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딩이예요.
저는 예의바른어린이라기보다는소심한어린이이므로 음슴체를 쓰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초여름이었을거예요. 아마. 여기서 초여름은 달력상의 초여름이 아닌 날씨상의 초여름임을 명심해줘요. 이것이 바로 잉여로군 싶을 정도로 뒹굴거리던 휴일에 전화가 왔죠.
-You broke my heart. Why did you have to go. You...Nell-12seconds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힙플에서 글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네?"
-"그... 힙플에서 같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보자고..."
참고로 저는 힙플 가입도 되어있지 않은 눈팅녀예요. 들어가기도 아주 가끔 들어가요. 아니, 그전에 저는 재물이 되도 콘서트 가지 못해 서러운 지방민+학생이란 말입니다. 횡설수설해서 대답했죠. 전 착하...가 아니라 소심하니까요.
"저기, 혹시 전화번호 확인하셨어요? 그 글 어디 올라가 있어요?"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하고 나니 반대편에서도 당황한 듯
-"아, 그럼 제가 번호 다시 확인해볼게요."
하고 끊었어요.
이 전화 이전에도 서울 사는 초딩군이 같이 범법을 저지르자고 보낸 적이 있어서 심히 쫄아있었던 상황이었답니다.
그래서 컴을 키고 힙플을 치는 순간
-난 몇마디의 말과 몇번의 ㅅ...Nell-한계
그래요, 저는 그 와중에도 벨소리를 바꾸는 여자예요. 여튼 받아보니 문제의 그분.
-"아, 미안해. 그냥 장난전화 한건데 너무 놀라길래. 미안."
"아, 예."
-뚝
이런 신발끈같은. 일단 제 번호가 어디로 새나간게 아니니까 안심했어요. 그래서 저는 치던 힙플을 지우고 도키도키 엘더스 카페를 향했죠. Aile is the special!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싱글 Magic candle이 나온 시점이므로 알아서 바꿔듣도록 해요.
그리고 일은 또 일어났어요.
한참 0교시 수업을 듣던 중-우리학교는 0교시 안하고 책 읽을 시간을 주는 아름다운 학교지만 국악병주반이 독서시간에 들었답니다. 이건 패스해요.- 한 아이의 전화가 울렸죠.
한참을 전화하던 아이가 전화를 끊고 나서 하는 소리가.
"오렌지 엔터테인먼트래."
"헐."
"아니 오렌지 엔터테인먼트 있긴 한데 어떻게 알고 전화한거야?"
"번호 찍혔어? 찍혔으면 줘봐."
우리는 한참을 꿍시렁대다 제가 한번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죠. 용케 찍혀있는 번호를 찍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울림 엔터테인먼트입니다."
그래요, 저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닌거죠.
-"....ㅋ 안녕하세요, 힙플입니다."
어머, 그때 그 새키예요. 손나 반가워서 더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쪽에서 끊어서 더 말을 하지 못했어요.
0교시가 끝나고 오렌지를 받았던 친구가 번호를 돌려서 같은 학년의 ㅂㅇㅇ이라는 아이라는걸 알아냈어요. 이런 제기, 초딩 6년때, 같은반이었던 새키예요. 하도 반가와서 장문의 문자를 써서 보냈어요.
[아까 울림이라고 했던 언니야. 정신연령은 언니가 높으니까 언니가 말 놓을게. 제 정신연령은 60세니까요.
아침시간에 선생님들의 감시를 피해서 친히 전화해서 우리에게 웃음을 준건 고마워. 하지만 그러면 아까운 네 알만 축난단다. 그럴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게 어떻겠니.
아니, 애들 삥뜯으라는 소리가 아니고.
그리고 언니가 요즘 사칭에 좀 예민해. 저번에 서울 사는 초딩이 같이 범법을 저지르자고 전화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 신고하려고 하거든. 물론 뻥이었죠. 저는 당하고는 못사는 녀자니까요. 아까 한 전화는 문제가 안되겠지만 저번에 건 전화는 발신자표시제한인데다가 다른 전화들도 다 그래서 여차하면 반성문 써야 할 지도 몰라. 일 끝나면 언니가 먼저 연락할게. 학교에서 만나면 언니라고 불러.]
그리고 1-2분 안돼서 전화가 다시 왔어요.
-"너 나 누군지 아냐."
"어. ㅂㅇㅇ."
-"ㅋㅋㅋㅋ"
"언니라고 불러."
그렇게 훈훈한 친구찾기는 끝이 났답니다. 와우 짝짝.
급하게 끝내려니까 정말 급해보이네요.
샤이왈드와 지금껏 안 쓴 이모티콘과 아이콘은 혹시라도 뜨면 남발하겠습니다. 전 소심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