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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女, 버스에서 변태 잡았어요

페르소나 |2009.11.07 16:25
조회 2,053 |추천 10

한가한 주말 오후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심심하고 할일없는 톡커님들을 위해

예전에 올렸다가 묻힌 사연 다시 올려봐요.

아직도 이 일만 생각하면 몸이 떨리네요.ㅜ_ㅜ

세상엔 변태가 참 많아요...

여자분들 힘내세요!!

 

------------------------------------------------------------------------------

 

(스크롤 압박... 후덜덜 >_<)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서울까지 매일 왕복 네시간을 걸려 통학하는,

이제 헌내기가 되어가고 있는 스무 살 여대생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갓 대학교에 입학하여

지식의 탑 캠퍼스의 낭만보다

미친 듯한 음주가무를 먼저 익힌 2009년 4월이었습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쏘주님의 축복과 막걸리님의 버프를 받아

동아리 오빠들과 동방에서 간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인천이고

학교는 충무로에 위치한 D대학교입니다.

(설마 아는 사람이 이 글을 보지는 않겠지...ㄷㄷ)

 

그 날은 비교적 일찍 술자리를 파해서

 알콜에 찌든 몸을 추스리고 오빠들과 안녕을 한 뒤

1500번 버스를 타기 위해 서울역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4월이면 아직은 제법 쌀쌀한 날씨라

그 날 저는 흰 티셔츠에 얇은 검은 자켓(보통 마이라고 하죠-ㅅ-ㅎ)을

걸치고 모직 반바지(허벅지 반까지 오는)에

부츠를 신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마자 정류장에 무심히 서 있는

버스 한 대가 눈에 띄더군요...

 

번뜩 드는 생각... 무조건 타야된다!!+ㅠ+

 

그 당시 시각 오후 11시 8분...

(진술서를 하도 많이 썼더니 잊혀지질 않네요-_-;)

그 버스를 놓쳤다간 약 20분을 어둠과 추위와 싸우며 보내야 한다!!

라는 무서운 결론에 도달한 저는 마구마구 추잡스럽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1500번 버스에 가까이 다가가자

두 명의 남자가 출입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한 명은 조금 마르고 몸집이 왜소한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뒤룩뒤룩한 볼살에 흐르는 기름이 인상적인-_-

얼핏 봐도 40대 중반의 남자였습니다. 술이 많이 취해 보였어요.

깡마른 분께서 그 퉁퉁한 아저씨를 차에 태우려고 무진 노력을 하고 계시더군요.

 

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그들을 지나쳐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원래 사람이 그 정도로 없지 않은데 그 날따라 이상하게

버스에 한 여자분 한 분밖에 안 계시더라구요.

뭐 한적하니 좋네~하고 창가쪽 자리에 앉아서

멍하니 창문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반대쪽 좌석 끝에는 먼저 타신 여자분이 계셨구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앞문에서 실랑이하시던 그 술 취한 퉁퉁이 아저씨가

비틀비틀거리면서 버스에 타셨습니다.

 

제가 버스 가운데에서 약간 뒤쪽에 앉아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비틀거리면서 버스 맨 뒤쪽으로 가시더군요.

제 옆의 통로를 지나가는데 술냄새가 화악 끼쳤습니다.

(저도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지만 초큼 불쾌하더라구요.ㅠ_ㅠ)

제 뒷자리에 앉으시길래

그래 그런가보다...했는데,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앞으로 오시는 것이었습니다.=_=;;

 

순간 촉이 왔습니다.

아 이거 뭔가 좋지 않다...하는 느낌.

 

그 아저씨, 통로 가운데에 당당하게 서시더니

노골적으로 저와 다른 여자분을 번갈아서 쳐다보셨습니다.

꼭 고르듯이 말이죠...

