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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왕희 |2010.02.28 02:32
조회 153 |추천 0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AM6:30 어김없이 자명종이 울린다.

 

기지개를 펴고 커튼을 쳤다.

 

요즘들어 해가 일찍뜬단 말이야.. 여름이 오긴 오는구나..

 

싫다 싫어.. 요번 여름은 또 무지하게 덥다던데.. 땀흘리기 진짜 싫은데..

 

아 이럴시간이 없지 !!

 

 

나는 올해 24살먹은 대학생이다. 이름은 김정훈,

 

군대 제대한 뒤

 

"언제까지 부모님 손 빌리며 살 수 없습니다!!"

 

라고 집에 엄포를 놓고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

 

부모님께서 생활비로 한달에 조금씩 주시는 돈으로 근근히 살아가고있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부모님께 용돈을 부탁했었다..)

 

한계에 다달았다..

 

요즘같아선 그냥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라고 말하고

 

집에 들어가고싶다.

 

엄마가 해준 쌀밥에 된장찌개에다가 계란후라이랑 김치찢어서 같이 먹고싶다..

 

흠흠.. 어쨋든..!! 가만.. 내가 뭐 할려했더라??

 

으아~!! 지각하겠다!!

 

 

자취하는 대학생이라고 꼭 대학교 근처에 살란법은 없다..

 

난 꼴에 평범한건 싫어한다.

 

그래서 자취방도 대학교에서 꽤나 먼 곳으로 잡았다.

 

주위에선 다들 미쳤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난 이게 좋다.

 

왜?? 평범한건 싫으니깐.

 

 

먼저 화장실에 들려 개운하게 속을 비워(!?)준 뒤 대충 세면을 했다.

 

2년 전만 같았어도 샴푸에 린스에, 폼클렌징에 바디샤워로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었겠지만

 

군대를 갔다온 뒤로.. 모든게 귀찮아졌다.

 

가만 어디보자.. 어제 분명히 먹다 남긴.. 옳지, 남아 있었네..

 

어라?? 가만.. 손도 안댄...

 

"이자식이 배고프다고 만들어줬더니만, 거의 다 남겼잖아!!"

 

 

 

어제 말년 휴가나온 친구인 수철이가 집에 놀러 왔었다.

 

"야 임마 어디냐 엉아 휴가나왔다"

 

"뭐냐 상병 휴가냐??"

 

"뭐야 이자식이.. 형 말차(마지막휴가)나왔어 임마~ 넌 친구한테 관심이 그렇게 없냐!!"

 

"니가 말차를 나오든 자동차를 나오든 내 알바아니고.. 왜이렇게 자주나오냐??"

 

"이제 마지막이야 임마, 오늘 할거없지?? 좀있다 찾아갈게, 17년산 된 애기 하나 데리고 갈게, 엉아가 요번에 훈련 제대로 한탕해서 중대장님한테 부모님이랑 한잔해라고 상으로 받았다 임마"

 

"그래 내 소중한 친구야,

 할 거 있더라도 소중한 친구 휴가나왔는데 시간내야지.. 몇시쯤 오실겁니까?"

 

"짜식이 하여튼.. 한 10시쯤 갈게, 그래도 미진이랑 조금은 있다가 가야되지 않겠냐"

 

"그래 알았어, 올때 문자 한통하고 오고~" 

 

 

 

수철이는 흔히들 말하는 내 불알친구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붙어다니다 싶이 했다.

 

우린 둘다 공통점이 굉장히 많다.

 

키도 그렇고 생긴것도 그렇고 음주가무에 능하단 것 까지..

 

단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수철이한테는 여자친구가 있고 나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때까지 저자식 여자친구 없었던 적이 없었잖아!?

 

하아~ 갑자기 씁쓸해지네..

 

 

 

어제 먹다 남은 김치볶음밥으로 대충 요기나 해야겠다.. 자아~ 우유가 남았던가??

 

냉장고를 열었는데 흔들리는 우유팩을 보는순간.. 다먹었단걸 직감했다.

 

"제길.. 으.. 속이야, 갑자기 배도 아프네.."

 

그래도 비싼술을 먹어서 그런지 그렇게 큰 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프건 아픈거다..

 

"양주 한병들고와서 집안 살림 거덜내고 갔네 이자식.. 술김에 너무 퍼먹였어.."

 

그래도 대단한 놈이다.

 

그렇게 술을 먹고도 삐친 여자친구 달래러 새벽같이 일어나서 가다니..

 

아 서둘러야겠다, 벌써 7시30분이잖아!?

 

으아~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대충 1시간 30분 정도이다.

 

오늘같이 수업이 10시부터 시작이라면 적어도 8시쯤에는 버스를 타줘야지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다.

 

이러니 사람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그러지.. 학교 근처에 수많은 방 놔두고 멀리서 자취를 하냐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난... 평범한건 싫다 !!

 

내가 왜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됏는지는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원래는 평범하고, 묻어가는 거 좋아하고.. 이런 성격의 나, 였던 것(!?) 같은데.. 흠...

 

 

 

문을 잠그고 밖을 나오니 따뜻한 햇살이 날 반겨줬다.

 

하~아~ 역시 아침공기는 상쾌해..

 

재빨리 이어폰을 귀에꽂고 mp3를 재생시켰다.

 

노래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난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도 나름대로 노래방가면 박수 꽤나 받으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어디가서 노래로 꿀리지도 않고..

 

에헤이!!

 

자랑이 아니라 그렇다고.. 하하하하

 

이렇게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정훈아 안녕? 아~ 오늘 날씨 되게 좋다, 그치??"

 

윗층에 사는 주연누나다. 날씬한 몸매에 긴 생머리, 몸을 휘감은 명품들..

 

보고 지낸지는 거의 6개월 정도 됐지만 아직 이 누나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다.

(뭐 굳이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볼때마다 남자들이 달라진단 것 말고는..)

 

조심해야돼.. 조심해야돼..

 

"아 누나 안녕하세요, 네 날씨 되게 좋네요."

 

"무슨 기분 안 좋은일 있어?? 표정이 별로 안좋네??"

 

"아뇨 누나, 어제 너무 과음을 했더니..(너 향수냄새 때문에 토할거같아..)"

 

"아 그래?? 어쩐지~ 계단 내려오는데 술냄새가 진동을 하더라~"

 

"하하.. 죄송해요 누나, 제가 지금 지각을해서 빨리..."

 

"아참!! 전부터 이말 한다는게.. 다음부터 술 많이 먹고 해장하고 싶으면 연락해~ 누나 번호 알지??"

 

"네에... (저장돼 있던가??)"

 

"누나가 또 해장국은 기가막히게 끓여~ 호호호호호 내가 주전공이 콩나물해장국인데 어떻게 끓이냐면 평범하게 콩나물 씻고..."

 

하아... 오늘도 지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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