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단 하루라도 좋으니 테레비에서 하는 말을
알아 듣는 것이었다..
말을 늘기 위해선 프랑스 사람들하고 대화를 해야 하지만
내가 할 줄 아는 말은 학교에서 배운 몇가지 말들이 전부였다
그 덕에 프랑스 사람들하고 이야기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고..심지언 반 친구들하고도
의사 소통이 되질 않아..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이면 꿀먹은 벙어리로 지내기 일 수 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도착 하자 마자 친구들과 집에 열심히 편지를 써서 내가 정착 했음을 알렸다.
덤벙거리는 성격 탓에 내가 살 고 있던 방 번호 506호를..505라고 써서 보냈던 것이다..
20통이 넘는 편진데..나는 용기를 내어서..앞 방 문을 두들겼다..내가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주소를 잘 못 써서 편지를 보냈으니 혹시 이상한 편지가 오면 내게 주라는 말이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내가 뭐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한 참을 더듬 거리는 외국인에게..이 친구는..기숙사
주소를 이쁘게 적어 주는 것이다..아마도..이 친구는 내가 주소를 몰라서..자신에게 묻는다고 생각을 했
던 모양이다..주소를 적어주면서 활짝 웃는 녀석에게..뭐라 할 말이 없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아...우리 기숙사엔 4명의 한국인이 있는데..내 덕에..집단으로..도착한지 보름이
넘도록..주소도 모르는 사람으로 절락해 버린것이다..그 때 우린 그 기숙사에 처음으로 들어온 동양인이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거기다..난 며칠을 45촉 전구 하나만을 의지한 암흑속에서 보냈다..
가장 밝은 전구가..나간 것이다...들어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전구가 나가다니..
슈퍼에 전구를 사러 갔다..넘 비쌌고..뭘 사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서..사나흘을 고민하다..
전구를 뽑아 들고..사무실에 갔다..그리고..양쪽으로 검게 그을린 수명이 다된 전구를 내밀면서..불어로 전구..전구..라고 했다..
당연히..외국인이 그렇게만 말해도 알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예상은 빗나가고..사람들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 거리고 있었다..
이럴땐 영어라도 해야 하는데...긴장을 했는지..불어도..영어도..아무 말도 생각 나질 않았다..
다들 웅성 거리기 시작 한다..그러더니..누군가..영어로..바꿔 달라는 거냐고 물어 줬고 난 얼국이 붉어 진 채 고갤 끄덕였다..휴...
이렇게 언어의 장벽은 하루 하루 내 목을 조르며 난 4월의 부활절 바캉스를 맞았다
다들..어디로 놀러간다고 계획을 세우고 분주한데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이 오로지
공부만 할 생각에 가슴이 활활 불타고 있었다..이 기회를 통해서 만회를...두 주먹 불끈 쥐고
공부를 시작 했다..밤 낮없이..하루 이틀 사흘..이렇게 시간이 가고 난 너무도 말이 하고 싶어 지기
시작 했고..급기야는 청소 아줌마를 따라 다니기 시작 했다..
아줌마가 청소 하는 소리가 들리면 우연처럼 문을 열고 화장실에 가는 척 나가다 인사를 했다..
언제나 처럼..친절한 아줌마..방학에 뭐하냐고..천천히 물어 준다..난..공부 하고 있다라고 간단히 말하고
얼른 방으로 들어 온다..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아줌마가 내가 모르는 말을 물어 보면 어쩌냐..하는 생각에 ..지금 생각 하면 당연하게..외국인이..어찌 첨 부터 넘의 나라 말을 잘 할 것이요 하고..뻔뻔스럽게..아무 말이나 생각 나는데로..막 할것을...그 때는 불어를 못 한 다는 것이 정말 커다란 장애 처럼 느껴졌었다
난 이 바캉스가 끝나고..작문숙제를 3페이지 가득...넘 힘들고 외로웠다고..한불 사전에서 찾아낸 문장들을 줄주리 엮어서 써내려 갔다..얼마나..고독에 사무쳤는지..평소 내 작문실력은..3줄 정도..였기 때문에
놀란 선생님은 빨간 펜으로 가득 교정을 해 주면서..내게..다음 바캉스엔 혼자 공부만 하고 있지 말고
놀아야 한다고 강조를 하셨다..내 불어는 그 방학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더 이상..난 군중속의 고독을 즐기는듯 고고하게 앉아서 책을 뒤적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나도..한 잔에..약..천원 정도 했던 커피를 반 친구들과 당당하게 마시러 갈 수 있게 되면서..통가타이란 타일렌드 친구와 가오리란 일본 친구와 친하게 되었다.
