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도 교수님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셨더랬다.
그래서 하루종일 아날로그에 대해서 공부하고 생각했는데_
아날로그가, 옛것이 좋다며
삐삐를 썼었고, 폰도 없애봤으며,
메일쓰는게 한창 붐이 일어났을때에도
난 100장짜리 묶음 편지지를 사서 연필을 깎아가며 편지를 썼고,
디카를 갖고있었지만 가끔은 옛날에 쓰던 무기같은 카메라를
꺼내어 필름을 넣어 찍기도 했고, 인화를 하여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주기도 했다.
꾹꾹 눌러쓰는 핸드폰이 좋다며 2년 5개월정도를 썼고,
쓰면서도 고장나면 그냥 바꾸면 되는걸 미련하게 고쳐서 쓰곤했다.
'내 것'에 대한 강한 애착심 때문인지,
아님 터치폰에 대한 강한 반발감 때문인지
어찌됐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내 손엔 터치폰. 그것도 나온지 2개월밖에 되지않은 신상폰이
수줍게 들려져 있고, 케이스까지 번쩍번쩍하게 끼워놔서
제법 그럴듯하게 보인다.
작은 내 손엔 좀 과한 크기이지만, 더이상 내 폰의 에러를
웃으며 넘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난 열심히 새 폰에 적응중이다.
꾹꾹 눌러쓰는 아날로그틱한 기존의 2G폰에 비해
3G폰이라는 녀석은 정말이지 판타스틱 그 자체이다.
초등학교때 과학소설에서나 나왔던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버튼을 누르는게 아닌, 화면을 살짝만 터치하면 모든것이 된다.
바람을 후- 불면 페이지가 넘어가고,
내 마음대로 화면구성도 바꿀 수 있다. 위젯이랬나..?
난 폰의 기능을 130% 사용하는 사람이기에
열심히 하나하나 터치해가며 알아가고 있는데,
이거 참.. 복잡하다.
몇개만 꾹꾹 누르면 해결되었던 폰과는 달리
이건 뭐, 폰과 밀고당기기를 하라는건지.. 너무 복잡하다.
_
사람도 아날로그적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렇게 복잡하고 계산적인 디지털적인 사람도 있다.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힘들다. 가끔은 좀 버겁다.
천천히 천천히 살아가고 싶은데
남들은 모든것이 빠르게 변화되길 바란다.
마치 그것이 정답인냥 그렇게 행동하고 가르친다.
수요기획을 보았다.
오늘은 왠일인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한 기획방송을 했다.
LP판과 CD, 2대째 가업을 잇고있는 떡집,
몇십년동안 한자리를 곳곳이 지키고 있는 수제 양복점까지..
그들의 특징은 매우 느리지만 그만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아주 매력적이었다.
"빠름" .. 분명 장점보다는 분명 단점이 많을것이다.
세상은 그 단점들을 은밀히 감추어두고 있지만..
가끔 "빠르게, 더 빠르게"를 외치던 이들이
하나둘씩 튕겨 아날로그로 돌아오는 경우를 보곤 한다.
지치는 것이다.
느린것은 한없이 느려질 수 있지만, 빠른것은 한계가 있거든.
방송분의 일부 내래이션을 인용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최고 아이템은 바로 '아날로그'라고 한다.
선조때부터 지극히 강조했던 그 "느림의 미학"
분명 일리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