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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좀비물) 살기위해 뛰어라! (28) 귀환 (완결)

Ruka |2009.09.27 21:51
조회 1,388 |추천 0

1화 : http://pann.nate.com/b200004270

2화 : http://pann.nate.com/b200004281

3화 : http://pann.nate.com/b200004294

4화 : http://pann.nate.com/b200008195

5화 : http://pann.nate.com/b200008204

 

6화 : http://pann.nate.com/b200008220

7화 : http://pann.nate.com/b200012346

8화 : http://pann.nate.com/b200012362

9화 : http://pann.nate.com/b200012371

10화 : http://pann.nate.com/b200012387

 

11화 : http://pann.nate.com/b200012396

12화 : http://pann.nate.com/b200012404

13화 : http://pann.nate.com/b200015383

14화 : http://pann.nate.com/b200015388

15화 : http://pann.nate.com/b200015395

 

16화 : http://pann.nate.com/b200015403

17화 : http://pann.nate.com/b200015410

18화 : http://pann.nate.com/b200028783

19화 : http://pann.nate.com/b200028788

20화 : http://pann.nate.com/b200028791

 

21화 : http://pann.nate.com/b200028797

22화 : http://pann.nate.com/b200028807

23화 : http://pann.nate.com/b200039615

24화 : http://pann.nate.com/b200071103

25화 : http://pann.nate.com/b200125372

 

26화 : http://pann.nate.com/b200175716

27화 : http://pann.nate.com/b200175730


외전 - 1화 : http://pann.nate.com/b200012428

외전 - 2화 : http://pann.nate.com/b2000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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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이어서 연재물 올라갑니다~ ㅋㅋ

햐... 정리하고 보니까 벌써 28화 연재네요... 이것도 양이 엄청나네요 정말.... 작가님이 세삼 존경스러워지는 듯;; 솔직히 분량이 엄청나긴 해서... 여태까지 읽어주신분들은 계속 읽으시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 ㅋㅋ

 

아쉽게도 이게 1부 마지막화라구 하네요... 흐억 ㅠㅠ 여태까지 봐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한테 또 한번 감사드리네요 ㅋㅋ

 

아, 참고로 제가 연재가 이렇게 한 부를 막을 내리게되면... 작가분이 누구신지 글 마지막에 밝히니까... 궁금하신분들은 가서 한 번 찾아보세요~ ^-^ 웃대 홍보? ㅋㅋ

 

그럼 즐감하세요오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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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웃대

 

 

 

"..으음."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머릿속이 멍- 하고 앞이 어두워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가 아니라, 나 잠들어 있었군.


나는 손으로 침이 흘러내린 입가를 닦아내며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세웠다. 머리를 의자에서 떼어내자, 여전히 붕대를 감은 채인 오른쪽 귀에 한순간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나는 손을 귀 근처로 가져다대며 얼굴을 찡그렸다.


"아우.."


빌어먹을 변종좀비새끼. 멀쩡한 사람 귀를 반이나 잘라먹고 말야..


가만, 변종좀비..?


"흡!"


나는 반사적으로 양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나 지금 뭐야! 리스너를 뒤에 두고 잠들었던 거야?


나는 양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십 초 정도를 굳어있다가, 몸 군데군데를 헤집어보며 지금 내가 저승에 있는 건지 사바세계에 남아있는 건지를 확인해보아야 했다. 다행이군. 적어도 지금 내 손에 느껴지는 몸의 감촉은 내가 기억하는 대로야. 날개도 안 달려있고, 머리 위에 헤일로도 없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려다가 다시금 정신을 바로잡고 나오려던 숨을 꾹 참았다. 최대한 조용히 해야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조심스레 옆을 보니 윤호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깨었을 때 아무런 반응이 없어 뭔가 이상하다 싶었더니 역시나 녀석도 잠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운전석을 보니 수정형 역시 단잠을 자고 있었다.


솔직히 피곤했을 만도 하지. 그런 일을 겪었으니.. 모두가 무사하다는 것에 감사할 수 밖에.


나는 얼마나 잠들어 있었는지 시간을 확인하려 했으나, 차의 시동이 꺼져있어 시계는 켜져있지 않은데다 윤호나 수정형의 핸드폰을 본다 한들 내가 잠들기 전에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으니 지금 시간을 확인해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다만 아직도 바깥이 어두우니 그저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리라 짐작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안도했으나, 동시에 편의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다른 동료들이 생각났다. 애들 피말려 죽이지 않으려면 빨리 연락을 주던가 해야겠군.


