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시각, 개들의 세상...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인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내용은
한때 전국적인 베스트 셀러였고,
따라서 집집마다 한 권씩은 있을 법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을 통해
유행(?)한 말인데...
정조 때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유한준(兪漢雋, 1732~1811)이
당대의 수장가였던 김광국(金光國)의 화첩 <석농화원(石農畵苑)> 에 부친 발문이
그 원전이고 출처다.
원래 내용은 이렇다 :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이것을 정확히 직역해 옮기면,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지만,
그것이 그저 모으는 것만은 아니다..."
토마스 쿤이 허겁지겁 쫓아와 무릎을 꿇고 조아려
"싸부~!" 를 외쳐야 할,
겁나 철학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다. ㅋ
그런데,
잘못된 내용 저걸 그대로 베껴서는
곧이 곧대로 그저 카피 & 페이시트 신공(?)으로
여기저기 이 블로그, 저 카페에 떠돌아 다니던데...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아는 법이다. ㅎ
음, 거꾸로 이 말을 한자로 표현한다면,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
쯤이 되겠고,
영어로는,
Your knowledge determines your insights.
쯤이 될 것이다.
영어 insight(s) 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식견,
즉 혜안(慧眼)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반대말은
아마 '해태 눈깔'이나 '개 눈깔' 정도일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TV 에서
개의 시각에서 카메라를 잡은 것을 본 적이 있다.
의외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개는 색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흑백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삼원색, 그러니까 빨강, 노랑, 파랑... 이 중
빨강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굳이 따지자면, 적록색맹 정도?
개들이
색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치만
그린과 레드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
적어도 개들이 운전면허증 따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개의 눈 위치는 지상에서 높아야 1 미터 정도.
적어도 1 미터 50 센티미터 이상에서 세상을 보는 '사람'과는
그 차이가 아주 크고 많을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개 눈깔... 아니, 개의 시각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개들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특별히 훈련받지 않는 한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서서 보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그게 바로 개 눈의 한계다.
그런데,
종종 자신의 '개 눈깔'을 '혜안' 쯤으로 착각하고 사는
가엾은 똥개들이 보인다.
그들이 자신들의 '개 눈깔'을 '혜안'으로 착각하고 살거나 말거나
상관할 바 아니지만,
문제는
다른 무관하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다.
단추 구멍보다 작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용량 1 리터도 안되는 자신의 뇌에 들어있는 것만이
세상 전부라고 믿고,
자기 입장에서만 세상을 보는 것들은
자기 자신조차 볼 수 없는 법이다.
세상을 보기는 커녕,
자기 자신조차 보지 못하는 그런 개 몇 마리가
허구한 날 게시판 앞에 드러누워
누런 이빨 드러내고 으르릉 거리면서
이 놈 물고 저 년 뜯어가며
시끄럽게 짖어대는데...
그런다고 한들,
이 놈, 저 년이 모두 도둑이라는 것도 아니고,
매일 밤 도둑이 들었다는 의미도 아니다.
개들에게 있어 '세상'은
언제나 '개들의 세상'일 뿐이다,
제한된 색상과 낮은 시야각으로 세상을 보고
또 그렇게 흐릿하게 보이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인데...
그나마 그 '개들의 세상'에서조차
go(그린) 과 stop(레드) 를 구분하지 못하는...
여기서 내가 말하는 '개들의 세상' 이란
손바닥만한 개집이나 게시판이 아니라
'개들이 개처럼 살아가는 의미의 연관성 속에 경험되는 구조'를 말한다.
수 삼년이 아니라 수백년
똥개 몇 마리 줘 패가며
불경, 성경 읽어주고 키워 본 들
견이독경(犬耳讀經),
즉 개 귀에 경 읽기지,
그 똥개들이 어느 세월에 쎄빠뜨가 되겠으며,
똥만 보이는 그 개 눈깔이 언제 혜안 되랴마는...
오줌 누러 갈 짬도 없이
개밥그릇 들고 모니터 앞에서 주워먹어가며
하루종일 게시판을 부여안고
그저 짖어대기 바쁜 개들이
<개들이 개처럼 살아가는 의미의 연관성 속에 경험되는 구조>라는
이런 질펀한 욕(!)이나마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글쎄다~!
ㅡㅡㅋ
<로마인 이야기> 마지막 15 권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머리를 잘 굴리고,
인맥을 잘 쌓거나,
돈을 잘 버는 능력보다는,
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총체적 세상을
어떠한 태도로 대하느냐...
즉, 한 인간의 기본적인 태도(attitude)가 더 중요하다."
고, 로마의 역사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똥만 보면 침흘리는 개눈깔이 될 것인지,
안목과 식견을 가진 혜안이 될 것인지는,
다름 아닌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얘기다.
결국,
Attitude is everything, again!
Your attitude determines your altitude.
당신의 태도(마음가짐)이 당신의 지위를 결정한다.
흠, altitude 는 구체적으로,
the species, 즉 종(種)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리하여,
오늘의 결론!
당신이 人種 인지 犬種 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태도다...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인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Jejune CozyJune in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