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출근을 하고 있었죠. 복잡했습니다.
3정거장 정도 지났었나요. 남색 교복을 입은 남자 고딩 3명이 탑승하더군요.
하아.. 항아리 바지에 그 짧고 타이트한 상의 .. 추파춥스를 하나씩 입에 물고 그냥 찌질한 양아치의 아우라를 풍기는 그런 아이들이었습니다.
전 담배를 안펴서 담배냄새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중에 한명인데요.
그냥 담배연기보다 그 왜, 몸에 베여서 빠지지않는, 한달은 빨지 않은 퀴퀴한 옷 냄새, 독한 남성용 화장품 스킨 냄새와 섞여 온 몸 구석구석 분비되는 각종 향취와 어우러져 나는 담배냄새를 특히 싫어합니다.
바로 그 학생들이 저에게 또 쉽게 잊을 수 없는 체취를 코끝에 안겨주더군요.
뭐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거니 구석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때부터 이 꿈나무들의 입에선 각종 음담패설과 육두문자 쌍두마차 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야, 어제 그 미친ㄴㅕㄴ 이 술 처먹고 지롤을 하는데 신발 , 무슨 병 걸린ㄴㅕㄴ
인줄 알았어, 신발."
"미친색히, 가만 냅뒀냐? MT가야지, 신발."
"신발, 졸라맨 많이 처 먹더니 돌+아이 같이 어쩌고 저쩌고 신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븅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 신발 졸라맨 (작게 속삭이듯) 벌리면 ... 어쩌고 저쩌고 ㅋㅋㅋㅋㅋ"
"ㅋㅋㅋ 신발, 장난 아닌데?"
하아 .. 정말 ..
저런 꿈나무들이 있기에 우리의 뒷골목 밤문화는 아름다운 것인가요..
주위 모든 사람들은 절에서 찬송가 부르는 듯한 그들의 예찬론을 들으며
눈치를 주고 있었죠. 전 비록 소심하지만 대놓고 째려봤습니닼.
아랑곳하지 않고 개드립치는 그들이 거슬렸는지 .. 저쪽 구석에서 지하철 칸을
일순간 정적으로 만드는 굵직한 목소리가 울러 퍼졌습니다.
남자) 마!
지하철) ............
남자) 마!
학생들) (자기들끼리) 우리?
남자) 이 신발 생퀴들이 주디에 수건를 처 물었나
족만한 것들이 어디서 신발 신발 하노 아가리를 주 째뿔라
일순간 시선집중이 되었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학생처럼 보이는 20대 중후반의 남성이었습니다. 글로 써놓고 보니 좀 그런데 저한테 하는 말이 아니었는데도 전 무서웠습니다.
학생들) 뭐야.... 아저씨 우리한테 그런거예요?
그분은 대꾸를 안하시더니 성큼성큼 그쪽으로 걸어가십니다. 그리곤 한마디 했죠.
남자) 내리
내려... 라는 말이었겠죠? 금방 지하철이 서고 문이 열렸습니다. 남자분이 먼저 내리더군요. 학생들은 뭐냐 ,뭐냐 하면서 주춤했습니다.
남자) 안 내리나 !
어기적어기적 내리는 학생들을 잡아끌고 어디론가 데려가는 그 분을 뒤로하고 지하철은 곧 출발했습니다. 하아... 정말 보고 싶었어, 해피엔딩이었을까 비극이었을까.
하지만 전 곧, 그 분처럼 따끔하게 한마디 못한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햇빛과 물을 주는 저런 어른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요.
그리고 지하철 화장실에서 담배는 피지 말도록하렴, 얘들아 ..
변기통에 대가리를 처박을 저런 분이 또 나타날지 모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