나는 트렁크에 달려있는 뒷창문으로 대문 쪽을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당장은 리스너가 보이지 않았다. 허나 이 놈이 바로 저 문 너머에서 아직도 식사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혹은 어디 안 보이는 곳에서 다음 희생자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속단은 절대 금물이다.


나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움직이며 윤호를 흔들어 깨웠다.


"야.. 김윤호. 인나라."


"으응.. 어.. 어라.. 나 잠들었나.."


윤호녀석 역시 자기도 모르게 잠들었었나보다. 녀석은 부스스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눈을 비비다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몇시냐 지금.."


"몰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


"앗! 리쓰너우웁..!"


원래 형광등같이 반응이 느린 종족인 윤호는 멍하니 내 말을 듣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며 소리를 지르려 했다. 나는 황급히 녀석의 입을 틀어막으며 인상을 구겼다.


"입닥쳐 병신아..!"


"우부부.."


윤호놈은 우리가 리스너를 뒤에 두고 잠들었다는 사실에 한순간 겁에 질린 듯 했다. 소리지르는 입을 막은 터라 내 손바닥에 녀석의 침이 잔뜩 묻었지만 혹시나 있을 리스너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 보다야 백배 낫다. 젠장.


나는 흥분한 윤호가 가라앉을 때 까지 잠깐 기다린 뒤, 침이 뭍은 손바닥을 차 시트에 비벼 닦으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셋 다 잠들어 있었어.. 아직 리스너가 뒤에 있는지 아닌지는 몰라."


"으..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는데. 얼마나 잠들어 있던 거지 우리."


"모르겠어. 근데 아직도 깜깜한 걸 보니까 그닥 오래 지나지는 않은 것 같아. 그것보다 너 핸드폰 있지. 일단 두고 온 애들이랑 통화나 하자. 우리 걱정하고 있을 거야."


"어.. 어 그래. 알았어."


윤호는 잠깐 허둥대더니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핸드폰을 찾아헤맸다. 녀석은 몇 초 정도를 소모하며 시간을 끌더니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핸드폰 두고 왔나 봐."


"젠장, 도움이 안 돼요.. 수정형은 가지고 있겠지."


나는 몸을 살짝 일으켜 수정형을 깨우려 했다. 그런데 윤호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너 무기들 어쨌냐?"


"어?"


"무기. 식칼창이랑 손도끼."


"식칼창이랑 도끼? 그거라면 내가 항상.."


나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 식칼창은 제쳐두고, 항상 오른쪽 허벅지에 가죽벨트로 만든 홀스터와 함께 걸어두었던 손도끼를 찾아 손으로 내 다리를 더듬어 보았다. 불행히도 내 손에는 아무것도 짚히지 않았다. 이번엔 식칼창을 찾으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마지막으로 무기를 들고 있었을 때가 언제인가를 생각하다가, 순간 애꾸가 나를 집 안에 가두었을 때가 생각나 나지막히 말했다.


"저 집 안에 무기 떨어뜨린 것 같다.. 아 씨, 둘 다 잊어먹은 것 같아."


"무기도 죄다 잊어먹은 주제에 남말하네. 핸드폰보다 무기가 더 중요하잖아."


"큭."


맞는 말이다. 미쳤다고 저 안으로 다시 무기를 가지러 들어갈 수도 없다. 제길, 좋은 조합이었는데 다시금 무기를 만들어야 하나.. 겨우 며칠이긴 하지만 손에 익은 물건들인데.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 일단은 전화가 급해."


나는 손을 뻗어 수정형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형은 잠깐동안 잠에 취해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목을 수그리며 말했다.


"나 지금 잠들었었어?"


"괜찮아요. 우리도 다 자고 있었으니까."


"아.. 그, 그래. 운이 좋았군, 우리들."


다행히도 수정형은 윤호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아 내가 손바닥에 또다른 아밀라아제를 뭍히게 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형은 불안한 눈빛으로 차 뒷창문을 한 번 바라보고 내게 말했다.


"리스너는?"


