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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23]

코쿄 |2007.08.24 14:38
조회 656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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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에 소주를 마시고 있는 현장에서 그녀의 그가 걱정이 되는지 자꾸 물어보고 있었다.

 

 

 

“채민씨, 그냥 거짓말했다고 그러세요. 이렇게 무리해서 마실 필요갉….”

 

“무리요? 아니에요. 무리 아닌데, 괜찮아요.”

 

“현정아, 좀 말려봐.”

 

 

 

 

그러더니 언니는 재밌다는 듯이 그의 말에 대답하고 있었다.

 

 

 

 

“채민아!”

 

“왜요?”

 

“어떻하니.”

 

“뭐가요?”

 

“소주 부족해서 어떻게?”

 

 

 

 

그러자 그가 당황스러운 듯 놀랜다. 그리고 언니와 나는 깔깔 대며 웃었다.

 

 

 

 

“괜찮아요. 술 잘 마셔서, 어라, 슬슬 얼굴도 빨개지고 할 테지만 괜찮아요. 걱정 마요.”

 

“오빠, 우리도 한잔하죠? 그러지말구.”

 

“응?”

 

“어차피 혼자 얘가 청승떠는 것도 아닌데, 잠깐 나가서 사가지고 올게요.”

 

“그래, 조금만 사와.”

 

“다녀올게요.”

 

 

 

 

그녀가 우당탕, 급한 듯 뛰어 나가고 나와 형민씨 둘이 거실에 남겨 졌다. 시끄러웠던 TV는 딱딱한 아나운서 음성이 들렸고 그는 걱정스러운 듯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조금만 마셔요. 그 남자 다 이해해 줄꺼에요.”

 

“음, 제가 좀 바보 같은가요?”

 

“뭐, 귀여운 구석도 있는 거 같고 하지만 술을 너무 급하게 먹으니깐요. 얼굴도 너무 빨개요. 터질꺼같아요.”

 

“터져요? 아직 터진 적이 없어서 괜찮아요.”

 

“대충 현정이한테 들어보니 채민씨 그 남자가 무척 괜찮게 생각하는거 같았는데,”

 

“뭐를 보고요?”

 

“지금 데리러 온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삐졌냐고 걱정하는 것도 그렇고.”

 

“아참, 남자들은 원래 연락같은거 잘 안하나요?”

 

“왜요?”

 

“그 남자는 연락을 잘 안 해요.”

 

“얼마나 안하는데요?”

 

“하루에 한번정도 문자해요.”

 

“그래요? 근데 다 똑같겠지는 않겠지만 남자든 여자든, 원래 싫은 사람한테는 연락받는 것도 문자에 대꾸하는 것도 연락하는 것도 모두 싫어하지 않던가요?”

 

“그런갉….”

 

“그 사람의 표현방법이 채민씨랑 다른 탓인 것 같아요.”

 

“그렇겠죠? 하지만, 좋다는 건 아니구요. 아직은 아직 이예요.”

 

“그래도 모르니 잘 만나 봐요. 정말 그리던 인연인지도 모르잖아요?”

 

“하하, 인연 뭐, 그나저나 형민씨는 우리 언니마마랑 결혼 하실꺼죠?”

 

“사실 걱정도 되고 그래요. 여자라면 행복하게 살면서 아이도 낳고 싶어 할 거고, 남자가 옆에서 든든히 안아줄 수도 있어야 할 텐데,”

 

 

 

 

그가 걱정스러운 듯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을 무렵 귀가 떨어지듯 크게 울리는 그 남자의 핸드폰. 그가 전화를 받았다.

 

 

 

“응, 현정이. 어, 그래그래. 너무 많이 사지 말고, 응 알아서해. 현정이가 좋다면 나도 좋으니까.”

 

 

 

아마도 현정이 언니였던 것 같았다.

 

 

 

 

“뭐래요?”

 

“아, 이것저것 이야기 하면서 좋아하냐고 물어봐서요.”

 

“그렇구나. 요즘 언니 너무 행복해 보여요.”

 

“다행이네요. 어쨌든, 다시 이야기 하자면 어떤 여자든 분명히 그런 가정을 바랄 텐데, 나는 사실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안아주는 것도 너무 힘들 때가 많아서 그녀가 힘들어 할까봐, 자꾸 겁이 나네요.”

 

“너무 그렇게 생각 말아요. 그걸 다 알고 사랑하는 거니깐요. 분명 자신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 마져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을꺼라 생각해요. 아니면 시작이란 없었겠죠?”

 

“나 힘내라고 하는거에요?”

 

“아뇨, 우리 언니 좋은 사람이라고 행복하게 잘 해주라고 협박 하는거에요.”

 

“하하. 채민씨도 좋은 사람 만나요.”

 

“그래야죠. 지금 그 사람 조금 더 만나보려구요.”

 

“그래요?”

 

“네, 사실 첫인사나 첫 이미지나 모든 것을 결정해버리는 고집스러운 육감이 있었는데.”

 

“그랬는데요?”

 

“근데, 그 남자랑은 조금 이상한 느낌 이였어요. 아직 확실히 알만한 무언가가 레이더망에 걸리지가 않아서 조금 더 알아봐야할꺼같아요.”