 

그러더니 당당하게 제 옆에

털퍼덕! 주저앉으시는 겁니다.ㅜ_ㅜ

 

속으로... 오늘 X 밟았다... 싶었습니다.ㅠ_ㅠ

 

앉자마자 거의 눕듯이 의자 아래로 쭉 몸을 내려서

무릎과 앞좌석을 밀착시키더군요.

저의 탈출구가 봉쇄되었습니다.-_-;;

아저씨가 코를 골기 시작하고... 술냄새가 진동을 하며

저는 점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인천까지 가는데 밤에 막히지 않으면 한 50분....

그래, 한 시간만 참자..하고 창문 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을 때,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창 밖에 시선을 주고 있는 제 옆구리를

뭔가 톡톡, 하고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뭔지 짐작못하진 않았지만 , 애써 잘못 건드렸을 거라 생각하며

시선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첨엔 톡톡, 이었던 것이

제가 돌아보지 않자 점점 노골적으로 옆구리를 푹푹 쑤시는 겁니다.-_-

짜증이 나서 휙, 돌아보았는데

그 떡판같은 시뻘건 얼굴 가득 개기름을 번쩍번쩍 빛내며

단춧구멍같은 눈을 아주 음흉하게 게슴츠레~~~뜨고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_-

 

기껏 얻어먹은 안주들이 다 물구나무서기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뭐라뭐라 중얼대며

저를 안으려고 몸을 굽히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을 밀어버리려고 했으나

불독같이 처진 뺨에 흐르는 개기름이 너무 기분나빴기 때문에ㅡ.,ㅡ

임시방편으로 그래도 옷을 입고 있는 오른쪽 팔을 잡아서

통로 쪽으로 힘껏 팽개쳤습니다.-ㅅ-;;;

 

그랬더니 고개를 통로 쪽으로 돌리고 자더군요.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는데,

슬슬 눈치를 보며 다리를 제 허벅지에다 문대기 시작한겁니다.

고개는 통로 쪽으로 향한채로요.ㅡ.,ㅡ

 

슈ㅣ발... 뭐 이런 새퀴가 다있어...

라는 생각에 울컥했으나,

어차피 술 취해서 말로 해도 알아들을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손바닥으로 다리를 살포시 민 뒤

다리 사이에 제 검은색 핸드백을 끼웠습니다.

한결 낫더군요.~_~

 

그러는 동안 버스는 다른 정류장에 종종 멈췄고

버스에 반 정도 사람들이 들어찼습니다.

 

사실 빈 자리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제 탈출구를 막고있는 무릎을 밟고서라도

다른 자리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그 자리를 옮겼다가 다른 순진한 여성분이

피해자가 될까봐... 자리를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_-;;

 

사람들도 어느 정도 들어찼고

아저씨도 자고 있으니 저도 눈을 좀 붙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_-;;;;

자신의 상황을 너무 과소평가했죠.

(술을 마신 상태라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창문에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마악 잠이 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손을 뻗어 제 허벅지 위에 당당하게

탁~~ 얹는 겁니다.

 

슈ㅣ발... 긴바지 입고올걸...ㅜ_ㅜ

 

아무래도 오늘 무사히 집에 들어가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핸드폰으로

증거 사진을 찍어야지롱롱~ 하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는데....

 

밥 쥬 세 요 오 오 오 ~ ~ ~ ~

 

-_-...;;

밧데리가 없더근여... 에효...하늘도 무심하시징...

핸드폰이 꺼지려고 깜빡깜빡거리길래

아무래도 카메라를 켜는 것은 무리일 듯 하여

재빨리 전화번호부를 열어서

같이 술 마시던 선배오빠의 번호를 수첩에 적었습니다.

바로 나가더군요... 핸드폰 뺘뺘...

 

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데

아저씨가 손바닥으로 제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저는 버스에서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아, 아저씨! 제 몸에 손대지 마세요.

 아저씨 술 취하신 것 같은데, 그냥 주무세요. 네?

