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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와 어머니의 우울증

살기위해죽... |2010.07.19 10:47
조회 3,027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21살이구요. 여자입니다.

가정불화로 인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글이 많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글의 아래쪽에 요약해드리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저, 남동생 이렇게 네명이구요

 

 

 

아버지께서는 형편이 괜찮은 집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크게 부족한 것 없이 자라셨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도시에 나와 자취를 하셨는데 그때 술담배를 배우셨습니다.

 

그 후, 대학진학도 하지 않으시고 마냥 놀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 집에서 보내주는 돈을 흥청망청 쓰며 젊은 시절을 보내셨습니다.

 

몇 년간, 심지어 명절날에도 집에 내려가지 않고 거의 매일 술을 마시며 자기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보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술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거의 알콜중독 수준...

 

심지어 저희 아버지는 군대마저도 큰할아버지께서 힘을 쓰셔서 면제를 받았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힘든 일 하나 안 해보고 자기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살았던 셈이죠.

 

25살이 넘어서도 이렇다 할 직업 없이 나태한 생활을 하다가 30대가 되어 지금의 저희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하시게 됐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주 어릴 적에 부모님을 여의고 오빠와 단 둘만 세상에 남게 되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라서 그 당시 작은아버지 댁에서 생활했는데, 작은어머니께서 학교도 보내주시지 않고 집안일을 시키며 심하게 학대를 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엔 누구나 어려웠겠지만 밥을 굶는 건 예삿일이고 알몸으로 집밖으로 내쫓기거나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맞는 일도 허다했다고 합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하루하루가 지옥보다도 더 무섭고 끔찍해서 몇 번이나 죽으려고 언덕에서 뛰어내리고 했는데 도저히 죽어지지도 않더라는 겁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끔찍한 세월들을 보내시다가 결국 그 집을 나오셨습니다.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서 아는 언니를 따라 다방에서 일하게 되셨는데 그래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굶기를 밥 먹듯 했던 어머니께서는 결국 결핵까지 걸리셨습니다.

 

하지만 쉴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다른 지역에 가서 또 일을 하시는데 거기서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겁니다.

 

어머니에게 첫눈에 반한 아버지는 다른 조건 아무것도 안 따지고 다방에서 일한 거 절대로 문제 삼지 않고 가족들한테도 비밀로 한다고 다 덮어준다고 무조건 결혼만 하자고 어머니께 매달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어머니 빚이 300만 원 정도 있었는데 그것도 모두 아버지께서 갚아주겠다고 하셨답니다.

 

이때부터 아버지의 거짓말이 시작된 거죠.

 

군대는 갔다 왔느냐, 하는 일은 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군대도 갔다 왔고 당시 그 지역에 프로스펙스 매장을 차리기 위해 시장조사 중이며 본사직원들도 왔다 갔다 한다고 아버지는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버지는 자기 집에도 사귀는 여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어머니와 정식으로 교제도 하기 전에 어머니를 집으로 데리고 가고 하셨답니다.

 

아버지 집안에서도 결혼만 하면 집도 얻어주고 할 테니 몸만 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장남이 서른 살이 넘도록 장가 못가고 있으니 어지간히 급하셨겠죠.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못미덥고 맘에 들지도 않으셨지만, 어머니 자신에게도 가족이 생기면 이 지옥이 끝날 거라는 희망 하나로 얼떨결에 아버지와 결혼을 하시게 된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혼 전 아버지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고 아버지 집안에서 집도 구해주지 않아 신혼 초부터 오갈 데 없는 상황에 끼니조차 잇기 힘든 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상황이 그런데도 아버지는 일을 하고자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보였다고 합니다.

 

억지로 일을 해도 번 돈 모두를 술이나 노름으로 탕진하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누구보다 생활력이 강했던 어머니께서 공장에 다니시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애기가 태어나면 달라질 거라는 믿음 하나로 이 힘든 시기를 견뎌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태어나고 이듬해에 남동생까지 태어났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일을 하시긴 했지만 틈만 나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조금 쉬다가 또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또 그만두고... 이런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공장일이며 회사 매점, 찜 배달, 부업 등 쉬지 않고 일을 하신 어머니의 노력으로 작은 아파트 하나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6살 때의 일이죠.

