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동거 6개월...8 (보름동안의 출장)

사랑스런~ |2003.06.26 09:16
조회 6,423 |추천 0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출장이 많았었다.

그냥 지방 출장이라면... 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데

거의 해외 출장이었다.

 

항상 출장갈 때마다 쭌 걱정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쭌과 같이 지낸 6개월 동안은 출장을 3번 갓던 걸로 기억한다.

두번은 베트남... 4~5일 정도씩 걸렸다.

나머지 한번이 몽골리아(이하 몽골)였고... 기간이 보름이었다.

게다가 몽골에 갔던 기간은 사스가 기승을 부리던 때라서 쭌도 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몽골로 가는 항공편은 일주일에 두번이다. 월요일과, 금요일.

항공편은 월요일 항공편으로 정해졌다.

그래서 난 내가 없는 보름동안 쭌이 먹을 식량(?)과 밑반찬들을 준비했다.

마른 반찬 몇가지와 냉동했다가 해동해서 먹을 수 있는 것으로...

그리고 그 외 반찬들은 오래두면 상하니까 꼬박꼬박 잘 챙겨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쭌은 나에게 자기 사진과 내가 심심할 때 들을 MP3, 건전지와 충전기, 비상약 등을 챙겨주었다.

 

월요일... 보름동안 지낼 짐이 담긴 무거운 트렁크를 질질 끌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타고 가는데 어찌나 무겁든지... 특히 계단 올라갈 때... 죽는 줄 알았다.

 

근데 월요일 아침부터 몽골에서 오는 소식들이 심상치 않았다.

몽골의 기상이 좋지 않아서 아직 비행기가 뜨지 못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몽골로 운항하는 항공은 MIAT라는 몽골항공이다.

원래 대한항공이 있었는데, 대한항공은 6월 이후로만 운항을 한다.

몽골은 고산지대(해발 2000m정도 됨)라서 기상이 나쁜 기간동안 대한항공은 운항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대한항공은 그동안 크고 작은 항공 사고가 많았으므로, 국제 항공 규정에 점수가 많이

낮다고 한다.

MIAT에서 운항하는 비행기는 '몽골-한국-일본' 노선이고

몽골에서 출발했던 비행기가 거꾸로 '일본-한국-몽골'로 운항 한다.

그러니까 몽골에서 출발을 하지 않으면 여기서는 몽골로 들어갈 비행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몽골의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뜨지 못했으니, 원래 예정이었던 스케줄이 연기가 되는 것이다.

쭌에게 사정을 말하고 내일 저녁에 출발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퇴근할 무렵... 쭌이 회사로 마중을 나오겠단다.

그럴 필요없다고... 칼퇴근하고 갈게...하고는...

같이 출장을 가야했던 이사님께서 오늘 비행기도 안뜨는데 어디가서 저녁이나 먹잖다.

이사님은 사모님께서 이미 몽골로 간 줄 알기 때문에 안들어가도 된단다.

이참에 바람이라도 피우시려는 겁니까???

쭌한테 전화해서 저녁 먹고 간다고... 그럼 저녁 먹고 바로 와... 그러길래 알았어! 했다.

저녁 먹으면서 술 한잔하고...

이사님이 홍대 앞에 선배가 하는 바가 있다고 해서 또 우르르~ 몰려갔다.

홍대 앞에 가서

"오빠... 홍대 앞에 술 마시러 왔는데, 나 쩜 늦을 거 같애."

"빨리온다고 했잖아... 언제 올건데?"

"응... 쩜 있다 갈거야"

그렇게 말해놓고 난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갔고...

쭌은 엄청나게 화가 나서는 혼자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밤새 싸웠다.

 

쭌은 많이 섭섭했었나보다.

보름동안 이별이라고 생각했는데, 비행기 사정으로 연기되어서 얻게된 딱 하루인데..

눈빠지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는....

좀 있다 온다고 했으니, 곧 오겠지 하면서 집앞에서 기다리다가, 지하철 역앞에서 기다리면

더 빨리 볼 수 있겠지... 하면서 그렇게 기다렸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함 난 무지하게 미안하다.

 

쭌은 어디 나갔다가도 집에 들어올 때는 매일 뛰어온단다.

쭌이 전에 컴터 가게할 때는 가게 문닫고 나면 지하철 역까지 뛰고, 지하철 내리면 집까지 또 뛰어오고

그랬단다.

쪼금이라도 빨리 오고 싶어서...

 

 

 

 

 

 

☞ 클릭, 동거 6개월..9 (보름동안의 출장) 보기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