"모르겠어요. 우리도 이제 일어난 참이라서. 그것보다 핸드폰좀 줘봐요, 애들한테 전화 좀 해보게."


"아 그래. 여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친구로서 만났더라면 형의 핸드폰엔 이미 애들의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었을 테지만, 상황이 이런지라 그럴 여유가 없었을 게 뻔하다. 애들의 번호를 알 리가 없는 형에게서 나는 핸드폰을 받아들고 태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몇 번의 신호음이 오가고 곧 태완이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태완아, 나다. 지랄."


-야 김진환! 왜 이렇게 안 들어와? 걱정했단 말이야! 너네 지금 어디..


나는 급한 목소리로 마구 질문을 쏟아내려던 태완이를 가까스로 막으며 말했다.


"사정이 있어. 가서 설명할게. 지금은 떠들면 안 돼."


-뭐?


"리스너를 만났어. 라디오에서 들었던 변종좀비 있잖아.


-리스너..? 아, 그 청력만 살아있다는.. 근데 너희들 그걸 보고도 괜찮아?


"조폭 아저씨들은 전멸. 우리는 가까스로 피했어. 지금 자동차 안에서 피해있는 중이야."


-저.. 전멸?


태완이가 질린 듯이 말하자 나는 씁쓸하게 말했다.


"어.. 마지막 아저씨는 눈 앞에서 배가 찢겨 죽었어. 좀비로 변한 사람도 있고."


태완이는 잠깐 상상을 하고 있는지 말이 없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태완이가 나지막히 물었다.


-자동차는 구한거야, 그럼?


"어. 우리 나간지 얼마나 됐지?"


-한 두 시간 반 됐어. 재복이 상태가 별로 안 좋아.


"알았어. 최대한 빨리 갈게."


-리스너가 있다며? 괜찮은거야?


"..괜찮길 바래야지."


-조심해라. 윤호랑 수정형한테도 조심하라고 일러줘.


"그래. 고맙다."





내가 통화를 끊고 전화기를 형에게 건네주자 윤호가 물었다.


"뭐래?"


"뭘 뭐래. 두시간 반 지났댄다. 빨리 가야지. 재복이 상태가 별로 안 좋데."


"그거 큰일인걸.. 근처 약국에서 해열제 같은 거라도 가져가야 하는 거 아냐?"


내 말을 들은 수정형이 난처한 얼굴로 말하자 내가 대답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약품은 대부분 구비해 놓았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일단은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봐야죠."


"아, 그거라면 나 생각해놓은 거 있는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윤호가 기다렸단 듯 이야기했다. 수정형과 내가 녀석을 쳐다보자 윤호는 형의 휴대폰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이용하는 거야."


"응?"


윤호는 나와 수정형에게 조금 더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형이 조수석과 운전석 사이에 다리를 끼고 이 쪽으로 다가옴과 동시에 내가 고개를 숙이자 윤호가 설명을 시작했다.


"저 놈은 소리에 민감하잖아. 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차 안에서 저 대문 근처에 잡동사니를 조금 던져본다고 한들 확실하게 낚이리라는 보장이 없어. 그리고 낚인다고 해도, 놈이 먼 곳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데 우리는 그 시간차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다가 당할 수도 있고 말야."


윤호는 다시금 차의 뒷창문을 한 번 살펴보고 말을 이어갔다.


"더군다가 차 문을 열었다가 그 소리에 놈이 기어나올 수도 있고.. 그럼 이미 늦은거잖아? 그러니까, 제일 소음이 적은 운전석이나 조수석 쪽 문을 열면서, 벨소리를 켜 놓은 핸드폰을 던져보는거야."


"핸드폰 망가지면?"


"우리 목숨보다는 덜 소중하다고 보는데."


"으음.."


뭐 소리로 낚아야 한다면 더없이 확실한 방법이긴 하다. 게다가 리스너가 반드시 이 근처에 있으리라 보장도 없고.


"..무엇보다 우리가 이 안에서 관찰을 할 수가 있어야 하잖아. 나가면 죽음이니까. 만에 하나 놈이 이 근처에 있다면, 벨이 울리고 있는 폰을 던져놓으면 확 날아와서 난리를 칠 거란 말이지. 우린 구경하면 되는거고."


윤호가 말을 끝마치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수정형은 잠시 자기 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생각을 하는가 싶더니 곧 결정을 내렸다.


