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노가다'라는 것, 어떻게 보는 지 궁금하네요.

먼정 |2009.12.13 00:01
조회 32,719 |추천 19

 

 글을 쓰고난 며칠 뒤 무료한 탓에 들어온 네이트.

헤드라인에 글이 걸리니 깜짝 놀랐네요..

동감해주시는 덧글이랑 제 생각과 다르게 오해하신 글..전부 읽었습니다.

덧글도 달고 했지만.. 원본은 놔두고 옆에 괄호를 쳐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4대강 관련 부분은..

그 분들이 정말 힘들기에 4대강이라도 했으면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4대강을 하자! 이런 뜻이 아니라.. 일거리도 없고 너무 힘들다. 4대강하면 일거리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시는 무심결에 나오는 말과 비슷한 것입니다.

4대강 관련 부분은 절대로.. 정치적인 주장이나 견해로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 - - - - - - - -

 

안녕하세요.

지방에 거주하는 남학생입니다.

판에 올라온 '의사라는 직업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글을 읽고 나서

제가 경험해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일이면서 더불어 삶이기도 한..

'노가다'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건축업에 종사하신지 40년이 가까이 되셨고

저는 십여차례 따라가 데모도(보조공)로 일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건축 중에서 저희 아버지께서 하신 일은 타일을 시공하는 기술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타일공 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빨간 목장갑을 끼고 시멘트를 묻히며, 먼지를 마시며 일하면..

그 전부를 '노가다'로 알고 계십니다. 알바하시는 분들도 아실겁니다.

'용역'이라고 아무런 기술없이 몸만 가서 시키는 데로 하는 게 '노가다'입니다.

제가 하는 데모도도 노가다죠.

 

집 한 채를 지으면서 들어가는 돈, 인력, 일.. 무지하게 많습니다.

설계를 비롯해서 디자인 도안을 그려내야 되고

전선과 수도 배치도., 그 외에도 설비, 타일, 미장, 목수… 무지하게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은 결코 노가다가 아닙니다.

1970~80년대의 건축붐을 일으킨 엄연한 기술자이고 실력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노가다 라고 불리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자신 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계신 분도 있고, 저희 아버지처럼 일생을 기술로 사신 분도 계신데 '노가다'라고 낮잡아 부르니.. 참으로 아쉬울 뿐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일터의 사람들과 대화할 땐 절대 노가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서로 기술을 알고 있어서, 저 사람은 목수, 설비, 석공… 이렇게 다 부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같이 일하지만 건축소에서 나온 사람은 김과장이나 박부장.. 이처럼 월급제로 받으면서 일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도 작업화에 시멘트를 묻혀가며 일합니다.

그리고 장난일지라도 '넌 취업이나 되겠냐, 노가다나 해라' 말씀하지 마시고..

건축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보면서 '노가다' 연상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르는 것보다 심각한 것은.. '대우'입니다. 저희 아버지를 어떻게 대우하느냐..

정말 웃긴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따지거나 저희를 깔볼때이고..

정작 초라한 집에서 강아지나 돌보는 할머니께서 커피를 몇 잔이고 대접한다는 것입니다.(수정->몸도 불편하신 할머니께서 직접나오셔서 커피도 드리고 추운날씨에 말 벗도 해주시는데 정작 잘사는 집에 돈 많은 사람들은 깔보는 경향으로 작업에 대해 간섭하곤 합니다.) 

 

아주 예전에.. 저희 아버지께서 한 검사의 집에서 타일 시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 며느리가 타일 시공이 끝나니까 떼어내라고 악을 썼다고 하더군요.

알고보니 시공이 끝나면 보통 메지(내장줄눈용 시멘트)를 넣는데..

다 하고 나니 더럽다고 다시 깨끗하게 붙이라고 했던 것이었던 겁니다.

스펀지로 한 번 닦고나니까 깨끗해져서 며느리의 악이 줄어들었지만..

한 성질 하셨던 아버지는 며느리 따귀라도 후려칠 기세로 성을 냈지만

그 집 할머니께서 사과하는 걸로 마무리 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시청에서 주관한 공사로 인해서

한 동네의 마당을 전부 까내고 수도관을 넣는 공사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타일이 있었던 곳은 다시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정말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커피라도 한 잔 더주시고, 점심시간되면 반찬이 없어서 밥을 차려주지 못한 걸 굉장히 미안해 하십니다.

 

그리고 타일 붙이는 김에 이곳 저곳에 몇 장 더 붙여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집 수리하면서 견적도 뽑아놓지 않은 곳에 무작정 해달라고들 하시는데..