 

하지만, 집을 마련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아버지는 장사를 하시겠다며 다니던 직장을 또 그만두셨습니다.

 

 

 

 

 

천성이 게으른 아버지는 장사를 시작한 후 생활패턴이 엉망이 됐습니다.

 

거의 매일 술을 드셨고 밤늦게도 배가 고프면 폭식을 하시고 노름으로 밤샘을 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고혈압으로 인해 뇌졸중으로 쓰러지셨고 6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이때부터 어머니는 이전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하시게 된 거죠.

 

생활비를 감당하는 걸로 모자라 아버지 수술비에 병원비까지 모두 어머니께서 도맡게 된 것입니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어미는 세상에 없겠지만, 어릴 때 고아가 된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셨습니다.

 

또한 어릴 때 학교를 다니시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저와 제 동생의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으시고 열정적이신 분이십니다.

 

혹시 저와 제 동생이 남들 앞에서 기죽을까봐,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못할까봐, 공부를 끝마치지 못할까봐 하는 걱정에 사실상 가장이 된 어머니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식당일부터 시작해서 당신의 몸이 부서지는 건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죽을힘을 다해 일하셨습니다.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어머니께서 이겨내신 고통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낮에는 낮 시간대로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도 쉬지 않고 야식집에서 일하시며 잠도 거의 안 주무시고 몸을 혹사하다시피 하셨습니다.

 

그걸 알기에 저와 제 동생은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었고 최대한 어머니의 짐을 덜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문제는 아버지였습니다.

 

수술 후 눈으로 후유증이 오긴 했지만 일상생활을 아예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천성이 게으르니 밖에서 돈을 벌어오지 않는다면 집안일이라도 조금 거들어 어머니를 도와줄 수도 있을 법한데 집안에만 계시면서 아무리 지루하고 심심해도 절대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하시는 일이라고는 로또 번호 연구하시는 것, 혼자서 고스톱 치시는 것(혼자서 패 세 개를 돌려놓고 화투를 치십니다.), 컴퓨터로 인터넷 뉴스 보는 것, 티비 보는 것, 자는 것....

 

어떨 때는 한 달 내내 외출을 한 번도 안하신 적도 있습니다.

 

외출하실 일 없으면 씻지도 않으시구요.. 아무튼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게으르세요.

 

또, 술로 인해서 죽을 뻔 했으면서도 술을 끊지 못하십니다.

 

자기 하나 때문에 온가족을 그렇게 고생시켜놓고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으신 건지 수술 후에도 술을 드시더니 요샌 아주 알코올중독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전에 없던 주사가 생긴 것인데 이것 때문에 나머지 가족들이 죽어날 지경입니다.

 

술에 취하시면 바로 주무시지 않고 자꾸 가족들에게 말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고 언제 끝날지도 몰라 조금이라도 귀찮은 내색을 하면 자기를 무시했다고 하면서 갑자기 폭력적으로 돌변합니다.

 

그래서 술이 깰 때까지 말도 안 되는 그 얘기를 고스란히 다 받아주는 수밖에 없는데 새벽 2~3시쯤 시작된 이야기는 아침 7~8시까지 계속됩니다.

 

사춘기였던 저희 남매가 혹시나 상처받고 삐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머니는 그것마저 다 혼자 감당하셨습니다.

 

또한 술에 취하면 나타나는 아버지의 폭력적인 행동들로 인해 어머니는 새벽에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가신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술을 드시는 날이면 오늘은 말도 안 되는 그 얘기가 언제쯤 끝날까, 또 무엇으로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어올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서 잠을 잘 수도 없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가족들이 이렇게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는 전혀 술을 끊을 의사가 없다고 본인 스스로 말씀하십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머니께서 열심히 일하신 덕분에 작년 이맘때쯤 어머니 명의로 된 조그마한 호프집을 하나 차릴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저는 학교를 휴학하고 어머니 일을 도왔고 어머니와 저는 거의 하루 종일 붙어있었고 그 때 저는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에게 의처증 증세가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께서 가게에 나와 일하시는 동안에는 3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하십니다.