 아저씨 한 번만 저한테 더 손대시면 저 경찰 불러요, 진짜."

 

버스 안의 사람들이 저를 흘끔대기 시작했습니다.

쫌 쪽팔리더군요.

 

그 술취한 아저씨는 제 말을 알아들었는지

통로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잠들었습니다.

 

버스가 신촌역으로 가고 있을 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촌역을 지나면 머지않아 경인고속도로를 탈텐데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그새키가 무슨 짓을 하던지

제가 달리는 버스를 세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_-

 

'아씨... 무슨 일 터질람 그냥 지금 터져라...'하고

초조하게 눈치를 보고 있을 때...

 

버스가 신촌역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갑자기 그 새퀴가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 이쁜이 일루와아아 ~~ "

이러면서

그 두껍고 더러운 입술을 쭈욱 내밀고 저에게

뽀뽀ㅡ_ㅡ를 하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거다...-_-+'(빠씽~~)

 

그 순간 저는 그 날 귀가를 포기했습니다.

 

그런새키 혼쭐내지 않고 놔두면

나중에 또 술처먹고 얼마나 많은 여자를 울리겠어요.

안 그렇습니까?

 

쓸데없는 사명감에 불탄 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아저씨의 넥타이를 고삐처럼 움켜잡고 당당하게 외쳤습니다.

 

"아저씨!!!!!!!! 저 내릴게요!!!!!!!!!"

 

마침 신촌역에 정차해서 손님들을 태우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따라와, 이 강아지야."

 

저는 넥타이를 손에 감아 쥐고

알콜에 절은 살덩어리를 거의 끌다시피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자자,

버스에서 스무살의 처자가 덩치 큰 변태를 만나서

용감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고 버스에서 끌어 내리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의 반응은 어떨까요??

어떨 것 같습니까?

 

"아 - 아가씨, 지금 손님들 내리느라 복잡하잖아요."

 

기사 아저씨가 짜증을 내시더군요.-_-

울컥했습니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당황, 짜증, 불쾌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쩝... 왠지 제가 죄인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휴대폰이 저세상으로 떠난 것이 기억났습니다.ㅡ.,ㅡ^.....

아놔... 되는 일이 없네,

하고 휴대폰을 빌리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정류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사사삭, 바퀴벌레 숨듯 시선을 피하더군요.

 

서러웠습니다.ㅡ_ㅡ

 

근처에 서 있던 깡마른 남자분의 휴대폰을 빌려서 일단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성희롱 당해서 신고한다니까 경찰의 반응이 영 뜨뜻미지근하더라구요.

어쨌든 오긴 온다기에~ 신촌역 앞 어디어디라고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십 오 분이 지나도록 안옵디다...........-_-

 

그 인간이 술에 취해서 도망을 안 갔기에 망정이지

가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제가 잡고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경찰여러분, 출동은 빨리빨리 합시다.ㅡ.,ㅡ

오히려 길을 모르겠다며 다시 저에게 전화를 하시더군요.

최악이었습니다.

 

한참 경찰에게 길을 알려주기 위해=_=(나참...) 남의 핸드폰을 붙잡고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커플에게 다가가 여자를 집적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커플녀에게 다가가 아저씨가 뭔가 말을 걸려는 듯한

행동을 보이자,

커플남이 자기 여자친구를 끌어당겨 품에 끌어안더니

그 아저씨한테

저를 손가락질하면서 손짓을 하더군요.

 

저 리  가 라 고. ^ ^

 

2009년 4월 7일 오후 11시 20분쯤 신촌역 앞에서

저한테 변태아저씨 떠넘겨주신 커플분들

잊지 않겠어요*^ㅂ^*

아직도 졸라 이쁘게 만나고 있겠죵??****^ㅂ^*****

 

그때 당시 남자친구도 없었는데...

경찰아저씨한테 길 설명하다 말문이 막혀서 말이 안나오더군요....