통가타이는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난 이 친구와 매일 학교가 끝나면 약간의 먹을 것을 사들고 집에 오면서..말이 되지 않는 불어를 하기 시작 했다...어느 날..우리 둘이서..한 참 이야길 하고 있는데...통가타이의 친구가 우리에게 같은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다..으악...우린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어떻게 말해도..다 이해를 할 수가 있다..사용하는 단어나 시제, 문법이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처음 기숙사에 도착해서 이상하게 생각 했던 것은 창문에 매달려 있던 봉지들이다
냉장고가 없이 사는 학생들이 봉지에 상하기 쉬운 물건을 담아서 창 밖에 매달아 놓은 것이란다
나도..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물건들을 매달아 놨다...새우젓...너무나 김치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나는 중국시장에 가서 배추와..기타 등등을 샀다..김치를 담아 보자는 생각에서..그 땐 고추가루 역시 들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중국 고추 간것을 사서..너무 매워..세쪽 이상은 먹을 수 없지만 김치
맛을 내는 것을 만들어 냈다..평소에 신김치를 좋아 하기 때문에...김치는 방안에 두고..김치를 담으려고 산 중국산 새우젓은 밖에 매달아 두고 있었는데...언제가 부터 창만 열면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이였다..난..옆방을 의심하기 시작 하며...창 근처에 가는 것 조차 꺼렸으며..가끔 놀러 오는 통가타이에게
옆방 넘의 엽기적인 만행을 이야기 하면서 그녀를 창 근처로 데리고 가서 냄새를 맡게 했다...우린 한 동안 틈이 나면 옆방넘이..뭘가지고..그런 이상한 냄새를 만드는지..궁금해 하면서...시간을 보냈다..다시 김치를 담으려고 새우젓 병을 담아둔 봉다리를 풀렀을 때는 민망함과..프랑스 녀석들에 관대함에 몇초 감사 했다..새우젓 병 뚜껑이 헐거워 국물이 병밖으로 나와서..분홍색이던 새우젓이 노랗게 되어 있었다..벌레가 생기진 않았지만..냄새가 너무나 역했다..옛날에 철학을 전공한 친구가...집안에서 썩는 냄새가 나서 찾아 보니 언젠가 사두었던 상추와 오징어에서 냄새가 나더라면서..상추는 썩어서 물이 되어 있고..오징어는 역한 냄새와 함께 벌레까지 있다고..하며..우리도 그렇겠지..했던 말들이 떠올랐다..그 날 밤 나는 또 새벽 3시에 일어 나야 했다..새우젓을 쥐도 새도 모르게 버리고 싶다는 생각에서..그리고..난..통가타이에게..냄새의 근원은 나였다고..고백 했다..
생선으로 만든 젓국이 발달한 나라여서 그런지..그녀는 대 수롭지 않게..이해해 줬고..
내가 만든 엽기적인 김치로 김치 볶음밥을 해 먹었다...
김칠 먹으면서..통가타이는 자신의 나라도..김치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하면서..날 초대 했다..
난..지금은 아무거나..주면 잘 먹지만..그땐 좀 많이 까다로웠는데..문화체험 한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집에 갔고..그녀는..달걀과 양파를 넣어 만든 오무라이스와 채썬 양배추. 당근.양파 거기다
발효된 생선을 넣고 약간 짓이긴 것을 김치라고 내 놓았다..잠시..고민 했지만..난..정말 비려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김치를 다 먹었다..어쩜 내가 주는 음식이 통가타이에게도 힘들었을지 모른다는 생각과..애써 차린 음식을 입에 맞지 않는다고..거절하는 것은 그녀를 무안하게 만든다고 생각을 했다.
어깨가 많이 아파서..오늘은 여기까지 씀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