 

또 어떨 때는 연락도 없이 가게에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뭔가 의심을 하고 건수를 잡기 위해 그러시는 겁니다.

 

어머니 혼자 일하시는 것도 아니고 딸인 제가 같이 있는데 도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이 되고 의심이 돼서 그러시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몰래 가게에 찾아와도 어머니께서는 항상 일만 하고 계시면 의심을 조금 풀 법도 한데 아버지는, 어머니께서 자기를 더 철두철미하게 속이는 거라고 생각하시면서 꼭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식으로 ‘행동 똑바로 해라’ 라는 등 이상한 말로 으름장을 놓으십니다.

 

결정적으로 아버지의 의처증을 확신하게 된 건,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주무시거나 샤워를 하시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시기만 하면 어머니 휴대폰 문자메시지며 통화목록을 뒤지시는 모습을 목격한 뒤부터였습니다.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일어난다는 겁니다.

 

저희 어머니 남들 앞에서 절대 부끄러운 짓 하실 분이 아니라는 거 저와 제 동생이 알고 주위 분들께서도 더 잘 압니다.

 모든 친척 분들이 저희 할머니께 맏며느리 잘 얻었다고 부러워하시고 동네에서도 어머니 칭찬을 안 하시는 분이 없으실 정도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고도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식으로 의심을 하고 못살게 구는 게 정말 사람이 할 짓입니까

 

 

 

대충 짐작을 한 저는 어머니께 넌지시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모든 걸 털어놓아주시더군요.

 

저희가 어릴 땐 그런 것들이 모두 상처가 될까봐 말을 하지 못했었다고 이젠 제가 다 컸다고 생각하고 말씀해주시는 거라고 하시면서요.

 

아버지의 의처증은 신혼 초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집에 돈이 한 푼도 없어서 어머니께서 일을 하러 나가려고 하셨는데 아버지는 그것마저 반대하시고 어머니가 외출하시는 걸 아주 싫어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서 혼자서 외출하시는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웬만하면 외출을 안 하셨고 시장에 가실 때도 저와 제 동생을 꼭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서 밖에 나가시는 것을 안 좋아하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게 아버지의 의처증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죠.

 

 

 

 

게다가 배운 것 없다고 어머니를 무시하고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모욕감과 치욕감을 주는 행동과 말들을 서슴없이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의 일입니다. 하루는 술에 만취해서 들어오셔서 어머니께 물을 떠오라고 했다고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물을 떠다드리자 그걸 마시는 것처럼 입안에 넣더니 갑자기 어머니 얼굴에 뿜었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 정말 자존심 센 분인데 모두 참으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뱃속에 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직 아이 하나만 생각하시면서 모든 모멸감과 치욕을 다 견뎌내셨습니다.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요 제가 지금 일일이 적어내기도 힘들 정도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이지만 어쩜 그렇게 이기적인지 모릅니다.

두 분 신혼 초에 수입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어머니께서 비상금으로 700원 정도를 동전지갑에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굶은 적도 많았지만 그 돈은 정말 먹을게 하나도 없을 때 라면이라도 사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지고 있었던 돈인데 어머니께서 잠깐 이웃집에 다녀오신 사이에 아버지께서 그 돈으로 혼자 날계란을 2개 사 드셨다는 겁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둘이서 살아나갈 방법을 찾고 있는데 아버지는 그런 생각은 전혀 없으시고 오로지 자기 몸 하나만 편하고 자기 배만 부르면 다른 건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겁니다.

저희 아버지이지만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정말 소름 돋고 진짜 인간이 맞나 싶은 생각에 치가 떨립니다.

