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때인것으로 기억난다.
그당시 우리는 주된 놀이문화(?)가 병뚜껑으로 딱지 만들어서 딱지치기,자치기,꽝 잡기(30대 이상 시골에서 자라신 분들은 알것임)기타등등 요즈음 의 분위기와는 사뭇다른 놀이문화였다.
그중에서도 제일 재미있었던것은 대나무를 반달모양으로 구부리고 거기에 노끈을 꼬아서 잡아매면 영락없는 성능좋은 "활"이 탄생된다. 그리고 "화살"은 곧게뻗은 싸리나무를 알맞게 잘라가지고 맨앞에다가
우산 살(우산을 피면 우산을 받쳐주는 부채살 모양의 쇠철사 같은부분들...) 을 약 20cm정도 잘라가지고
앞부분을 뾰족하게 갈아서 싸리나무 화살에 박으면 훌륭한 화살이 탄생된다.
그날도 우리는 3명이서 화살을 충분히 만들기 위해 앞산으로 갔다. 열심히 화살을 만들고 있었는데,
사건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쏴봐? 진짜 쏜다... 그래.어디한번 자신있으면 쏴봐? 진짜쏜다..." 무슨얘기인가 하고 봤더니 아글쎄 나머지 2명이 묘지하나를 사이에 두고서 한녀석은 활시위에 화살을 매겨서 당기고 있고, 한녀석은 그놈을 보면서 쏴봐? 쏴봐?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생긴듯 만들다만 화살은 팽개쳐두고 두녀석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저녀석이 진짜로 쏠까? 만약 쏜다면 얼마나 아플까? 등등의 생각을 하고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더 이들의 대화가 오갔다.
"못쏘면 빙신이다 . 에이 진짜로 쏜다? 그래. 쏴봐. "
그 순간 놀랄 일이 벌어졌다. 이녀석이 진짜로 화살을 쏜것이다. 그런데 바로그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화살은 목표물을 벗어나서 내입술을 꿰뜷고 이빨사이에 박혀버렸다. 처음 얼마동안은 무슨일이 일어났는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한참동안 멍하니 있는데 친구2명이 헐레벌떡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지고 나에게로 뛰어왔다. "괜찮아 ? 안아프니 ? "
그제서야 화살이 내얼굴에 박힌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한참이 지난후에서야 상황파악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랬다.
문제는 싸리나무 화살대에 있었는데 화살대가 곧게뻗은것이 아니고 약간 휘어져있는 화살이었던것이다. 활을 쏘아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래서 활시위를 떠남과 동시에 화살의 휘인 각도만큼 방향이 틀려지니까 방심하고 아무생각없이
구경만 하고있던 내쪽으로 화살은 날아온것이고 그순간 나는 그화살을 맞고 쓰러진 것이다.
그날 나는 퉁퉁부은 입술을 움켜쥐고 집으로 들어가서는 밥도 못먹고 화살맞은것도 억울하고 아파죽겠는데, 위험한것을 장난감으로 가지고 논다고 죽지않을만큼 두드려 맞았다(참고로 우리 어머님 성질은 상당히 다혈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