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외도***
흔해 빠진
CT100 오토바이에
모자 눌러 쓰고
긴 머리 꽁지머리 만들어 뽑아내면
작은 동네에,
몇 되지 않는 여자 바이크 마니아인데도
나는 끼많은 그녀가 되고
그녀는 멍청하도록 순둥이처럼 살아가는
내가 되어야 한다.
몇 년이 지나도록,
결국
값싼 여자와 헐값에 팔려다니기 싫어
모자를 벗고서야 그들의 헷갈림도 끝이 났지만
비오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모자를 쓰야 한다.
가랑비에 우의도 입지 못하고
소방도로에서 2차선도로로 접어들자
곱상하던 남자의 뜨거운 눈빛이 머물다
황망히 사라진다.
옆에는 마누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찌 잊을까?
곱상하던 남자와 그녀의 역사(?)는 까마득하다.
딸내미 두 살에 가출하여 그 애가 초등2학년이니,
혈육보다 살가우리라,
부부보다 애뜻하리라,
그것도 고운 정만,들었을테니,
눈치가 발바닥인 마눌에 들켜
만일 업무이외의 일이 있었다면
'간통죄'라도 감수하겠다는 각서까지 썼었지만
그들은 하하거리며, 일식집에서 나오기도 했고
그들은 호호거리며, 모텔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능력 없어 한 남자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청상과부에겐,
그것도 능력이었고, 뻔뻔한 부러움이었기에
공공연한 비밀에 입을 보태지는 않았다.
도둑놈 제 발 저리다고
고자질쟁이가 되어야 했고
비겁쟁이가 되어야 했으나
눈으로 본 죄는 죄가 아니기에 따지고 들 가치조차 없었다.
여자는 머리끄댕이 잡혀 망신살이 뻗히더니
결국 떠나고
곱상하던 남자는 웃음을 잃었다.
바리톤음톤의 자상함을 자랑하던 그의 음색은
덜 굽힌 옹기의 투박한 리듬이 되었고
낭창 낭창하던 그의 유연한 허리는 건드리면
부러질 듯 울화가 차 있었다.
잊기로 한 모양이었으나
글쎄,
끼 많은 그녀도 비슷한 누군가를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겠지,
더 내려 앉을 가슴이 없고
더 태울 애가 없다면
잊혀질 수 있을런지,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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