 

 

 

그 외에도, 아버지는 전혀 문제될 것 없는 어머니의 행동에도 화를 내고 이따금 손찌검을 하셨는데, 아무 잘못도 없이 맞을 뻔하고 이따금 맞기도 하셨던 어머니는 억울할 법도 한데 거기에 맞서서 더 큰 싸움이 되면 저와 제 동생이 놀랄까봐 그럴 때마다 번번이 자기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 상황을 넘기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먼저 사과하고 아버지를 달래는 일이 없었다면 우리 가정도 다른 폭력가정 못지않은 일들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리분별 못하는 바보도 아닌데 잘못한 것도 없이 맞고 그것도 모자라 먼저 사과해야하고...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센 어머니께서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내셨던 걸까요?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머니의 그런 노력으로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대로 저와 제 동생은 아버지의 그런 폭력적인 부분은 전혀 모르고 자랐습니다.

술에 취한 뒤 나타난다는 폭력적인 모습은 최근 2~3년 사이에 심해진 것이구요.

 

 

 

 

또 저희 아버지, 제가 봐도 소름끼칠 정도로 가식적이고 이중적인 사람입니다.

 

가족들, 특히 어머니께는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이기적이고 무능력하고 온갖 야비한 행동들을 다 하면서 남들 앞에서는 점잖은 척 아무 말도 안하고 그저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만 짓습니다.

어머니 친구 분들께서도 '너희 남편 같은 사람이 어딨냐' 하시면서 남의 속도 모르고 어머니를 부러워하셨고 제 친구들도 꼭 드라마에 나오는 자상한 아버지 같다고 하면서 모두 부럽다고 했었습니다.

 

어느 날은 아버지께서 술을 많이 드시고는 그 다음날 도저히 회사에 못가겠다며 어머니를 시켜서 회사에 전화를 하게 했습니다.

 

왜냐면 자기는 남한테 싫은 소리를 못하니까요.

 

이것만 봐도 아버지가 어머니께 얼마나 기대고 의지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수술하시기도 전의 일인데 수술하신 뒤 몸이 약해지고 나서는 어머니께 기대고 의지하는 정도가 더 심해지셨죠.

 

남들 앞에서는 엄청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작은 얘기 하나 꺼내는 것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가족들 앞에선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또 거짓말을 엄청 잘하십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결혼 전부터 어머니께 거짓말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자식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남들에게도 거짓말을 잘 합니다.

 

어머니께 하는 얘기 다르고 저한테 하는 얘기 다르고 동생에게 하는 얘기 다르고 금방 들통 날 거짓말부터 사소한 것까지도 모두 거짓말...

 

 

이 외에도 남의 카드빚 보증까지 잘 못 서는 등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정말 속이 뒤집어질 만한 일들이 많은데 그런 것도 모두 참으시며 살아오신게 저희 어머니입니다.

 

모진 시집살이와 남편의 끊임없는 거짓말과 경제적 무능력, 야비하고 이중적인 모습, 모욕과 멸시, 과도한 음주, 병 수발, 그 후 더 심해진 의처증 증세와 술주정

 

어머니께서는 결혼생활 중 어느 하나 힘들지 않은 일이 없었지만 오로지 저와 제 동생, 자식들을 생각하시며 그 힘든 세월을 온몸으로 견뎌내신 겁니다.

 

 

 

그러다 얼마 전, 어머니께서 집을 나가셨습니다.

 

저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입니다.

 

동생이 지금 재수중인데 동생 수능만 끝나면 아버지랑 안 살 거라고 저에게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거든요.

 

20년도 참았는데 남은 반년 못참겠냐 하셨는데 못 참을 일이 드디어 터지고 말았습니다.

 

또 뭐가 불만이신지 가게에 찾아오신 아버지는 오자마자 소주 한 병을 병째로 드시더니 할 말이 있다며 가게 문을 일찍 닫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저 혼자 집에 먼저 가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몰래, 집에 가서 엄마 옷가지들 좀 챙겨놓으라고 하셨고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이 이후의 일들은 어머니께 들은 얘기입니다.

 

 

손님들을 모두 내보내고 가게 문을 안에서 잠그신 아버지는 새벽 2시부터 그 다음날 낮 3~4시까지 어머니를 가게에 딸린 작은 창고에 가두셨다고 합니다.