같이 신고해버릴까보다....슈ㅣ발.....ㅡ.,ㅡ....;;;

 

하여튼 그러고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이 안오는겁니다!!!!!!!!!!!!!!!

결국은 어떤 여자분이 신촌역 앞에 치안유지대가 있다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꾸벅 인사를 한 뒤

다시 넥타이를 말아쥐고 글로 끌고갔더랬지요.-_ㅠ

 

거기서 경찰복을 입고 있는 한가해보이는 아저씨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난생 처음 경찰차를 타고 파출소로 갔습니다.

 

갔는데 술취한 아저씨는 계속 죄가 없다고 소리치고...

경찰들은 '뭐 이런 걸로 사람을 귀찮게 하냐'는 반응이고..ㅜ_ㅜ

상당히... 무시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경찰아저씨 핸드폰을 빌려서

그 선배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바로 택시 타고 오더군요.

 

진술서를 쓰는데...

쓰는 내내 계속 대충 쓰라고 구박하고... 나쁜아저씨들...-_ㅠ

 

술취한 아저씨가 계속 자기가 죄가 없고

제가 술집여자라며-_- 저에게 돈을 주었다며 =_=지껄이자

격분한 선배 오빠가 한 마디 했습니다.

 

"아저씨... 아저씨가 지금 잘했어요?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

쫌 찌그러져 있어요."

 

그러자 경찰 아저씨들 되려 뭐라 하더군요...

 

"학생, 학생이 이 학생(저) 뭐라도 돼?"

"학교 선밴데요."

"근데 왜 난리야? 가만히 있어."

 

ㅡ_ㅡ저런 사람들 때문에 밤낮없이 수고하시는

선량한 경찰분들이 싸잡아 욕먹는 겁니다!!!!!

 

형사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기에

다시 경찰차를 타고 서대문 경찰서로 이동했습니다.

경찰차에 선배 오빠는 안 태워주더라구요.

별 수 없이 오빠는 택시를 타고 따라왔습니다.ㅜ_ㅜ 어찌나 미안하던지...

 

서대문 경찰서에 도착해서 선배오빠는 바깥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저 혼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ㅜ_ㅜ

술취한 아저씨는 바로 유치장에 넣어주시더라구요.

 

그곳의 형사 아저씨는 친절한 분이셨습니다.*-_-*

 

"학생이 고생이 많네... 그래도 잘 한 거에요. 저런 사람들한테

가만히 당하고 있으면 안 돼. 혼을 내줘야 안하지."

 

"저런 사람들이 많은가봐요?"

 

"그럼, 많지. 말도 못하지. 으이그, 사람으로 태어나서 왜 저렇게 사는지.

잘잘못 모르는 애들도 아닐텐데 말이야."

 

다음날이면 다른 부서로 옮긴다며 짐을 정리해 놓은 상자를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자신이 이 부서에서 맡는 마지막 사건이라며

피곤한 얼굴로 웃으시던 형사 아저씨, 정말 감사했어요.ㅜ_ㅜ

 

형사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맞은편에서 다른 더 나이드신 형사아저씨(2)가

심심하셨는지ㅡ_ㅡ 제 진술을 아주 눈을 빛내며 듣고 계셨습니다.

간간히 참견도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만지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걸 그냥 놔둬!? 그냥 싸대기를 날려야지!!-0-^"

 

"...;;그거 폭행죄 아닌가요?"

 

"정당방위여! 정당방위!(흥분하면 사투리 나오는 타입인듯)=0=!!"

 

"아... 네...;;"

 

"다음부턴 그냥, 싸대기를 날려버려!! 발로 차도 돼!! 내가 됐다그려!!"

 

"네 감사합니다....-_;;;;"

 

그 사투리 쓰던 형사 아저씨는 너무나 격분한 나머지

유치장으로 달려가

경찰서가 떠나가라 변태새키에게 소리를 지르셨습니다.-_;;;;

 

"야이사람아!! 사람이 그러면 써!? 못써!?

