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님들 잘 지내고 계시나요?
일이각시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거의 한달만에 들린듯한...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이 집 각시 결혼 후에 갓 새댁때 부터 신방에 왔었는데
결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아주 빨리 우리 민석이가 찾아오고
그러면서 입덧 이야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가면서 신방에 들락거렸는데
드뎌 아기 낳은 지 오늘까지 37일 됐네요 ㅎㅎ
제가 사는 곳은 날씨가 무지 덥기도 하구 친정은 서울이라 몸조리하러 서울까지
갓난이를 데리고 간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시부모님은 목회를 하시는 분이라 어머님 역시두 아버님이랑 같이 이런 저런 일에 바쁘시구요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6, 7, 8월이 제일 행사가 많은 주간이잖아요
신랑 역시도 부모님의 뒤를 이어 목회를 하는 중이라 이 시기엔 영 정신이 없네요
아기 낳고 나서 한달은 조리원에서 보낼 예정이었는데 한참 행사 시즌에 신랑도 정신없구
어느 교회나 이맘 땐 한참 정신이 없죠 그래서 아기 낳고 보름은 그래도 이틀에 한번 정도는
신랑이랑 시부모님이 다녀가시구 다른 친지분들이랑 다 다녀가시구 했는데
보름이 지나고 7월이 되면서부터는 매일 서너 번씩 영상 통화하던 울 신랑도 얼마나 바쁜지
한번도 간신히 통화를 하구요 어머님 아버님도 손주가 보고 싶긴 하시지만 바쁘셔서
매일 오셔서 아기 보시구 가시곤 했는데 3일에 한 번 정도 밖에 오시질 못하시더라구요
하필 이 바쁜 시즌에 태어난 우리 아기!!
엄마 몸조리 때문에 아빠 얼굴도 매일 못 보구 저 역시두 신랑이랑 시부모님 모두 바쁘신데
어쩌면 저라도 조리원에 있는게 돕는 거라고 생각하다가도 저만 편히 쉬는 게 너무 죄송하더라구요
그래서 45일 정도있기로 했던 일정을 3주로 줄이고 집에 가기로 했답니다
아버님 어머님께 무지 걱정은 들었지만 사실 아버님도 내심 손주가 많이 보고싶으셨나봐요
조리원에서 집으로 가는 날 너무 더워서 오후에 그나마 좀 시원할 때 움직이기로 하고
신랑이 데리러 오기 기다리고 있는데 울 아버님 신랑보다 더 빨리 시간 맞쳐서 오셨네요
그렇게 조리원에서 편한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시댁에서 남은 몸조리와 겸사 겸사해서 쉬고 있네요
그리고 어제 아침 결혼 후 처음 맞는 이 집 각시의 생일이었습니당 ㅋㅋ
여름 행사가 제일 많이 이어지는 주간이라 저두 집에 와서는 몸조리도 하지만
아기 재워놓고 살짝 한 번씩 나가서 거들기도 했죠(갔다가 집사님들 등살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요)
더운 여름에 몸조리 잘못 하면 평생 고생한다고 그리고 어린 아기 놔두고 어딜 나오냐고
절대로 나오지 말고 집에서 아기랑 있으면서 조금 더 몸조리 하라고 난리들이세요
어쨌든 여름 행사의 제일 하이라이트인 성경학교를 토요일까지 무사히 마치고
토요일 수영장에 가는 데 작년까진 해마다 아이들과 같이 갔던 터라 또 날이 무지 더워서
어머님이 아기만 봐 주신다고 하면 낼름 따라나서고 싶었지만 가고 싶단 소리 했다가
어머님께 무지 소리 듣고 이 이야기가 주위로 퍼져서는 몸조리 잘못 하면 평생 고생인데
큰일 날 소리한다고 여기 저기서 핀잔만 들었죠 ^^;;;;;;;;;;
그렇게 수영장 나들이는 내년으로 미루고 신랑이 따라가니까 아침에 썬크림 발라주고
옷 챙겨주고 그래도 몇 년을 가르쳤던 아이들이라 오랜만에 보고 싶어서 아기 자는 사이에
잠깐 나가서 아이들 보고 차 태워서 수영장으로 보내고 집에 왔죠
날씨가 많이 더운터라 작년보다 꽤 오래 놀다 온 울 신랑!!
아침에 썬크림 발라주고 가서도 바르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어찌나 신나게 노셨는지 정말 새까맣게 타서는 여기 저기 빨갛게 익어가지고 왔더라구요
신랑 혼자 놀고 왔단 생각에 샘이 난 이 집 각시
신랑이 아프다고 하든지 말던지 놔두고 자기 볼 일만 봅니다..
그래두 1년을 같이 산 신랑인데 또 결혼 전에 피부 관리랑 메이크업 쪽으로 공부를 했던 각신데
그대로 두고 자기가 맘에 걸려서 아기 모유 먹이고 재워 놓고 레몬이랑 오이랑 갈아서 팩을 해 줬죠
아침에 보니 그나마 좀 나아졌더군요
그리고 어제 아침 이 집 각시의 결혼 후 첫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실은 신랑은 며칠 전 부터 알고 있던 터라 행사 끝나고 나면 결혼 기념일이랑 같이 챙겨서
하루 아기 맡겨 놓구 밖에 나가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자고 미리 이야기를 했었죠
이래저래 바쁘고 하루 하루 크는 아기 보는 재미에 자기 생일도 모르고 있었던 이 집 각시!!