 

여느 때처럼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 하다가 ‘니 남자 있제, 바른대로 말해라’ 등등 말도 안 되는 의심으로 어머니를 괴롭히시다가 그 좁은 창고에서 때리다가 또 주방에서 칼을 가지고 와서 위협을 하다가 그렇게 밤새 어머니를 못살게 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잠든 사이 가게를 탈출하신 어머니는 바로 저에게 연락하셔서 미리 챙겨두었던 옷가지와 제가 제 명의로 아버지 몰래 개통한 휴대폰을 전해 받고 그 길로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 날 저녁, 술에서 깨어 집에 오신 아버지는 어머니께서 집을 나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저희 아버지는 어머니가 사라지시면 굉장히 불안해하십니다. 어머니가 안 계시면 당장 생활이 불가능하니 그럴 만도 하시죠.

 

 

 

그 때부터 아버지는 어머니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가실만 한 곳 여기저기 연락을 하고 그것도 안 되자 경찰서에 가출신고를 냈습니다.

 

그리고 소방서에 위치추적을 부탁했는데 소방서에서 개인적인 일로 위치추적을 해주진 않는다고 하자 어머니께 우울증이 있는데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남겨두고 집을 나갔다고 그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해가며 결국 위치추적을 했습니다.

 

그간 어머니가 겪었던 힘들었던 일을 아는 저는 당연히 어머니 편이었고 아버지가 어떤 방법으로 어머니를 찾으려고 하는지를 어머니께 문자로 다 알려드렸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지의 추적을 다 피하실 수 있었고 제가 알려드린 가정폭력피해여성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으시고 긴급피난처에 잠시 몸을 숨기셨습니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신 직후엔, 살아있기만 하라고 돌아오기만 하면 원하는 대로 다 해줄 거라고 하시던 아버지께서 시간이 지날수록 들어오면 자기 손으로 죽인다느니 칼로 찌를 거라느니 하는 말과 함께 입에도 담지 못할 욕설을 마구 내뱉으시더니 급기야 거실에 야구방망이와, 칼, 가위 등을 꺼내놓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집을 나가신지 3일 쯤 되던 날, 아버지께서 갑자기 저에게 이젠 나까지도 못 믿겠다고 하시면서 다짜고짜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하시는 겁니다.

 

일단 어머니와 주고받았던 문자와 통화목록을 다 지우고 아버지께 휴대폰을 드렸습니다.

 

그 길로 집을 나와 어머니를 만났는데 아무 이유 없이 저까지 집을 나오면 어머니와 제가 연락이 닿았던 게 들통이 날 것 같아 일단 저는 그 날 저녁에 다시 집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저에게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므로 제 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갔습니다.

 

집에 가보니 아버지께서 안계셨는데 잠시 후 머리를 짧게 스포츠로 깎으신 아버지가 술을 잔뜩 사들고 오시더니 제 친구에게는 저와 할 말이 있으니 집에 가라고 하시고는 갑자기 저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셨습니다.

 

집전화기와 거실에 있던 물건 등을 야구방망이로 다 깨부수고 저에게도 방망이를 휘두르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잠깐 화장실에 가신 사이 제가 친구 집으로 도망을 쳤습니다.

 

 

 

다음날 저는 어머니와 만났고 어머니와 함께 임시피난처에서 3일정도 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그런 곳의 신세를 지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그 후 피난처에서 나와 어머니 친구 분 댁이며 이모 댁이며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원래 하시던 가게가 장사가 무척 잘 되는 편이었는데 그것도 문을 닫아둔 상태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시장조사를 하는 중입니다.

 

먹고살려면 뭐라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원래 생활하던 지역에서는 더 이상 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혼이 이루어져도 아버지께서 빈번하게 찾아 오실게 뻔하거든요.

 

 

 

 

 

 

 

협의이혼 역시 가능하지 않습니다.

 

2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어서 두 분이서 이혼하시기로 하고 법원까지 가셨는데 법원 앞에서 갑자기 행동이 돌변하신 아버지가 혼자 죽을 순 없다며 집에 문을 걸어 잠가놓고 불을 질러서 가족 모두 죽일 거라고 협박하는 바람에 혹시 우리가 다칠까봐 어머니께서 또 참고 사셨습니다.