곤란하지만.. 저희가 돈 받고 할것만 하는 기계도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인심때문에 요구한 몇 장 더 붙여드립니다.

제가 십여 번 따라갔는데 그 중 절반이 견적도 없는 곳에 붙여달라고들 하십니다..

그리고 그걸 서비스로 아시고 그러는데..

서비스로 타일 몇 장을 더 붙이기에 너무 힘듭니다.. 그 타일 몇장에 6시 까지 할 것 7시 넘고, 8시 까지 할 때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허리만 굽히고 일하고, 먼지를 마시고 쭈그려 않는데.. 온 몸에 근육통이 일어서 매일 파스를 붙이고 삽니다.

 

더군다나 공구리도 안된 곳에서 해달라고 하시는 게 제일 난감합니다. 부엌 한 귀퉁이도 아니고 말입니다. 양심적으로 일당을 더 챙겨넣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안그래도 건축일 별로 없어서 일당도 줄고 있는 상태인데..

그 나머지 부분.. 망치하고 끌로 다 깨부수고, 수평, 수직, 각도 다 맞춰서 시멘트 새로 바르고.. 무지하게 힘듭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께서 그러십니다.

너는 노가다 힘든 거 아니까 하지 말라고.. 해도 다른 거 하라고 말입니다.

저번에 보았던 글이 생각나서 말씀드리는데..

운이 좋으면 놀면서 할 수 있고, 나쁘면 정말 빡세게 해야 한다고 했는데..

놀면서 일당 받을 수도 있구나, 하고 용역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말 뼈빠지게 일하고 받는 일당이 6, 7만원입니다. 하루종일 삽질만하고 등에 사모래를 지고 2층을 오르락내리락 해보기도 해보았고, 바닥만 일곱시간 동안 망치로 까내기도 해봤습니다. 물론 기술자 옆에서 데모도로 일하게 되면 적당하게 일하고 적당히 쉴 여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치만.. 제 친구 아버지나, 아버지의 친구분이나.. 자기 자식은 공부시키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알바라도 안시키겠다고.. 어떤 대우와 취급을 받는지 알고,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뻔히 알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타일 시공 기술자 일당은 12~14만원입니다. 한달내내 하면 300만원도 거뜬히 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서 한달에 100~150 벌기도 힘듭니다. 아는 사람에게서 일을 나중에 더 받으려면 다른사람보다 싸게 해야 되고, 일

주는 사람들은 그걸 또 깎으려 들고..

또.. 돈 떼먹는 인간들도 수두룩하고,

인격과 인품을 상실하고 도망간 인간도 많습니다.

 

그리고 몇 자 추신으로 적자면..

지금 건축업에 종사하는 분들.. 적어도 저희 아버지깨서 아시는 대부분 사람들은 그럽니다. '4대강 하자' .. 무식해서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 분들도 고등학교 나오고.. 뉴스도보고 전문가와 한 인터뷰도 봐서 적어도 반대하는 이유는 압니다.

하지만.. 그분들은  우리를 하루살이로 만든 세상이면 적어도

하루살이가 먹고 살게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좋은 견해로 4대강에 관한 글을 쓴적도 있지만..

겨울에 일거리 없는게 건축업입니다. 추석이고 설날이고 크리스마쓰고..

다 껴있는데 용역으로 일하는 다른 가정의 아버지나, 저희 아버지.. 힘든게 현실입니다.

(정치적인 어떤 이유도 없는 개인의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9
반대수0
베플스파크|2009.12.15 08:25
글쓴이 : '노가다' 라는것,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네요. 운영자 : 장난이라도 '노가다나 해라' 이런말씀 하지마세요. 제목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영자님 좀짱인듯... <-- 홈피공개 한번~ 감사합니다.
베플ㅇㅇㅇ|2009.12.15 08:28
난 영자가 자기 맘대로 제목좀 안바꿨음 좋겠따^^*
베플너구리|2009.12.15 09:04
한번이라도 건축시공현장에서 일하거나 건설관련 일을 경험해 보시면 노가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겁니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건설(건축, 토목 등)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 흔한 동네 빌라 하나 짓는데도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장비, 돈이 들어가는지... 그대들은 아시는지... 오늘과 같이 영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날씨에도 또는 중동, 아프리카의 50도가 넘는 콘크리트를 쏟아붓자마자 굳어버리는 그러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께 누가 되는 말입니다... 한때 건축기사로 있다가 지금은 비슷한 업종으로 이직했지만... 그분들의 수고, 그리고 건축에 대한 자부심은 아직까지 대단합니다! 우리도 "사"자 직업이라구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