 

“무슨 공공기관에서 뭘 하는 것도 아니고 판타스틱 하니 재미있네요. 크큭.”

 

“나쁜사람같진 않았어요.”

 

“그럼 먼저 관심도 갖고 만나 봐요.”

 

“그건 싫구요. 어쨌든, 만나보긴 하는데, 그 사람이 먼저 저가 맘에 들었다고 했으니까 그 사람이 하는 대로 지켜 볼꺼에요.”

 

“여자의 마음 정말 모르겠군여.”

 

“왜, 남자는 여자를 공식적으로 풀려하는데요, 다들 비슷한 듯 하지만 모두 다른게 여자에요. 그래서 수학에서 나올법한 정확한 공식으로는 전혀 풀리지 않는 게 여자죠. 마음으로 진심으로 대해야, 그 어떤 상황이나 환경적인 문제도 다 이길 만큼 강한 사랑이 피어나기도 하고 돌연 무섭게 변하기도 하는 게 여자에요. 그니까 잘하세요.”

 

“마지막 말 무서운데요?”

 

 

 

 

허겁지겁 달려온 그녀가 들어오면서 “뭐가 무섭다는 거야?”라고 말했다.

나와 형민씨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자 언니는 자기 없는 동안 자신을 욕한 것 아니냐며 추궁을 했지만, 우리는 점점 한잔 두잔 딸아 두는 술잔에 정신과 마음을 모두 기울이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소주 반병을 모두 마시고 글라스에 소주를 가득 다시 담고는 뭔가에 홀린 듯 쓰디쓴 소주를 필사적으로 삼켜내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분명히 시우씨에게 온 전화일 텐데 그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옆에 있는 휴대전화를 두고 자꾸 다른 곳으로 휴대전화를 집는 시늉을 했다. 아직 얼마 마시지 않은 언니가 내 휴대전화를 대신 받았다.

 

 

 

“아, 시우씨? 저기 채민이가 너무 많이 취했어요. 네. 이쪽이 이마트 쪽으로 해서 아, 번지요? 00-00번지에요. 그래요 예.”

 

 

 

흐릿흐릿한 그녀와 형민씨가 보였고 나는 졸립다며 방바닥에 누워버렸다. 뭔가 수군수군거리며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는데, 그 이후부터 나는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얼마나 잠이 들은 것일까? 화장실이 급하기도 하고 온몸이 천근만근 너무 무거운 느낌이 괴로워 깨어났다. 그러자 내 옆에는 그 남자가 잠들어 있었다. 쌀쌀한 느낌이 눈을 지그시 뜨자 녹색불이 들어오는 아주 작은 전자시계는 2시 3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기 시작했고, 그곳을 확인하자 하얀 그의 물방개 안이었다. 그도 내 뒤척임에 깨어났는지,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나도 잠깐 졸았나 보네? 아니,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거야?”

 

“아. 어디에요?”

 

“한강이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잠깐 한강에 멈췄어. 근데, 다행이다. 너 일어나서 아니었음 그냥.”

 

“그냥 뭐요?”

 

“아니 어디서든 자야할꺼 아냐?”

 

“자긴 어디서 자요. 그냥 현정언니네 두고 가도 됐었을 텐데,”라며 도리어 화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몰아붙이지 마. 나 그런 사람 아니야. 오해 안했으면 좋겠어.”

 

그가 그렇게 이야기 하자 나는 어디선가 들었던, 혹은 경험했던 이야기 같았다.

 

 

 

“네?”

 

“뭐가 네야.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

 

 

 

술이 갑자기 확 깼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인데 하면서도 나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술에 영향인 것 같다고 무시하고는 차밖으로 나갔다. 날이 차가웠지만 그가 입혀놓은 겉옷 때문인지 나는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오들오들 떨면서 나를 따라 밖에 나왔다.

 

 

 

“고마워요. 나 이렇게 감싸주고 있어서.”

 

“미안해. 나 딴에는 연락 자주 한다고 표현한 게 그랬던 거였는데,”

 

 

 

나는 순간 웃음이 나왔고 그는 정말 미안한 듯 표정이 애처로웠다.

 

 

 

“우리가 무슨 사이던가요?”

 

“응????”

 

“아직 아무사이도 아니잖아요.”

 

“아, 그랩….”

 

 

 

 

그가 풀이 죽은 듯 대답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지금이야. 이때 그냥 사귀자고 고백해. 그러면 내가 사겨줄게.’ 라며 속으로 그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그는 멍하니 한강물을 바라보다가 나를 쓰윽 바라보았다. 나는 순간 ‘지금이구나!’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또 한 번 빗나갔다.

 

 

 

“가자. 날씨도 너무 춥고, 너무 늦었어.”

 

 

 

그는 무뚝뚝한 듯 내 쪽에 와서 문을 열어 주려 하자 나는 됐다면서 알아서 문을 열고 탑승했다. 소심한 듯 삐져있는듯한 그의 모습에 괜히 내가 더 짜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그리고 나는 한마디도 안하고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주 지겨운 운행이었고 지겨운 탑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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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투정부리면 받아주시는 건가요? (그럼 투덜대야하나.)

암튼 글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더위 조심하시구요! 오늘 하루도 좋은하루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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