"좋아. 하자."


"괜찮겠어요?"


내가 묻자 형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딱히 뾰족한 수가 없잖아. 내 핸드폰이 무사한 것 보다, 놈이 이 근처에 없길 빌자구."


자동차의 머리는 대문과 반대되는 방향에 가 있는 상태다. 형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앞 문을 연 뒤, 핸드폰의 버튼을 누르면서 벨소리를 울리게 하는 메뉴를 찾았다. 제기랄, 불과 몇 초 정도인데 왜 이리 떨리는 건지.


때르릉 때르릉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형이 열어놓고 있는 차의 문 틈으로 보이는 어둠을 주시하고 있던 내 귀에, 갑자기 요란스런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형이 소리를 켠 것이다. 형은 자기도 놀랐는지 움찔 하더니 곧바로 몸을 반 쯤 차에서 빼고 대문 앞으로 핸드폰을 집어던졌다.


타악


때르릉 때르릉-


형은 핸드폰을 집어던지자 마자 곧바로 문을 닫고 몸을 수그렸고, 나와 윤호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뒷창문을 쳐다보았다. 어스름한 어둠 속에서 빛을 내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는 핸드폰이 괜시리 무서워 보였다. 아니, 핸드폰이 무서운 게 아니라 저것이 가져올 후폭풍이 무서운 거겠지.


1초.. 2초.. 3초..


우리는 숨소리도 내지 않고 뒷창문을 통해 대문 앞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만약 리스너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하지? 다시 잠이나 자야 하나? 아니 그렇다고 계속 여기에 있을 수만은 없잖아?


차마 계산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머릿속을 마구 휘저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지금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놈이 나타나지 않기를 비는 것 뿐이다.


"..."


"..."


때르릉 때르릉


대략 1분 정도가 지났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우리는 제각기 묻는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뒷창문을 쳐다보며, 또다시 대략 1분.


"없다."


"응. 없는 것 같네."


우리는 그제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아니, 확신까지야 못하지만 그럭저럭 마음은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수정형에게 말했다.


"형, 시동 걸어요. 나랑 윤호랑 핸드폰 가져올 테니까 바로 출발하죠."


"어, 알았어."


"가자 김윤호."


이미 큰 소리를 낸 이상 모 아니면 도다. 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차 문을 열고 윤호와 차 밖으로 뛰쳐나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는 핸드폰까지 달려갔다. 나는 핸드폰을 집어드는 즉시 전원을 꺼 버리고 다시 자동차로 줄달음을 쳤다. 이미 충분한 실험을 한 뒤이지만 언제 놈이 튀어나올까 무서워서 등줄기가 짜릿짜릿하다.


쿠당탕


"하아- 하아.."


"헉, 헉, 진짜 무섭다. 이거. 나 똥 쌀 거 같아."


"여유부릴 시간 없어! 출발한다!"


끼이이이익


수 초 만에 동작을 끝마친 나와 윤호가 차에 올라타자 마자 수정형은 차를 급발진시켰다. 덕분에 열린 문 쪽에 있던 나는 달리는 차에서 문을 닫느라 낑낑거려야 했다.


드디어 차를 얻었다. 남은 건 올라가는 일 뿐!


"달려요 형 달려!"


"보채지 마! 골목 안이라고!"


안에 타고 있을 뿐인 나와 윤호나, 운전하고 있는 형이나 거의 반쯤은 패닉 상태였다. 형은 미친듯이 엑셀을 밟으며 차를 몰았고, 나와 윤호는 사방의 창문을 계속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젠장, 제발 아무것도 나타나지 말아라!


걸어서 10분밖에 안 되는 거리다.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리스너의 위협 때문에 운전실력을 120퍼센트 발휘한 수정형 덕에 우리는 광속과 같은 속력으로 편의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고작 이 정도 거리에 우리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는 거다. 빌어먹을, 서울이 어쩌다 이 꼴이 됐냐..


끼익-


"뒤에 좀 살펴봐! 뭐 따라오고 있어? 빨리 봐봐!"


흥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 한 수정형이 차를 편의점 앞에서 멈추고 우리에게 다그치자 윤호는 창문을 열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대답했다.


"없어요. 아무것도."


"하아, 다행이다.."


