 

마구 쳐들어왔습니다. 

팔 다리를 있는대로 저어보았지만 

왠지 더욱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비정상적으로 가는 제 해골팔을 있는대로 저었습니다. 

살아야 한다.살아야 한다.. 

저는 마음 속으로 외쳐댔습니다. 

용기를 내어 위를 올려다보니 퍼런 물이 출렁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쓰바..어렵게 대학 들어왔더니 수영장에서 익사하게 생겼습니다. 

아찔했습니다. 

있는 힘껏 물 위로 얼굴을 내 밀었습니다. 

애들, 물 속에서 놀구 있습니다. 

교수님 구리빛 피부 자랑하며 웃구 있습니다. 

제 친구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자유형,배형,접형 다해 보고 

있는 꼬라지가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제 친구 수영선수 출신이랍니다. ㅠ.ㅠ 

전 큰 소리로 외쳐씨미다. 

"쓰바......살려줘여~~!!!!" 

제 외침에 다들 무심합니다. 

구라친다고 비웃는 철학과 남정네들의 손가락질이 보입니다. 

제 친구뇬 모른 척 고개 돌립니다. 

교수님 흰 이 드러내며 씩 웃심다. 

쟤가 유머감각이 있구만. 교수님 더이상 교수로 안 보입니다. 

저 다시 꼬르륵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열린 콧구멍 귓구멍 입구멍 속으로 물 마구마구 

들어오구 전 꼴깍꼴깍 삼킵니다. 

배불러 주글 거 가씸미다. 

익사하기 전에 물배 터져 주글거 가타씸미다. 

저 다시 해골팔을 휘저어 다시 물 위로 어렵사리 

얼굴 빼콤 내미는데 성공함미다. 

"씨파.......진짜루 살려줘여~~~!!" 

영문과 여자애들 까르륵 웃심다. 

겨수님 배꼽 잡구 웃씸다. 

철학과 남정네 뒤집어지고 그르구 날림미다. 

제 친구 저를 보구 박수까지 치며 웃씸다... 

적당히 해, 제 친구 표정이 말합니다. 

그 넘은 친구도 아님미다.저 사이코 아님미다. 

미쳐씸미까? 어렵게 대학 들어가서 수영시간에 이런 쇼하게.. 

그러나 사람들 제가 쇼하는 줄 암미다. 

저 얼구 파래짐미다. 두 팔 두다리 난리남미다. 

전속력으루 팔다리 휘저어 대며 

각목 맞은 닭새끼 마냥 꽥꽥 외쳐댐미다. 

"살려달라니까여~~~~~!! 이런 뜨바....구해져여!!! 꽥꽥꽥...." 

저 다시 꼬로록 잠김미다........물 왈칵 왈칵 드러옴미다. 

미치게씀미다. 

연애 한번 못해보고 죽게 생겨씸미다. 

콧구멍 이제 아리기까지 함미다. 물배 차구 화장실까지 급해짐미다. 

지성인으로서 수영장물에 실례할 순 없었슴돠. 

화장실에 가야겟다는 일념으로 다시 한번 팔다리를 힘껏 휘젓습니다 

깡마른 팔뚝이 전속력을 냄미다. 

저 다시 얼굴 배꼼 내밀고 꽥꽥댐미다. 

"수영장이 기퍼여! 쓰바...진짜 구해져여!!" 

다들 제가 얼굴 내밀기만 기다렸는지 제가 얼굴 내밀자마자 

박수치며 환호함미다. 

드뎌 나와따~~~!! 철학과 남자애들 거의 구름같이 몰려듭니다. 

겨수님 재미있어합니다. 

제 친구 웃느라 기절직전까지 갑니다. 

순간 전, 세상에 혼자인걸 깨닫씸미다. 

세상이 원망스러어짐미다. 

삶은 혼자임을 깨다씸미다. 

중대한 철학 하나를 배운 거 가씸미다. 

저 있는 힘껏 발을 내뻗어 봄미다. 바닥에 안 닫씸미다. 

다리를 마구마구 휘저어 봄미다. 그래두 안 닫씸미다. 

사람들 환호 들려옴미다. 

저, 이를 악뭄미다. 발까락을 세움미다. 

그리고 바닥을 향해 힘껏 다리를 뻗씸미다. 

해골팔 휘젓기를 게을리하지 안씸미다. 

발까락끝에 딱딱한 것이 느껴짐미다. 

바닥임미다. 저 바닥에 발까락의 힘으로 썼습니다. 

몸에 힘을 줍니다.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 저 외침니다. 

턱 밑으로 물이 찰랑하며 저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밉니다. 

밖입니다. 드뎌 제 힘으로 섰습니다. 저 눈물 납니다. 

겨우 살았습니다. 

사람들 갑자기 심각해집니다. 

교수님 얼굴 노래집니다. 

구리빛 팔로 저 끌어올리심미다. 

철학과 애들 몰려옴미다. 영문과 애들 놀랍니다 

제 친구 바닥 구르며 웃다가 달려옵니다. 친구 얼굴 파래집니다. 

친구 :" 너 진짜여써?" 

저 무시하고 달려갑니다. 

화장실로 직진합니다. 

그리고 일 봅니다. 살 거 같았습니다. 

먹었떤 물 다 나옵니다. 

하루종일 화장실에 있어야 될 거 같았습니다. 

암튼 그 날 저 죽을 뻔했습니다. 

그 친구 지금 제 꼬붕입니다. 밥,음료는 기본, 대출은 옵션입니다. 

수영교수님 그날 회 사주주셨습니다.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머리 조아리십니다. 

택시타고 가라고 택시비까지 주십니다. 황송했습니다. 

철학과 애들 저만 보믄 과잉친절임미다. 

교양셤 족보 갖다바침미다. 

레포트 대신 써줌미다. 

축제 때 주점와서 매상 두배로 올려줌미다. 

수업시간엔 졸지 말라구 껌줌미다, 

초콜릿 줌미다. 영문과 여자애들 원어연극회 티켓 공짜루 줌미다. 

포스터까지 껴서 줌미다. 

살아서 다행이지만 걱정거리가 하나 생겨씸미다. 

그날 이후 물배로 나온 배가 들어가지 안씸미다. 

툭 튀나온 배, 앙상한 팔로 이디오피아 난민으로 별명 바뀝니다.-_-;; 

짱납니다. 이 배를 어케 넣지???? 

아무래두 체육 과목을 하나 더 들어야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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