 

 

 

 

 

이혼소송을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상담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변호사 선임비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 듣지 못했구요.

 

폭력과 관련한 증거자료는 어느 정도 모아뒀는데 문제는 소송기간입니다.

 

최고 6개월 이상 걸린다는데 그 때까지 어머니와 제가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막막하고...

 

 

 

 

 

지금 모든 상황이 절망적인 게,

 

집도 아버지 명의로 되어있고 어머니의 가게는 장사가 잘 돼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탐을 내었지만 실상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맡을 사람이 마땅치도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 숨어 지내는 입장이기에 앞에 나서서 가게를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가게를 처분해야 어느 정도 자금이 마련되고 그 돈으로 다른 지역에서 기반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막막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어머니와 제가 감당해야할 일들이구요

 

 

 

 

 

문제는, 어머니의 우울증 증세입니다.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당신은 태어나서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결혼하기 전의 생활 역시 지옥 같았지만 결혼생활은 더 불행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누구에게 하소연 한 번 안하시고 혼자서 마음에만 담아두신 채 가슴앓이 하셨으니 그 마음의 병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요샌 전에 안하시던 마음 약한 말씀도 자꾸 하시고,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너무 힘이 듭니다.

 

 

 

 

 

게다가 요즘은 저만 쳐다보면 눈물을 흘리십니다.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단 증거겠지요.

 

제가 7월부터는 가게 일을 그만 두고 행정고시를 준비하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공부는커녕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어머니는 그게 무척 가슴이 아프신가봅니다.

 

 

 

요 며칠, 제가 다니는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어머니와 둘이 지냈는데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왔는데 친구들도 만나고 학교도 가보라고 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의 눈에서 자식들이 보이지 않으면 많이 불안해하시는 어머니를 잘 알기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혼자 계시게 하는 것이 무섭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저와 제 동생이 어릴 때부터 그랬습니다. 당신이 어릴 적 받지 못했던 사랑을 한 번에 쏟아내기라도 하듯이 어머니는 저희를 과잉보호하셨죠.

 

 

 

 

저 역시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저 외에는 어머니께서 기댈 곳이 없다는 걸 알기에 항상 어머니 곁을 지키려고 합니다.

 

친구들과도 거의 만나지 않고 주로 어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제가 없으면 어머니께서 그 지루하고 따분하고 힘든 시간을 어떻게 보내실까 싶어서 외출을 해도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되도록 일찍 귀가합니다.

 

둘이서 방안에서만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시내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자고해도 싫다고 하십니다.

 

뭘 먹는 것도 무척 힘들어하세요. 식사를 거의 안하시거나 제 성화에 못 이겨 한끼 정도 드실 때면 늘 속이 불편하다고 하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 어머니의 미소를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저와 제 동생이 눈앞에 없어도 우리 어머니께서 우울해 하시지 않고 불안해하시지 않을까요.

 

 

 

 

참고로, 저도 그렇지만 어머니께서도 친구 분을 만나러 가셔서도 저희 걱정을 하시고 자꾸 시계를 쳐다보신다고 합니다. 딱히 취미생활이 있으신 것도 아닙니다.

 

 

저와 어머니 모두 정신과 상담은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과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 모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약을 먹으니 정신이 멍해지고 졸리기만 하더라구요. 아예 생각 자체를 멈추게 하는 약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직도 못한 말이 더 많은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몇 분이나 제 글을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많은 조언 부탁드릴게요...

 

 

 

요약 ) 어릴 때부터 힘들게 자라오신 어머니는 결혼하신 후에도

 

모진 시집살이와 남편의 무능력함, 야비하고 이중적인 모습, 숱한 거짓말, 잦은 음주와 주사, 의처증 등으로 인해 집을 나오신 상태입니다.

 

딸인 저도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왔구요.

 

집을 나온 뒤 어머니께서 삶의 의욕을 잃으시고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너무 힘들구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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