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차의 시동을 껐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당장 차에서 내리기가 무서운 까닭은 왜일까?


"..내려도 괜찮은 거겠지?"


"I hope so."


나는 나지막히 한 마디를 중얼거리며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도 밖에 나와서 심호흡을 하는 순간 뭐가 슝 날아와 내 몸을 육시하는 일 같은 건 벌어지지 않았다.


"진환아!"


내가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윤호와 수정형을 기다리고 있는데 편의점의 옥상에서 태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빨리 문 좀 열어!"


태완이는 내 말을 듣는 즉시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안에서 동료들이 움직이는 걸 쳐다보고 있는데 윤호가 쇠몽둥이를 들고 차에서 내리며 내게 말했다.


"쟤는 리스너가 있다고 했는데 뭔 배짱으로 옥상에 서 있대?"


"그게 친구라는 거다 띨빡아."


이윽고 편의점의 문이 열렸고, 동료들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다시 문을 잠궜다. 다들 잠자리에 들기 직전이었는지 편의점 안은 유달리 조용했다. 저쪽 모퉁이에 나라와 나영누님이 담요를 덮고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굳이 깨울 필요는 없겠지.


윤호와 수정형이 짐을 내려놓는데 아름이가 우리에게 다가와 물었다.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여기 있겠지. 내 생전 최고의 모험이었어. 그.. 리스너."


"아 그 변종좀비 만났다고 했지? 어땠어?"


태완이가 묻자 윤호는 고개를 으쓱하며 말했다.


"졸라 무서워서 뭐 제대로 살피지도 못했다. 그놈이랑 싸우는 건 꿈도 못 꿔."


"그저 휴전선으로 올라갈 때 까지 그 놈을 만나지 않길 빌 수 밖에. 그나저나 재복이는 좀 어때?"


"난 괜찮다."


내가 재복이에 대해 묻자 뒤의 아이스크림 냉장고 쪽에서 재복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행들이 뒤를 돌아보자 재복이가 물을 마시며 서영이의 부축 하에 몸을 반쯤 일으키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재복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좀 어때."


"그럭저럭. 니가 꼬맨 게 좀 효과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아직 괜찮아."


"뭐가 이렇게 오래 걸린거야."


서영이가 내게 불만을 토해내자 나는 양 손을 흔들며 말했다.


"미안해. 어쩔 수가 없었어."


재복이는 괜찮다고는 말하고 있지만 안색이 창백한 게 영 좋아보이질 않는다. 이럴 때 치료를 제대로 하고 영양섭취를 충분히 해하 하는데, 이 안에 있는 거라고는 인스턴트와 과자 뿐이니.. 어떻게는 자연식을 구해야 할 텐데.


"..내 몸 보다 너희한테 알려줄 소식이 있어."


"어?"


재복이의 말에 내가 물음표를 던지자 재복이가 태완이를 쳐다보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러자 태완이가 녀석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말했다.


"방금 전, 라디오에서 소식이 들어왔어. 군부대가 남해안에서, 아직 감염이 되지 않은 지역에 어떤 남자들이 좀비가 든 시체를 내려놓는 걸 발견했다고 했어."


"진도였지 아마?"


서영이가 거들었다.


"그래, 진도. 하여간 그걸로 거기 감염은 막았다는 건데.. 결론은 이 사태는 그냥 벌어진 게 아니라는 거야. 감염폭발이라던가 우발적인 바이러스 사태가 아니라, 누군가가 이미 좀비화 된 사람을 의도적으로 풀어놈으로써 일어난 일이라는 거야."


"그건 또 새소식이네."


태완이의 말을 듣자 윤호가 한 마디를 했다. 수정형은 언제 꺼내왔는지 손에 스프라이트 캔을 들고 한 모금을 마시고 있다가 말했다.


"뭐.. 빅뉴스이긴 한데 그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수정 형 말이 맞아."


나는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딴 건 군인들이나 윗대가리들이 해결할 일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지금으로서의 최선은, 구한 저 봉고차로 휴전선까지 올라가는 것. 오늘 밤이 지나면 이제 남은 기간은 딱 하루야..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자구."


내가 일행을 죽 훑어보며 힘주어 말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힘내자."

 

 

 

 

* 좋은글로 반겨주신 " 과메기의꿈"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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