저 아가씨가 당신 마누래여!? 아무리 그렇댄다도 (무엇을...)

그렇게 막 주물러쓰면 되여?! 안되어!?"

 

피해자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던 저는

너무나 부끄러워져서

숨고 싶었습니다.....ㅠ_ㅠ

 

"아저씨... 저 형사 아저씨 괜찮으니까 그만 조용히

해달라고 해주시면 안될까요?ㅜ_ㅜ"

 

"아... 저분이 워낙 폭발적이어서...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_;;ㅎㅎ"

 

우여곡절 끝에 피해자 진술서 작성을 완료하고

지장까지 찍고 나니 새벽 두 시였습니다.

진술서 쓰다가 경찰아찌들과 친해진-_-저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그만 기분이 좋아져 버렸습니다.ㅎㅎㅎ(단순하죠...)

 

"학생은 학교가 어디야?(말도 텄다)"

 

"아, 저 저쪽 명동에 D대학교요."

 

"오~~ 나 거기 아는 교수님 있는데. 나랑 되게 친해."

 

"아, 진짜요? > _< 근데 전 들어도 잘 모를 거에요. 일학년이라서.ㅎㅎㅎ"

 

"그렇겠구나. 과는 무슨 과?"

 

"문예창작학과에요."

 

"오오오오~~ 문예창작~! 멋지다. 그럼 나도 나중에 글에 넣어주는거야?"

 

"네, 써드릴게요.ㅎㅎㅎㅎ;; 기회되면..."

 

"학상, 나는?-0-!"(2)

 

"아...써...써드릴게요...하하하;;;(언제가 될지 모르지만....ㄱ-)"

 

아찌들, 약속지켰어요.

판에다 써드렸어요.ㄱ-<

글은 글...

 

"아아 저 이제 두 시 넘어서 집에 못들어가요.ㅜ_ㅜ"

 

"왜왜?"

 

"버스 끊겼어요.ㅠ_ㅠ"

 

"집이 어딘데?"

 

"인천이에요."

 

"어이구~ 멀기도 허다. 그럼 으짜냐?"

 

"ㅠ_ㅠ서울역가서 자리깔고 자야죠..."

 

"다 큰 아가씨가 ~ 추워서 어쩐대."

 

"별 수 없죠."

 

"그러지말구, 가만 있어봐봐, 여기 신문지 많어, 갈 때

챙겨줄팅게 많이 가져가."

 

"ㅋㅋ이왕이면 박스도 주세요."

(자기가 여기 왜 왔는지는 잊은지 오래...)

 

그렇게 몇 마디 잡담을 더 나누고 나서

경찰서를 나섰습니다.

 

취조실을 나가자마자

대기실에서 안절부절하며 기다리고 있던 선배가

웃고 있는 절 보고는 맥 풀린 듯이 실소를 지으며

제 머리를 쥐어박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냐??!"

 

뭐... 그 날은 결국 선배 도움으로 밤을 안전하게 지내고

학교에 갔죠...

그 아저씨는 그 후 정신이 들고 나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합의를 요청했지만 제가 수차례 거절했고

결국 검사청에 가서 고소장을 작성했습니다.

 

원래 나쁜 일은 오래 기억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 아저씨의 흉물스러운 표정만은 머릿속에서 잊혀지질 않네요.

 

여자분들 밤길 조심하시구요...

모든 아름다운 청년분들,

그렇게 추하게 변하지 않기를 마음 깊이 빕니다.ㅜ_ㅜ

 

첫 판인데, 관심 많이 받으면

그 날 집에 못 들어가고 선배와 밤을 새운 사연과

그 후의 이야기를 더 끄적여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참고로 지금 저는 남자친구가 있고

그 선배는 제 남자친구가 아니므로

조금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추천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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