저희 집 무지 시원 해요 근데 아버님이 손주랑 같이 있고 싶으셨는지 시댁이 더 시원하고 좋다고
시댁서 저 개강할 때 까지만 지내라고 하시네요
그렇게 시댁에서 지내는 이 집 각시!!
아침에 자기 생일인 줄도 모르고 교회 2층이 시댁인터라 오랫만에 새벽 예배 갔다가
어머님 아버님 보다 조금 더 늦게 올라왔죠 와서 아침 준비하려고 주방에 갔는데
울 어머님 주방 근처엔 얼씬도 못 하게 하십니다. 영문도 모른채 어머님한테 떠밀려서 방에 들어온 며눌
혹시 뭘 잘못한 게 있나 싶어서 한참동안 멍하니 있었네요 그렇게 한시간쯤 흘렀을까요?
어머님 말씀 무지 잘 듣는 착한 며눌은 부르실 때 까지 나오지 말고 아기 모유 먹이고
신랑 나갈 거 챙겨주라는 어머님 말씀에 그것만 하고 정말 부르실 때 까지 방에 있었죠
이것 저것 챙기고 아기 트림 시키고 있는데 어머님이 부르시네요
그래서 아기 뉘여 놓고 나갔더니 거실에 한 상 가득 맛있는 게 차려져 있네요
거기엔 온 통 며느리가 좋아라 하는 것들로만 그리고 며칠 전에 먹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했던
잡채도 있구요 이 집 각시가 제일 좋아하는 인절미랑 시루떡도 있구여
자기 태어난 날도 깜빡하고 이 집 각시는 "어머님 오늘 무슨 날이예요?"하고 묻네요
결혼하고 1년을 살면서 아기 낳고 나름대로 부지런히 사는 며느리를 결혼 전에 3년 가까이
반대하셨던 걸 늘 맘에 걸려 하시는 울 어머님...
거기에 뭐가 그리 바쁘다고 생일도 모르는 며느리가 짠했는지 그냥 말 없이 꼭 안아 주십니다..
"무슨 날은 우리 작은 딸 태어난 날이지"
결혼 후에 어머님 아버님 저를 딸로 삼으셨거든요 친정 부모님은 신랑을 아들삼고요
신랑 위에 누나가 있어서 전 결혼할 그 날 부터 어머님 아버님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 딸이 되었답니다.
그제서야 자기 생일인 걸 기억한 이 집 각시 어머님이 차려주신 따뜻한 상을 보곤 눈물을 흘립니다.
한 여름엔 무지 더워서 힘들어하고 여름엔 꼭 일주일 씩 아프고 마는 이 집 각시..
결혼 후엔 좀 그냥 지나가나 싶었는데 올 해도 그 홍역을 또 치뤄내고 있네요
토요일에 신랑 수영장 보내고 어머님 아버님도 따라가신다고 해서 저는 아기 씻겨서 재워놓고
저도 씻구 옆에서 어머님이 들어오셔도 모르고 정말 신랑 말대로 업어가도 모르게 자버렸죠
수영장 따라가셨다가 잠깐만 계시다가 아버님이랑 시장에 가셔서 이것 저것 장을 보셨나봐요
해산물을 무지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교회에 수산물 파시는 장로님께 부탁해서
가장 좋아하는 새우랑 갈치랑 오징어랑 잔뜩 사오시구 좀 비싼 회까지 준비하셨네요
며느리가 집에서 있으면 내 보낼려구 했는데 시부모님이 장바구니를 들고 왔다 갔다 하셔도 모르고
정말 푸~욱 자버린 며늘...
해마다 여름이면 아퍼서 드러눕는 며느리가 보기에도 짠하고 친정이 멀면 시어머님이라도
몸조리를 해 줘야 하는 데 이것 저것 행사가 많아서 챙겨주지 못한게 많이 미안하셨데요
그래서 결혼 하고 첫 생일인데 당신 손으로 생일상 차려줘야 겠다는 생각에
토요일 그 날 따라 날씨도 무지 더워서 나가지도 못했는데 어머님 아버님 두 분이
시장 근처에 차 세워놓고 땀 흘리면서 여기 저기 다니시면서 장을 보셨을 생각을 하니
어찌나 감사하고 죄송한지...
그렇게 결혼 후 첫 생일날 아침 시어머님이 차려주신 맛있는 생일상 받아서 먹구
신랑도 토요일까지 내색도 안 하고 있어서 행사 끝나면 나가는 걸루 생각했는데
신랑은 그전에 미리 각시의 결혼 후 첫 생일에 줄 선물을 준비해 두었네요..
그렇게 일요일 아침 어머님이 차려주신 맛있는 생일상과 아버님이 주시는 흰 봉투에
신랑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선물에 여기 저기 축하인사까지...
이 집 각시 태어나서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네요
착하디 착한 신랑 만나서 5년 연애 기간동안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결혼까지 하구 올 핸 이쁜 아들까지 건강하게 낳았으니
이정도면 이 집 각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거겠죠?
신방님들 무더운 여름에 서로에게 짜증섞인 말보다는 따뜻한 문자라도 날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